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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7. 15

by 자 작 나 무 2024. 7. 15.

2024-07-15

 

외로움은 다른 외로움을 끌어당긴다. 끝내 외로워야 할 외로움이다.

 

다리 위에서 그네를 탄다. 멀리 강 위에 어린 불빛에 마음이 흔들리고, 고향바다가 그리워진다. 세 시간 거리가 이렇게 먼 곳이었구나. 왕복 여섯 시간, 이래저래 시간 더해지면 일곱 시간은 운전해야 오갈 수 있는 길이니 쉽지 않다. 그보다 먼 길을 십 년 넘게 오간 사람을 떠올린다. 

 

분분히 스치는 바람처럼 인연이 인연이랄 이름 붙일 것도 없을 만큼 짧게 스쳐 지나간다. 내 곁에 빈자리는 차가워서 아무도 앉지 못한다. 너는 끝내 외로워야 한다고 허공에 스치는 바람이 속삭인다. 그냥 그렇게 살아.

 

외로움에 길들어서 이제 눈물도 나지 않는다.

내 감정이 가는 길과는 다른 방향으로 말 같지도 않은 말을 쏟아냈다. 불편하다. 껄끄럽다.

 

*

이제 나흘 남았다. 그 이후엔 해야할 일이 숙제처럼 줄줄이 있지만, 아침에 쫓기는 심정으로 겨우 든 아침 잠에서 깰 때마다 기다리던 시간이다. 이번엔 얼마나 오래 몇 날이나 밤을 지새야 그 일을 끝낼 수 있을까. 이제 시작해야 하는데 생각도 하기 싫다. 아직은......

 

*

난 오늘 괴물 같았다. 내 생각과 마음을 그대로 터놓는 게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가시 돋힌 괴물처럼 뭔가 잔뜩 곤두세우고 아무렇게나 말했다. 얼굴 보고 표정 봐가며 해야 할 대화를 문자로 하는 게 싫다. 내 감정과는 결이 다르게 읽히는 내 문자의 미묘한 뉘앙스가 싫다. 내 뜻은 그게 분명 아닌데 말로 했으면 다르게 읽혔을 단어의 조합은 어쩜 그리도 절묘한지.

 

그래, 넌 그냥 혼자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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