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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과 첼로연주 寂念(적념) 해금: 강은일 나로 인해 그대가 죽도록 외롭고 고독하기를..... 가을이 부디 그대 심장을 관통하여 나 없이는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는 불구가 되기를..... 사랑이 지나치면 그만큼 표독한 집착으로 변한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애착이 가는 음을 품에 안고 아무리 호흡해보아도 제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흘러야 한다. 2005. 8. 24.
한라산 등반-나만의 극기훈련(2005년 8월) 8월 13일 토요일 애초에 한라산을 등반할 계획은 없었다. 혹시나 마음 내키면 한라산 아래라도 가보고 올까 했다. 가장 거리는 멀어도 완만한 코스라는 말만 듣고 성판악 코스를 선택했다. 조금만 걸어보고 힘들면 내려올 생각을 하고 도시락 준비도 없이 과자 몇 개에 물만 준비해서 한참 걸었는데 겨우 1.3Km를 지났다. 성판악 코스 왕복 19.2Km 8시간- 9시간 30분 소요. 우리는 9시간 30분 걸렸다. 동네산도 타지 않는 완전 초보 둘이서 엉금엉금 가다 보니.....  지영이는 다리 아파서 못 가겠다고 울기 시작했고, 아이를 달래 중간에 몇 번씩 쉬고 걸으며 생각했다. 여름 극기훈련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이 없을 것이다. 아이만 잘 구슬려서 끝까지 갈 수 있다면 이렇게 사람이 많은 틈에 휩쓸려 꼭 정.. 2005. 8. 19.
고성 당항포 축제<2005/08> 하늘 끝닿는 곳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날려올린 오색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페이스 페인팅도 하고 당항포 관광지 내에 있는 수석전시관 구경도 했다. (축제 기간동안은 뭐든지 공짜) 솟대에 소원 적어서 끼워넣는 행사에도 참여했다. 우리 꼬맹이 소원은 뭘까? "오리배 타고 싶어.. 2005. 8. 3.
고성 당항포-자연사 박물관<2005/08> 폼생 폼사 나름 비슷한 여우과 워낙 더우니 박물관 안에서 피서(?)중이신 어르신들 거미만 보면 기겁을 하는 지영이를 위해 생쇼를 하고 있는 나 같이 찍으려고 카메라 맡겨놓고 아무리 꼬셔도 지영이는 오지 않고..... "별로 안무서워..이거 가짜야..엄마 봐라..~ 거미줄에 걸렸다." "빨리 .. 2005. 8. 3.
바이러스 오늘 시스템 복원을 두 번째 했다. 그래도 프로그램이 전혀 뜨지 않아서 컴퓨터를 두 번이나 때려줬고, 천신만고 끝에 안전모드에서 복원하고 그래도 안 떠서 낑낑거리다 어쩌다 정상 가동은 되고 있지만 불안하다. 도대체 원인이 뭔지 모르겠지만 컴퓨터에 좀 문제가 있긴 한가보다. 2002년 여름에 사서 줄기차게 쓰고 있으니 얘가 살짝 맛이 갈 때가 된 것인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 열심히 악성코드 제거하고 바이러스 잡는 프로그램도 돌렸건만 지영이가 '야후 꾸러기' 한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내가 청소하는 동안 놀더니 그다음에 켜보니 또 안 켜지기를 반복. 내 애간장을 얼마나 태웠는지 모른다. 컴퓨터를 쓰지 않아도 작동이 안 되면 이상하게 순간적으로 한쪽 귀가 들리지 않거나 실명한 기분이 든다. 세상 사람들과.. 2005. 8. 2.
