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250 해평 열녀비를 지나며 늘 밤늦게 하던 빨래를 낮에 하고 음악과 함께 커피도 마시고 아직은 나가야 할 시간을 재촉받지 않는 조금은 한가한 시간을 누리고 있다. 불안한 시국에 대해 근심하지 않는 이 없으니 차츰 이 황당한 난국의 사태는 개선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무릇 봄은 봄인가보다. 어제 나가는 길에 집 근처에 있는 열녀비각에 키 큰 목련이 화사하게 뽀얀 꽃을 피운 것을 보았다. 그 곁에 나란히 선 벚나무 두 그루도 곧 꽃을 피울 것인지 움이 조금씩 돋아 올라와 있었다. 그 두 그루의 벚나무는 해마다 왼쪽에 있는 꽃나무가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진 후에야 오른쪽 나무에 꽃이 피곤 한다. 오른쪽 벚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고 잎부터 올려서 왼쪽 나무 꽃이 화사할 때 잎을 보이고 섰다가 왼쪽의 꽃이 질 무렵 잎을 올린 가지에서.. 2004. 3. 16. 잊지 않을 것이다. 3월 12일 쿠데타를..... 패러디 플래시 사이트 XNEWS(www.xnews.co.kr)에서 제작한것입니다. 권력을 끼고 사기 치는 놈들 아주 X같다! [출처] 잊지 않을것이다......3월12일 구테타를........ 2004. 3. 15. 게으름 건강해지기 위한 노력만이 지금으로선 가장 우선이다. 아주 사소한 증상도 쉽게 나아지지 않고 몇 주씩 혹은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앓게 되는 지금의 내 상태는 한창때에 속하는 30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운동이라곤 하지 않고 특별히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일이 없이 그저 아픈 것만 속상해하는 내게 자신을 더 아끼고 보살피라는 엄중한 경고라고 생각한다. 다음 주쯤이나 헬스클럽에 등록할까 생각한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늘 망설이던 것이었는데 지금으로선 이대로 병원만 들락거리다간 얼마 못 가 영영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져 누워서만 지내야 할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한 달을 훨씬 넘게 앓았고 아직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면역력이 보통 사람보다 현저히 약한 까닭이다. 무리한 운동을 할 기운도 의욕도 없으니 무언.. 2004. 3. 5. 소화불량 나는 몹시 황폐하고 불안정한 상태다. 음악을 퍼서 소스로 넣던 것도 손을 한동안 뗀 후로 잊어버렸고 귀찮다. 게시물을 만들면서 더 보기 좋고 듣기 좋게 만드는 게 참으로 즐거운 일 중 하나였는데 그 작은 즐거움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렸다. 그 느낌을 되살리려 감각을 집중시켜도 좀처럼 되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메마른 우물처럼 습기는 있되 건조하다. 이런 상태가 얼마나 지속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지내다간 모든 것이 온통 잿빛으로 변할 것만 같다. 슬픔은 너무나 오래 불에 끓였다가 식혀서 진하게 농축되어 응고된 곰탕처럼 흐르지도 않고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봄이 되면 햇살에나 녹을지 녹아 흘러야 이 답답한 감정과 묵은 감정이 누룽지처럼 붙어 있는 가슴이 조금은 시원해질 것이다. 며칠째 소화불량. 먹은 것도 변.. 2004. 2. 19. 바람부는 대로 뭔가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기분이다. 지금 하루하루 선명한 자의식의 반영이 아니라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고 상처받고 스스로 그 상처를 덧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자신을 발견한다. 나를 몹시 혼란스럽게 하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내 생활에 주는 영향이 너무 커서 그 반감으로 온라인에서조차 입을 다물고 쪽지 수신 거부를 해놓고 사는 내가 한심하고 비겁하단 생각이 들어서 꽤 오랜만에 수신 거부를 풀었다. 쪽지가 몇몇 날아온다. 알고 지내던 분들이 나를 걱정하여 보내는 안부 메시지다. 