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연이어 내리더니 어느새 신록으로 뒤덮인 세상이 4월의 햇살을 받아 더 싱그럽게 빛나고 있었다. 늦잠을 자고 밀린 집안일을 하는 정도로 보낼 수밖에 없는 일요일이라도 오후에 다른 계획이 없었더라면 일찌감찌 씻고 어딘가로 바람을 쏘이러 나섰을 터이다.
수요일부터 시험이라 이번주는 일요일도 반납하고 일을 하기로 했다. 학생네 집에 점심 초대를 받아 밥 먹으러 나갔다 오니 오후의 햇살이 어느새 늘어지고 있다.
지난번에 가서 장어를 맛있게 먹었던 그 학생네 식당에서 장어구이를 먹었다. 가끔 인사로 식사대접을 받는데, 먹는 것보다는 그런 기회가 아니면 바쁘게 사는 그 아이 부모님과 얼굴을 대하고 대화할 시간이 없어서 초대를 하면 거절하지 않고 꼭 나가게 된다.
장어가 익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지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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