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동물모양 노르딕 팬을 하나 장만했다. 그 기념으로 한동안 돌리지 않던 오븐을 돌렸다. 레몬껍질을 갈아넣고 향긋한 레몬향이 나는 마들렌 반죽을 노르딕 팬에 넣고 노릇하게 구워놨더니 마들렌 팬에 구운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재료 달걀 4개, 설탕 160g, 바닐라설탕 4개, 레몬껍질 1개분량, 박력분 160g, 아몬드가루 70g,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버터 180g (노르딕 팬에 2판, 12개짜리 마들렌 팬에 1판)
여러가지 재료들을 준비하는 동안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놓은 달걀을 볼에 담고, 아래에 따뜻한 물을 담아 중탕하면서 핸드믹서로 달걀을 풀어준다.
거품이 좀 오르면 준비한 분량의 설탕과 바닐라 설탕을 조금씩 나누어 넣으며 거품이 단단해질 때까지 휘핑한다.
레몬껍질을 갈아서 넣고 박력분과 베이킹 파우더, 아몬드가루를 체에 내려서 가볍게 저어준다. 마지막으로 녹인 버터를 섞어준다.
나중에 빵이 잘 떨어지게 철판이형제를 발라줘야 하는데 귀찮아서 녹인 버터를 바르고 반죽을 넣었다. 노르딕 팬이 깊어서 3분의 2 정도 부어서 170 오븐에 14분간 구웠다.
다음 판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아이들 때문에 급하게 마들렌 틀도 꺼내어 대충 반죽 넣고 170도에서 12분 구웠다.
마들렌 틀보다 좀 깊어서 시간을 좀 더 두고 구웠더니 색이 노릇노릇하니 맛있게 구워졌다.
놀러온 한나랑 지영이가 마음에 드는 모양을 골라서 얼른 맛을 본다.
동물 친구들~ 기념 사진 찍자. 증명 사진 찍을 땐 생긋 웃어야지~!
자~ 단체 사진도 찍어야지~!
겉은 고소하고 바삭하고, 속은 포실포실하면서 레몬향이 은은하다.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싱겁지도 않아 내 입엔 좋다. 설탕량을 줄이고, 설탕도 유기농 황설탕을 넣어서 흰설탕 넣고 만든 것보다 덜 달지만 은근한 맛이 나서 좋다.
애매한 색과 모양으로 구워진 마들렌 팬에 구운 것보다 주물로 만든 노르딕 팬에 구운 동물 모양 마들렌이 훨씬 먹기도 좋고 모양도 좋다. 두께감이 있어서 식감이 어떨지 걱정했는데 뭔가 색다른 기분으로 먹을 수 있는 작고 예쁜 케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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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껍질을 갈아넣은 마들렌은 처음 구운 날보다 하루나 이틀 지난 뒤 먹으면 향이 진해져서 훨씬 맛있다. 동물모양 팬에 구운 케잌은 레몬향 케잌이고, 마들렌을 먹는 기분이 나는 것은 그래도 역시 마들렌 팬에 구운 것이 낫다. 입안에서 한 입 베어물 때 느껴지는 느낌이 빵의 두께에 따라 다르기에 마들렌은 마들렌 틀에 구워야 제 맛이 난다. 하지만, 그 반죽을 이용한 동물모양 케잌은 나름 아주 만족스러웠다.
귀찮은 과정을 다시 반복하고 설거지도 몇 번씩 해야 하는 게 아무래도 다시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생각부터 들지만, 너무 맛나서 내일 다시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저 빵들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지금도 야금야금 누군가 하나씩 갖다 먹어치우고 있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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