집에 돌아오니 여전히 마음이 가라앉는다. 슬픈 일도 없는데 괜히 울적하고 슬프지도 않은데 가라앉는다. "엄마, 여행 재밌었어....." 밀폐되어 있던 방 안 공기를 환기하고 걸레질을 하고 누울 자리를 펴는데 아이가 싱긋 웃으며 건넨 말이었다. 가까운 고성에서 당항포 대첩 축제가 있었다. 축제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두고 간 것은 아니었다. 그 기간만은 입장료가 무료인 데다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하여 나선 걸음에 이것저것 보고 놀다가 하루를 보내고 일요일은 진주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것으로 더운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기차를 타고 싶다는 아이의 바람대로 한 시간가량 기차를 탈 수 있고, 돌아오는 직행버스가 있는 도시를 골라 기차를 타러 나섰다가 돌아오니 밤이 깊었다. 덥고 지친 걸음이었어도 방 안에 있었더라면 느끼지 못했.. 2005. 8. 1.
Before Sunset 무언지 집을 나서기 전에 정리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부산한 하루였다. 오늘 갑자기 이렇게 일과가 복잡해질 거라곤 생각을 못하고 어제 오후에 불쑥 빌려다 놓은 "비포 선셋"을 안 보고 그냥 비디오 가게에 넘길 순 없어서 낮에 방 정리를 하며 결국 다 보고야 말았다. 10 여년 전 '비포 썬라이즈'를 보았던 기억을 더듬으며 그 사이 분위기가 한껏 성숙해진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의 연기를 보며 나도 꼭 오래전에 헤어졌던 연인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줄리 델피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공감하며 뭔가 그대로 그 만남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한참 몰입하다 보니 어머나, 3편을 예고하는 듯한 결말로 끝나고 말았다. 그들이 다시 사랑하게 되면 도덕적으론 불륜이 되겠지만 이전 그들의 만남과 사랑을 목.. 2005. 7. 28.
질투 어제 몇 달 만에 그 여자(W)의 홈피에 들어갔었다. W는 늘 흐린 하늘빛이다. 그 너머 더 위엔 맑은 하늘이 보이겠지만 뭔가로 항상 뒤덮여 있다. 안개처럼 보이지 않는 막이 그녀를 에워싸고 있다. W는 독특하고 워낙 세련된 사람이다. 그런데 축축하고 슬픈 빛이다. W의 음악 방에 들어가면 밤을 새우게 된다. 이야기하게 되고 늦게까지 잠들지 않는 사람들을 잡아끈다. 나는 예전처럼 그렇게 늦게까지 깨어있는 게 너무 피곤하므로 아예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안부 인사도 건네본 지가 사뭇 오래되었다. 그래도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홈피에 들어가 보았더니 W의 필력은 여전하고 그 묘한 분위기도 여전하다. 어쩌면 저리도 박식하고 많이 아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독서량은 방대.. 2005. 7. 28.
Contact 틈틈이 그동안 산만해진 주파수를 고르게 하는 데에 더러 몰입하고 있다. 나에게서 밖으로 흘러나오는 혹은 새어 나오는 기류들이 불규칙하고 불안정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가지런하게 정돈할 여력이 없었다. 가만히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다시금 보이지 않는 그 힘들을 조율하는 데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아직 발전의 가능성은 남아 있을 텐데 나는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거나 퇴보한 상태인 것 같다. 획기적으로 나를 넘어설 수 있는 계기를 다시 한번 맞이하고 싶다. 그럴 수 없다면 더 많은 실체의 눈빛들을 들여다보고 싶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더 다듬어진 눈으로 바라보고 싶다. 나는 스스로 실체임을 자만하지만, 가끔 확인하고 싶어진다. 먼 기억들이 환영처럼 흐려질 때, 과연 내가 정말 실체로 .. 2005. 7. 27.
어떤 시선 <미완성> 호흡을 고르고 가만히 앉아서 눈은 감은 듯 뜨고 있는 듯 시선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 눈길 그 끝에 머문 자리에 끝없이 나고 드는 생각이 창을 넘어 산란하여 공기 중에 떠도는 빛처럼 분분히 흩어졌다 모이는 것이다. 처음 참선이란 걸 했을 땐 앉은자리에 시선을 어딘가에 두는 것이 불편했다. 자꾸만 눈을 감고 싶었다. 시선을 둔 자리에 마음이 옮겨가지 않고 그대로 내가 그 시간 속에 몰입하여 시간을 초월하고 공간을 초월하여 끝없이 나를 물고 늘어져 끝내 생각 생각만으로 만들어진 내가 아닌 나를 찾아야겠었서 그렇게 앉아 있던 여름, 그땐 열여덟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수박 겉핥기 밖에 할 수가 없어 참선이란 것의 맛을 알 수가 없었던 그때에도 무언가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발견하지 .. 2005. 7. 27.
