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03~2009>/<2006>

4월 14일/지영이 7살 생일

by 자 작 나 무 2006. 4. 14.

 

이젠 꽃도 다 지고 잎이 푸릇푸릇하게 올라온 벚나무들... 밖에 나가려니 때맞춰 민방위 훈련하느라 차가 다 멈춰서 있었다.

 

 

블랙데이라기에 나도 나가는 길에 검은색 옷 입고 이마트 시장 보러 갔다가 자장면 한 그릇~ 

 

 

 

우리 꼬맹이 생일 파티. 지영이는 이제 일곱 살!

어릴적어릴 적 한참 자라며 변화가 많을 때 지영이 사진을 많이 찍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디카를 산 후로는 자주 지영이 사진을 찍어준다. 내 어릴 적 사진이 거의 없는 것은 사진 찍는 것을 너무 싫어했던 탓이기도 했고, 그 당시엔 부모님들 세대가 아이들 사진까지 찍어 사진첩을 채울 만한 여유가 없는 피곤한 삶을 살아내야 했던 까닭일 것이다.

 

나도 지영이 서너 살 때까진 도무지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고, 아이를 돌보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사진을 찍고 현상하는 일이 그다지 힘든 일은 아니지만 그조차도 해줄 여력이 없었다.

 

지영이 낳고 키워온 이래 올해가 가장 편안하게 맞이하는 아이 생일이다. 지난 해도 편안했지만 지난해 봄에는 일이 끊어질 무렵이라 경제적 압박감이 있었고 올해는 어쨌거나 일을 하고 있으니 아이 생일에 미역국도 끓여주지 못할까 봐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많이 가져서 풍족하게 뭔가 해줄 수는 없지만 이만하면 충분히 행복하다.

 

얼마나 많은 삶의 굴곡이 있었는지 그동안 찍어서 모아온 아이 사진을 보면서 하나씩 하나씩 떠오른 장면들에 쓸쓸한 미소를 짓게 된다. 오늘은 모처럼 지영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장만해서 저녁에 오붓한 생일 파티를 해줄 것이다. 이 세상에 나와서 함께 살게 된 것을 축하해주고, 이만하면 혼자 잘 키웠으니 생일 상 차려놓고 한복 입혀서 엄마인 내게 고맙다는 인사로 예쁘게 절하라고 시킬 것이다.

 

건강하게 잘 자라준 지영아 고맙다.

 

  

옆집 아이 윤지와 우리집에서 공부하는 학생 둘 

 

 

모두 내가 만든 스파게티를 좋아한다.  

 

 

스파게티, 유부초밥, 해물파전, 불고기, 떡, 케이크... 한 상 차려서 맛있게 먹고  

 

 

지영이 방에서 한 바탕 놀고, 지영이랑 옆집 아이는 밖에 놀러 나가고....  

 

 

졸린다고 눈 아래 물파스를 바른 엉뚱한 녀석... 눈뜨라고 했잖여~!!!  

 

 

으악~ 눈 시려워요.. 그냥 세수나 하고 말 것이지 짜식들 엉뚱하긴.... 이렇게 또 피곤한 하루가 채워지고 있다. 아직 두 시간은 더 버텨야 일과가 끝난다...ㅠ.ㅠ

'흐르는 섬 <2003~2009> > <2006>'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16일  (0) 2006.04.16
4월 15일  (0) 2006.04.15
블로깅  (0) 2006.04.13
낮잠  (0) 2006.04.12
푸른빛과 만나다  (0) 200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