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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서.... 홍릉 수목원은 마침 일요일이라 출입이 가능했다. 광릉 수목원만 못해도 서울 시내에서 나무가 있는 길을 산책할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사들고 나온 카푸치노를 한 모금씩 음미하며 아껴 마셨다. 점심을 얻어먹고 그냥 돌아서기 미안해서 산 커피였는데 그 맛이 며칠째 감미롭게 입안에서 기억되고 있다. 어렵게 시간을 내준 그 친구가 고맙고 늘 퉁명스럽고 쏘아대는 내 태도가 부쩍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더 현실적인 이야기만 툭툭 던져놓고 돌아서며 입안에 머금고 있던 커피의 맛만 각인된 모양이다. 아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즐기며 낙엽을 밟고 색이 곱게 든 단풍잎이며 은행잎을 주워 모으는 고사리 같은 손...... 나는 그 모습을 싱긋 웃음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 한산한 산책을 끝내고.. 2003. 12. 1.
따스함이 그리워지는 계절 2003.11.19. Lara Fabian의 이 노래가 가을 낙엽이 뒹구는 저 거리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펴놓고 이 노래를 몇 번씩 반복해서 듣는다. 아침을 간단히 시리얼로 떼웠다. 아이를 보낼 시간 즈음 꼭 집 앞을 지나는 야쿠르트 아주머니께 산 신선한 우유에 언젠가 사두고 먹지 않았던 시리얼을 넣어서 아이들 간식 같은 아침을 먹으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 또 잠시 난 무척 행복하다. 언젠가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아침에 밥을 주지 않고 시리얼을 주길래 사람이 이런걸 먹고 어찌 사느냐고 밥 달라고 툴툴거렸던 기억이 문득 나서 혼자 웃었다. 나도 가끔은 이런걸 먹고 사는데....... 슬픔에 빠져들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 글을 쓰고 싶은 기분이 들 때 행복감을 느낀다... 2003. 11. 19.
나쁜 년 깨어보니 하늘은 비가 금세라도 쏟아질 듯 흐려져 있다. 아침에 아이를 보내고 자리에 그대로 누웠다. 몸이 얼마나 피곤했던 것인지 좀처럼 길게 자지 않던 낮잠을 밤같이 잤다. 커튼을 다시 열어야 할 만큼 흐린 날씨 때문에 방안은 어두웠다. 배고픈 것도 잊고 그렇게 빠져들었던 잠 속에서 친구와 노는 꿈을 꿨다. 어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한 첩을 먹어보려고 국에다 밥을 한 술 덜어서 말아먹는 중에 갑자기 꿈 생각이 났다. 목이 컥 막히고 통곡처럼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동네 살았고 여고 때까지 같은 학교에 다녀서 누구보다 절친한 친구였다. 대학을 가면서 헤어지게 되었지만 졸업하고도 가끔 연락하고 만나는 유일한 친구였었다. 올해로 그 친구를 알고 지낸 지 25년이 되었다. 참 야.. 2003. 11. 5.
내 인생의 컨셉 2003. 10. 10 바람이 제법 거세게 옷자락을 펄럭거리게 했다. 유난히 이 동네는 바람이 드세어서 아주 오래전부터 이 동네에 부는 바람을 'X 바람'이라고 불렀던 것을 이사 와서 살면서야 알게 되었다. 종일 방 안 공기에 침착된 머리를 환기하려고 산책을 나섰다. 돌아오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커피메이커에 물을 부어놓고, 운동 부족이라 약간의 비탈진 길에서도 헉헉거리는 이 부실한 체력보강을 구실로 십 년 정도 신어본 기억이 없는 운동화도 한 켤레 샀건만 일주일 남짓 슬럼프와 함께 찾아온 환절기 감기를 이유로 뜻한 바대로 하지 못한 것이 맘에 걸려 동네라도 한 바퀴 휘둘러오겠단 생각에서 나선 걸음이었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단정하게 빗었다. 어제 연중행사처럼 찾아가는 미장원에서 머리를 잘랐더니 뭔지 모.. 2003. 10. 22.
