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4
요즘 날씨에 집 앞 공원은 걷기엔 좀 덥다. 물가에 가도 덥겠지만, 나무와 물이 있는 곳이면 좀 견딜만할 것 같아서 저녁 산책을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중앙공원에서 세종국립수목원 담장 옆으로 나란히 난 가마니길을 따라 가만가만 걷는 길이 혼자 재밌다. 유치하게 가마니 길을 가만가만 걷는다는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히쭉 웃는다. 나무가 내 속엣말을 들어도 좋다. 나무는 어디다 이르진 않을 테니까.
두 사람이 손잡고 걷거나 나란히 걷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가족끼리 네댓 명 이상 어울려서 뛰기도 하고 자전거를 함께 타는 모습도 자주 본다. 나도 모르게 한참 쳐다본다. 부럽다. 혼자선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밤늦게까지 환하게 불 밝히고 야구도 하고 축구도 하는 이 동네 공원에서 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이상적이다. 잔잔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한 방울씩 굵게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고는 호수공원 습지섬 주변까지 갔다가 서둘러서 돌아왔다.
이제 머지않아 개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