참 고마운 분들이라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이전 만큼 그 말들에서 느끼는 무게감이 다르다. 나도 모르게 가볍게 흘려버리고 싶고 외면하고 싶어진다. 몸은 끊임없이 미묘한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잠시 잠시 괜찮.. 2004. 2. 13. 깊은 잠수의 후유증 잠수를 오래 했더니 손가락이 굳었다.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만 했더니 블로그 열어 글을 몇 줄 읽고 있으니 눈도 침침하다. 몇 번씩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로 몸이 많이 상했다. 무엇보다 글을 쓰던 습성마저도 감각이 둔해져서 맘 같지 않고 읽는 것도 그렇다. 자주 이용하던 게임사이트가 오늘은 정기 점검이라 게임을 못 하니 일찍 출근해야겠다. 일이 부쩍 줄어서 두 시간이면 모든 게 끝나지만, 그것조차도 몸이 부실하니 피곤하다. 그래도 그조차 하지 않으면 놀고먹는 인간의 표상이 될 것 같으니 그래도 나가봐야지..... 화장을 오랫동안 하지 않다가 했더니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어색하고 이상하게 뵌다. 다시 이 모습에 적응해야 하는데 립스틱 바른 것을 지우고 싶다. 짙은 색도 아닌데 쥐 잡아 .. 2004. 2. 10. 잠들기 힘든 시간 속상한 일이 많으면 글이 도무지 써지질 않는다. 꾸준히 써오던 온라인 일기조차도 요즘은 손이 가질 않아 가끔만 쓰게 된다. 너무 많이 드러낸 것에 대해 주춤거림이기도 하고 어차피 이렇게 내 이야길 적나라하게 써놓은 것을 누군가 읽었다 하더라도 내게 크게 해가 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주로 글을 쓰게 되는 순간은 힘들고 응어리진 감정들을 추스르고 정리하기 위해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픈 감정들이 클로즈업되게 된다. 곤궁함이라기보단 절대적인 가난 속에 살면서 내가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러놓고 그 대가를 치르며 지내는 시간이 가끔은 숨이 턱 막힐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내 주머니에 없는 돈을 빌려달라 한다고 카드로 대출이며 현금서비스 아낌없이 빼주는 바보천치는 세상에 .. 2004. 1. 11. 내 머리카락 돌려줘~~~~ 아침부터 일과가 다소 파란만장했다. 다른 때보다 늦게 잠들었어도 일찍 깨어 밥하고 긴 머리도 감고 아이 밥 먹이고 어린이집 보낼 준비를 하던 중 화실 언니가 응급실이라도 가야 할 정도로 아프니 병원에 같이 가자는 전화를 했다. 허겁지겁 아이를 보내고 언니를 쫓아 병원에 가서 링거 맞는 걸 보고 화실에 돌아가 보니 그사이 온 녀석들이 온통 난장을 쳐서 아래층 레코드 가게 주인아저씨가 화가 나서 몇 번이나 전화를 했다. 아~~ 머리야... 장난치다 그림 그리려고 떠 놓은 물을 엎질러서 화실은 물바다에 의자들이 제멋대로 나뒹굴고 애들 몇몇이 얼마나 놀았는지 얼굴이 상기되어 분위기가 이상했다. 대충 주변 정리를 하고 커피부터 한 잔 마셨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감기 기운에 골골하던 나까지 쓰러질 판이니.. 2004. 1. 6. 서른 다섯의 첫 새벽 2004년 첫 새벽 깨어 있다. 어제 초저녁부터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자정이 되기 얼마 전이었다. 너무 피곤해서 씻지도 않고 잠들어서 깬 것이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그냥 그대로 더 잘까도 생각했지만 내가 달리 새해 벽두의 의미를 두고 생각할 것이 있을까만 그래도 다른 날과는 다른 각오와 생각들을 새겨보고 싶었다. 며칠을 자리 비운 채 돌아다니다 왔더니 블로그도 그늘진 듯 조금은 쓸쓸하고 하루 땡땡이치고 일을 빼먹은 까닭에 어떤 학부모께 미안하다고 몇 번을 하고도 눈총을 받아도 이 멋대로 살고싶은 욕구는 자제가 안 되는 모양이다. 이러니 어쩜 평생 내 멋대로 살다가 죽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시간은 흐르고 흐르는 시간 속에 수많은 예기치 못한 일들도 일어나고 그 속에서 나는 또.. 2004. 1. 1. 조카가 생겼어요! 어제 갑자기 조카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오빠가 결혼한 지 몇 년만에 아이가 태어났다는군요. 