............ # by 자작나무 | 2003/10/12 14:06 오후의 햇살이 잔잔한가 싶더니 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차를 한잔 마시러 갔더니 일찍 화실 문을 닫고 나서는 걸음에 목욕하러 가자길래 머리를 감고 말리지도 않고 나왔음에도 슬그머니 따라 목욕탕엘 갔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이어서 둘이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았던지 평일 낮이 한산한 목욕탕 안에 앉아 두런두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지루한 시간이 다 지났다. 개운한 기분은 좋지만, 목욕탕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쩐지 지루하다. 여전히 부러운 언니의 완벽한 몸매, 옆자리에서 뚫어지게 쳐다보기는 그래도 민망해서 흘낏흘낏 훔쳐보아야 했다. 대학 다닐 적에 하숙방을 함께 쓰던 고향 선배 언니와 목욕탕에 갔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170이 넘는 훤칠한 키에 늘씬.. 2003. 10. 12.
바이올린 협주곡 깽깽이 소리 같다 하여 좋아하지 않던 악기가 바이올린이다. 일찍부터 연주곡을 즐겨 듣는 편이라 클래식이라 부르는 서양 음악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바이올린곡만은 피해서 듣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심란하고 마음이 복잡할 때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즐겨듣는다. 정경화가 연주한 그 곡은 그런 내 심기를 오히려 확 뒤집어서 제자리로 놓아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른 바이올린 연주자가 연주한 것보다 그녀의 연주를 즐기게 된 것은 대학원생 시절 열람실에서 알게 된 어떤 선배 때문이었다. 연구실이 열악한 인문계열 대학원생들을 위해 마련된 대학원 열람실에서 매일 공부하는 학생 중엔 대부분이 고시를 준비하며 대학원에 적을 두고 있는 학생들이었다. 가끔 금요일 저녁에 함께 술자리를 하거나 하는 일이 있었.. 2003. 10. 10.
가을 산책 2003년 9월 26일 고성을 지나 진주로 향하는 국도에서 삼천포로 접어드는 길을 찾아들면 그다지 차도 많지 않고 인가도 많지 않은 국도가 있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천천히 달리면 기분이 아주 좋아지는 곳이다. 그 길을 달리다 보면 와룡산이 보물처럼 품 고있는 운흥사라는 고찰이 있다. 가는 길목에 크고 작은 저수지를 만나게 되고 저수지에 비친 산 그림자만 보아도 마음이 오롯해지는 그곳에 꽤 오랫동안 사무치게 그리웠던 연인처럼 가보고 싶었어도 쉬이 걸음이 나서지지 않았던 것을 어제 우연히 그곳으로 찾아가게 되었다. 추석 전에만 갔어도 어쩜 홍련이 곱게 핀 자태를 그 저수지 둑 아래 펼쳐진 연밭에서 볼 수도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생겼지만, 여전히 그 길목에 보이는 풍경들은 일제히 나를 흥분시켰다. 감기 .. 2003. 9. 26.
하늘빛 그리움 2003. 9. 21 몸살에 감기까지 드디어 환절기에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 감기 걸리면 좀 오래가는 편이어서 내심 걱정스럽긴 하지만 이제 대충 정리가 된 방안을 휘둘러보며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 걸레질을 한 번 하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티브이를 보다 잠들까 하다 문자 들어오는 소리에 슬쩍 들려던 잠이 깼다. 문장이 길어서 세 번에 걸쳐서 정성스럽게 보낸 문자였다. 어떤 내용이든 오늘 안에 낯선 문자가 올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걸 확인하는 순간의 기분은 참으로 묘한 설렘이 있어 상큼하고 좋았다. '인디언의 전설에 의하면 태양과 달이 형제로 태어날 때, 어머니가 죽게 되자 어머니의 육체를 줘서 어머니의 가슴으로 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 하늘을 수놓은 별들은 저에겐.. 2003. 9. 21.
태풍 '매미' 12일서울에서 동생이 왔다고 집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도 비를 핑계로 방안에서 나가지 않고 있었다. 며칠 방안에 갇혀 있던 아이를 생각해서 이웃집으로 마실을 나갔다.사흘 만에 문밖에 나온 탓인지 바람이 거세지고 있으니 집에 가자고 종용하는 내 목소리가 높아지는 걸 듣고도 아이는 조금만 더 놀자고 자꾸만 보챘다. 한참을 실랑이 끝에 겨우 손목을 붙들고 그 집을 나섰다.가져온 우산을 쓰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세졌다. 정말 태풍이 오긴 올 것인지 아침에  그렇게도 잠잠하던 하늘은 어떻게 변할지 그 기세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란해 보였다.비가 굵어지고 바람이 드세어지는 걸 보고서 문단속을 하고 일찌감치 저녁을 챙겨 먹고 나니 이내 엄청난 바람 소리와 함께 정전되었다. 굵은 초 한 자루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2003. 9. 18.