노출 여름이란 계절 자체가 뜨겁다 보니 행동반경이 줄어들고 앉아서 생각을 키울 여지가 많아지므로 갈망하는 바도 증폭되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은 무엇을 갈망하고 그것을 채울 수 있을까. 채우기 힘든 것들을 갈망하게 된다. 갈증처럼 현실에서 벌어지기 힘든 상황들을 그리워하고 수놓듯 한 땀씩 그림을 그려 넣어 본다. 퍼즐처럼 막연히 한쪽 귀퉁이 마음을 채워 넣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서 그리던 그림 하나가 틀을 만든다. 내 마음속에 있던 그리움 하나가 어딘가에 멈추어 뒷걸음질 치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하고 도로 표지판처럼 우뚝 서 있다. 그대가 나를 설령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그대가 지나가면 볼 수 있는 자리에 서서 매양 바람만 쐬고 있는 것이다. 이 간지러운 허튼 감정은 익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 2005. 7. 26.
어느 역에 내리면 그를 만날 수 있을까 내 머릿속에선 이 노래가 끊임없이 돌고 돌았다. 끊임없이 시선을 끌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영화 속의 장면들처럼 이 목소리가 종일 나를 따라다녔다. 지하철 안에서도 흔들리는 걸음으로 계단을 밟을 때도, 서글픈 마음으로 혼자 음식을 기다리던 그 창가에서도, 마술처럼 이 곡과 함께 사랑에 대한 환상이 나를 은근히 기대에 부풀게 했다.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가슴이 뛰었다. 분주한 아침, 사람들로 터져나갈 것 같은 빽빽한 지하철 안에서도 나는 웃음이 싱긋이 나왔다. 그냥 그렇게라도 웃어야할 것 같았다. 내겐 일상이 아닌 이 순간만 인내하면 되는 진풍경이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체온과 맞닿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니 그대로 드문 경험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싱긋이 졸린 눈으로 웃음을 머금고 있었더니 한 구역 .. 2005. 7. 26.
문득 그리운 사람 가끔 기다리기도 했다. 혹시라도 언제쯤 새 글이 뜰까 하고..... 그렇게 몇 달이 흘러도 그 블로그의 시간은 정지된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아주 가끔 마음이 쓸쓸해지면 그 빈 블로그에 찾아간다. 물결처럼 바람처럼 흐르는 글이 강물처럼 또 가슴으로 흘러드는 곳이었다. 나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10여 년이 넘은 그즈음 천리안에서 내 아이디를 보고 기억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때문인지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알던 사람처럼 친밀감이 느껴지던 곳이었다. 아마도 어느 날 블로그 한편 사진 속에 떴다가 사라진 각시랑 이야기 속으로 사라진 모양이다. 그저 막연한 추측일 뿐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더러 만나고 싶었던 블로거들도 있었지만 가장 먼저 문제가 되었던 블로거는 외국에 살고 있어서 만나지 못했고, 그 외엔 사.. 2005. 7. 24.
7월 23일 며칠째 정말 심하게 앓고 있다. 약 기운 돌 때 외엔 도무지 꼼짝을 못 할 지경이니 이렇게 며칠 앓다 보면 살도 다 빠질 것 같다. 그동안 걱정하던 옆구리 구렁이 한 마리가 드디어 사라질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몸이 많이 축났다는 건데 또 얼마간 기운 차린 후엔 사흘이면 원상 복구될 살이라는 걸 알기에 그다지 기쁘지도 않다. 살 빼서 아주 날씬해진다고 누가 상줄 것도 아니고 이만하면 뚱땡이 소리 듣지 않을 테니 고만고만하면 되는 거다. 힘없이 늘어져 누워서 아이가 노는 걸 보다가 살짝 장난기가 돋아서 발로 아이를 툭툭 건드렸다. 기분이 은근히 나빠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녀석이 "엄마 왜 그래...."라고 했거나 귀찮은 시늉이라도 했으면 정말 시비 걸어서 한바탕 싸우기라도 해 볼 참이었.. 2005. 7. 23.
