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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8.31

by 자 작 나 무 2024.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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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도 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어제 늦은 시각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렸다. 늦잠 자도 되는데 일찍 깨서 애매한 체력으로 오늘 당장 하고픈 일은 없어서 빈둥거리다 보니 한낮이다. 딸은 왜 그런지 아침에 깼다가 다시 잠든 것 같아서 방에 불을 꺼줬는데 여태 깜깜하다.

 

급하진 않지만 꼭 내가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다.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버리지도 못한 이삿짐 일부가 거실 한 구석에 쌓여 있다. 살림을 도맡아서 하기로 한 딸이 틈틈이 정리하기로 해놓고 여태 손도 대지 않았다. 온전히 내 몫이다. 올해  초에 몇 가지 가구에 페인트칠하다가 덩치가 커서 미룬 식탁 페인트칠을 해 바뀌기 전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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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문득 풍화리 친구 생각을 했다. 아침 일찍 나서서 지난번처럼 통영에서 밥 먹고 어디든 짧은 여행을 함께 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통영까지 운전하고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아서 곧장 포기했다. 내가 그 친구를 생각한 시각에 마침, 내 안부를 묻는 문자가 와있었다. 무음으로 해놓고 살다 보니 한참 뒤에야 확인할 때가 종종 있다.

 

소리를 켜놓으면 스팸 전화 걸려오는 소리에 깜짝깜짝 놀란다. 그래서 다시 소리를 꺼버린다.

 

오늘 같은 날 그냥 친구랑 밥이나 같이 먹으면 좋겠다. 아무렇지도 않게 문득 연락할만한 친구가 다 아주 먼 곳에 산다. 공복감 같은 허한 기분을 어떻게 달랠까. 메아리 없는 숲을 찾아야겠다. 어디로 갈까.....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고여있으면 극심한 우울증을 겪을지도 모른다. 쉬기도 해야겠지만, 밖으로 나갈 일을 만들어서 어디든 다녀야겠다. 몇 년 동안 밀린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듯 피곤하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편하게 낮잠을 잘 수도 없는 이 애매한 상태에서 벗어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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