환골탈태 2003. 9. 14 그렇게 해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방안까지 밀고 들어올 것이라는 것도, 지금 내가 이렇게 복잡하게 꼬인 생을 살게 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계절이 아닌 때에 피는 꽃이 없듯이 때를 기다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이치처럼 인생의 꽃도 그러할 것이라 믿어왔고,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지금이 이 노선을 지나쳐야 할 때여서 그럴 것이라 여겨왔다. 그 고통이 극심하거나 나 아닌 타인에게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때 느끼는 통증을 제어할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까웠을 따름이다. 매미가 성충이 되어 한여름을 울기 위해 4~6년을 땅속에서 유충 상태로 지낸 후 번데기가 되었다가 다시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변태기를 거치고 그다음에야 다시 껍질을 벗고 .. 2003. 9. 14.
돌아갈 수 없는 길 2003. 8. 20 어릴 적 살던 집은 마당이 넓었다. 몇 그루 큰 나무와 계절마다 바뀌어 꽃피는 화초들이 자라던 마당과 오래된 담쟁이 넝쿨로 여름이면 푸르렀던 바닷가 외진 곳에 있던 그 집은 도로 확장공사를 이유로 스무 살이 넘어서야 헐려졌다. 바깥으로 놀러 나가지 않을 땐 마당에서 밖에서 할 수 있는 온갖 놀이를 다 할 수 있었다. 늘 쓰다듬어줄 강아지가 한두 마리쯤은 있었고 심심할 때마다 마당에 나가면 무엇인가는 볼거리가 있어 좋았던 그 공간을 어머니가 아파트로 이사하시면서부터 누릴 수가 없게 되었다. 자라던 집이 없어졌다는 게 너무 싫어서 처음 이사하고 몇 년간은 그 근처를 일부러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늘 행복한 기억만 있었던 유년은 아니었지만 파란 담쟁이 넝쿨에 섞여 끊임없이 피는 것 같았던.. 2003. 8. 20.
Why Worry 2003. 8. 19 6년간 한 주인이 해주는 하숙 밥을 먹었다. 한 번 무언가 정하면 적응하여 맞추어 가도록 노력한다. 자기 집이 아닌 바에 남의 집에서 살기에 남이 해주는 밥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정들면 내 집이리라 여겨서였다. 그 하숙집은 할머니 두 분이 함께 음식 준비를 하셨다. 할아버지는 한 분인데 할머니는 두 분이어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하숙집 선배들이 곧 그 할머니 두 분의 관계가 소위 first와 second의 관계라는 것을 킥킥거리며 일러주었다. 연세가 제법 드셨는데도 두 분은 겉보기만큼이나 생각이 다르신지 가끔 티격태격에 토라지시기도 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자그마한 체구의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두 할머니를 거느리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한동안은 나도 속으로 웃었지만 정작 .. 2003. 8. 19.
사랑의 상처 부게로 * 흐르는 곡 : Y Una Madre - Savina Yannatou 2003. 8. 17. 몸에 난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 아물어지면 통증은 대체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마음의 상처들은 잊히기도 어렵거니와 잊은 듯하였다가도 만성질환처럼 나를 괴롭히곤 한다. 사소한 것에도 쉽게 상처받는 예민한 성격이어서 다소 방어적이고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무언가 그럴싸한 이유를 덧대어 감정적으로 부딪힐 만한 사람들은 비껴가도록 애써왔다. 그렇지 못한 경우 과감히 부딪혀 있는 대로 받아들였을 땐, 필연적으로 상처를 입었던 것이 지금의 비뚤어지고 모난 나를 만든 주범이기도 하다.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내릴 수가 없다. 사람에 대해 뚜렷이 정의 내릴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 막연히 생각하는 것들에 대.. 2003. 8. 17.
느티나무 아래에서 2003. 8. 13 해가 어스름하게 질 무렵 바닷가 벤치에 앉아 물결처럼 무심히 흘러가는 청춘을 생각했다. 멀리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제법 속도를 내서 달리는 차 안에서 아이는 잠이 들고 나는 그 어둠 속을 무작정 달리는 것이 마냥 좋기만 했다. 언니는 자꾸만 추월하는 친구를 나무랐지만 그렇게 하는 게 도무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로 이미 난 신경이 무뎌져 있었고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질주해주기를 바랐다. 회를 잔뜩 먹고 술도 한 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느티나무 아래 테이블을 얌전하게 놓은 그 달빛이 은근히 비쳐드는 산장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마침 오늘이 음력 보름이라 달이 밝았다. 구름이 엷게 달빛을 가렸다가 조금씩 흩어지는 모양을 보는 것조차 달달하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가지 사이로 보이.. 2003. 8. 13.