마음에 허기질 때 내가 만드는 고기요리는 거의 고기보다 채소가 많다. 양파와 생강을 갈아서 재웠다는 것 외엔 평범한 불고기 양념 그리고 중요한건 집에 없는 재료는 빼고 있는 것만 넣어서 만든다. 마음에 허기가 질 때 나는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일로 풀 때가 많다. 그렇다고 시원하게 풀리는건 아니다. 그냥 지나고 보면 혹시 내가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행위자체가 끼니를 때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허기를 때우기 위해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까진 그렇지 않았는데, 오늘 음식을 만들 땐 확실히 그랬다. 카레라이스를 만들려다 감자 깎는 칼에 손가락 베인 후 감자는 그대로 물에 담가두고 손도 대지 못하고 고기 한 근 사다가 양념했다. 내일 워드프로세스 시험보는 나현이네에 들고가서 함께 먹고 싶었다. 나에게 그들.. 2005. 7. 9.
돼지고기 생강구이 돼지고기는 얇은 삼겹살 부위가 좋은데 요즘 워낙 삼겹살이 비싸서 목살을 사왔다. 고기에 생강즙을 내어 뿌리고 후추를 흩어 20분 정도 재워둔다. 기다리는 동안 함께 곁들여먹을 야채를 준비한다. * 생목살: 접시에 담긴 분량만큼이면 2500원 정도. 식탁을 차리는데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도 중요하.. 2005. 7. 8.
엄살과 땡깡 신경이 손상을 입고 내려앉았던 이 신경치료를 일주일간 끝내고 오늘은 석 달 전에 식립한 임플란트가 잇몸 밖으로 나오게 하는 2차 수술을 했다. 1시간 넘게 입을 벌리고 있었더니 아주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이 다섯 개를 한꺼번에 손보려니 금액의 손실은 물론이요, 매번 치과에 나가야 하는 것부터 치료 중에 맞아야 하는 마취 주사며 상처 나는 많은 부위에 오는 애매한 통증들이 그동안 나를 무척 괴롭게 했었다. 오늘로써 힘든 과정은 끝났다고 말했지만 오늘이 가장 힘들고 아팠다. 지금도 입안에 오는 통증 때문에 뒤통수로 냉기가 죽죽 뻗치는 것 같다.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려서 돌아오니 해놓은 밥, 퍼서 먹는 것도 귀찮고 병원 다녀오는 길에 아프고 서러운 기분이 북받쳐 집에서 밥 먹기 싫어 근래에 주중엔 좀처럼 .. 2005. 7. 7.
조개 된장국 오후에 바지락 한 그릇을 얻었다. 시장 안 가고 그걸로 저녁 메뉴를 해결할 생각으로 소금물에 담가 해감하고 끓인 물에 살짝 데쳐서 건져내고 국물을 만든다는 것이 좀 심하게 데쳐서 뽀얀 국물이 나오지 않았다. 조갯국의 면모를 보이기엔 싱거운 국물 맛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일단 끓였다. 맛술을 넣어 남은 비린내를 제거하고 소금과 후추를 넣고 마늘, 쪽파, 풋고추를 넣었더니 제법 맛이 시원한 게 그럴듯해졌다. 딸은 조갯국은 안 먹는다고 입을 벌리지 않고 인상을 쓰다가 마지못해 한 숟갈 먹어본 뒤에 밥을 더 달라더니 국물에 말아 먹기까지 하는 걸 보니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런데 역시 조금 진한 맛이 아니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 끓여 놓은 조갯국 국물을 체에 거르고 조개는 살만 발라.. 2005.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