2024-30-31
봄이 조금 늦게 오는 동네
볕 좋은 길목에 벚꽃이 피었다. 개나리 핀 길 따라 걸어본다.
이 동네도 꽃이 피는구나.....
고향 바다,
집 주변에 지천으로 피는 산벚까지 아름다운 그곳으로 갑자기 확 달려가고 싶은 감정이 일었다. 오랜만에 푸른 하늘을 보니 감정이 일렁인다. 꾹 눌렀던 감정이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어디로든 달리고 싶다. 차례로 이어진 일만 쫓던 눈이 다른 곳으로 자꾸만 돌아간다.
다정한 사람들 사이로 혼자 가벼이 걸어도 어깨가 축 늘어지지 않았다. 밖엔 함께 나서진 않아도 집에 돌아가면 딸이 있으니까.
그보다 난.....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누군가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쉬엄쉬엄 걷고 싶다. 이런 욕망이 순간 자라서 정신을 흩어놓는다.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책 한 권 들고나가서 볕 좋은 자리에 놓인 벤치 하나 골라서 노닥거리고 싶다. 짧게 스치고 갈 봄이다.
마음이 간지럽다. 곧 마감인 일이 또 발등에 떨어졌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이 간질거린다. 봄이다. 봄.
감사하게도 이만큼 힘이 붙은 거다. 덕분에.....
인공미 촬촬 넘치는..... 이곳도 언젠가 정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