운명의 여신이여 2003. 8. 13 한동안 다양한 장르를 고루 들어보려고 정리해놓은 음악 파일 일부를 선곡해서 기분에 따라 들을 수 있도록 해놓고 그것을 거의 반복적으로 들어왔다. 자주 들어가던 세이캐스트 음악 방의 반복적 선곡에 싫증을 느낀 후론 늘 내가 듣고 싶은 충동이 이는 곡들을 하나씩 끄집어내서 듣는다. 며칠 들끓어 오르는 감정을 조율할 음악을 찾지 못하다 언젠가 폭발하듯 강렬할 도입부를 가진 음악을 찾다 사다 놓은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를 꺼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처럼 합창이 들어간 부분이 있는 곡이다. 레퀴엠을 듣다 감정이 수그러들었다 다시 격앙된 순간 불같이 끓어오르는 욕구를 채워줄 만한 곡으로 달리 손에 잡히는 곡이 없어서였다. 볼륨을 제법 높여놓고 창을 닫았다. 제1 서곡은 가슴을 쿵쿵 치는.. 2003. 8. 13.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 지난 글을 옮기다 보니 참 새삼스럽다. 저런 생각을 했던가? 도대체 누구를 언급한 것인지 기억하려야 할 수가 없다. 2003. 8. 8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 화양연화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때는 언제일까..... 영화를 보다가 영화 속에 나오는 음악에 매료되어 영화를 보고 난 후 음악이 수록된 음반을 구하여 듣는 일은 있었지만, 음악을 먼저 듣고 그 음악에 이끌려 영화를 보게 되는 일은 드문 일이다. 선물 받은 CD에 들었던 곡 중에 유난히 내 감성을 자극하던 첼로 연주곡을 반복해서 들었다. 언젠가 보다가 끝까지 보지 못하고 덮었던 영화 '화양연화'를 인터넷 상영관에서 뒤져서 피곤한 눈을 비벼가며 다 보고야 말았다. 저 음악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인지 궁금해서였다. 이 미묘한 느낌의 연주곡. 애달프고.. 2003. 8. 8.
간장떡볶이 2003. 7. 19 주말이다. 요일이나 날짜에 무감각하게 사는 까닭에 주말이라고 해봐야 특별한 느낌도 없지만 나도 모르게 평소보다 하루가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면 어김없이 주말이다. 동네 마트에 나가보면 유난히 사람이 많고 가족끼리 시장을 보러 온 사람이 평소보다 많다. 신경쓰지 않고 무감각하게 지낼 때 느끼지 못하든 쓸쓸함이 그렇게 사람 많은 장소에 가면 느껴진다. 주말 우울증.....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힘이 빠진다. 일부러 빨래 모아둔 것을 주말에 하고 평소에 대충대충 하던 청소도 주말을 끼고 대청소를 한답시고 일을 만들어보아도 역시 그 이상한 우울증은 간헐적으로 나를 흔들어 놓는다. 아이 손을 잡고 바닷가로 산책하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도 여느 때와는 달리 더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다. 뭘.. 2003. 7. 19.
진달래꽃 2003. 7. 14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점심을 함께 먹기로 하고 나선 걸음에 그녀의 차 안에서 들려온 귀에 익은 목소리 낯익은 가사, 가슴을 쿵 치는 듯한 노래 소월의 시를 가사로 삼은 '마야'라는 가수의 진달래꽃. 그녀의 허스키하면서도 강렬한 호소력을 지닌 목소리로 들려오는 그 노래가 멍하게 정지되어 있던 머리를 흔들어놓았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바닷가 한적한 곳을 드라이브하고 우연히 듣게 된 어느 중학교 교사의 자질 문제를 왈가왈부하는 열띤 대화 끝에 집으로 돌아왔다. 여느때 같았으면 그 문제성 있는 교사와 학생들 간의 문제를 꼬집어 비트는 글을 써서 전교조 사이트나 그 학교 사이트에 올렸을 텐데, 이미 오래전 내 머리로 잔잔하고 평범.. 2003.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