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5
나름 노력했는데, 크리스마스가 뭔지 이런 날 만날 사람도 없고 약속도 없으니 어쩐지 모자란 사람 같이 느껴진다. 딸은 깔끔하게 차려입고 친구 만나러 밖에 나갔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집에 혼자 우두커니 있으면서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진 않은데,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주말에 통영 친구네에 가서 그 집 식구들과 며칠 지내기로 딸과 합의해서 그날만 기다린다. 오늘만 날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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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점심 약속이 있어서 그나마 우리가 같이 한 끼 먹는 아점을 먹지 않고 나가서 혼자 큰 접시에 달걀 프라이 두 개 해서 무 김치 곁들여서 현미콩밥을 몇 숟갈 먹었다. 그런데 역시 먹고 나니까 기분이 완전히 달라진다. 별 반찬 없이 먹어도 밥이 잘 넘어간다.
사과 반쪽 깎아서 땅콩버터를 갠 그릭요구르트에 찍어서 먹는데 이것도 어쩌면 이렇게 맛있는지. 내 입맛이 이렇게 좋은 것으로 보아 건강한 모양이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배부르니까 기분이 괜찮아지네. 단순한 돼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쓸데없는 생각부터 해서 그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