엊그제 서울 갔을 때 연락도 안해보고 왔는데 다시금 그 꼬맹이 보러 서울 나들이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컴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딸을 낳는다는데 신기하게도 아들을 낳았답니다. ㅎㅎㅎㅎ 종일 컴 앞에서 하는 일을 하는지라 필시 딸을 낳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어찌 이런 일이~~~~ 몇 배로 축하를 받을 일이라는데 한 번도 못본 조카녀석이 사뭇 궁금해집니다. 갓난쟁이야 얼굴이 거기서 거기라지만 오빠랑 올케언니가 둘 다 워낙 눈이 커서 도대체 얼마나 눈이 큰 녀석이 나왔을지.... 궁금함을 못견뎌서 오늘 일 마치는대로 가서 보고 올려고 합니다. 의정부로 이사했다는데 서울까지 4시간 반.... 거기서 .. 2003. 12. 24. 주말이 싫어요. 20대일 땐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못 자고 조금씩 말라 들어갔는데, 30대가 되고 나선 스트레스를 받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미련하게 먹고 배부른 것도 잊고 또 먹는다. 지난주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 이래선 안 되겠단 생각을 굳힐 만큼 체중이 늘었다. 입고 다니던 옷 중에 바지는 맞는 게 하나뿐이니 이대로 퍼지면 몹시 우울할 것 같아 짜증 날 때마다 음식을 먹는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주말만 되면 괜히 더 심심하고 우울해지는 주말 우울증이 연말엔 더 심해지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다 연휴다 하면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는 걸 좋아하지도 않지만, 괜히 그런 모임들이 흔한 시기에 나는 어째 그런 모임 하나 갈 곳이 마땅찮은지..... 대학 동기들과 연락을 끊어버린 후론.. 2003. 12. 20. 자다 깬 새벽 2003-12-16 * 사랑의 묘약 中 남몰래 흘리는 눈물 - 도니제티 컴퓨터를 켜둔 채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늘 게임을 하던 서버는 정기 점검이라고 튕겨 나와 있고 와서 쌓였던 쪽지는 서버 다운으로 사라졌고, 내가 접속해 있는 줄 알고 대화창을 열었다가 내가 대답이 없어 황당해하는 상대방 혼자 한 쓸쓸한 대화가 남겨져 있었다. 이른 새벽에 깨는 일이 드문데 자다 깼더니 마음이 너무 허퉁하고 쓸쓸하기 짝이 없다. 푸른 새벽, 정적을 깨는 소리도 없었건만 파도에 쓸리던 피로감에 빠져들었던 잠에서 깨고 보니 나를 외롭게 하는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몰아쳐 온다. 남은 평생을 이렇게 혼자 깨어서 쓸쓸한 심사를 달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차갑게 가슴을 후비고 든다. 새벽녘, 빈 위장이 쓰리고.. 2003. 12. 16. 첫눈 내리던 날 * Yuhki Kuramoto - Lake Louise 서울에 첫눈이 오던 날 새벽 내 핸드폰은 새벽 세 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문자 오는 소리가 났다. 잠귀가 밝은 것인지 그날따라 예민해서였는지 느지막히 든 잠이 그 소리에 잠깐 깼다가 또 한 시간 쯤 후에 문자 오는 소리에 잠이 깜빡 깼다. 세 개의 문자가 들어왔는데 죄다 눈 온다는 소리였다. 가끔 연락하는 친구 세 명이 차례로 보낸 것. 혹시 여기도 눈 올지 모르니 창문을 열어보라나..... 그 새벽에..... 여긴 따뜻한 남쪽이라 어지간해선 눈이 오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눈이 오면 여긴 비가 오거나 흐린 정도인데 이번엔 날이 차갑고 맑다. 어쨌거나 첫눈이 새벽에 내리는 감회를 나름대로 그렇게라도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보낸 것이었겠지만 나는 일요일.. 2003. 12. 10. 부부유별 부부유별. 말 그대로 남편과 아내 사이에 別이 있다는 말이다. 陽과 陰이 각각의 역할을 함으로써 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처럼, 양인 남편과 음인 아내가 각각의 역할을 하여야만 전체적으로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즉, 남편은 아내의 마음이 자기의 마음과 같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다른 점을 인정하며, 아내는 남편의 마음이 자기의 마음과 같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다른 점을 인정할 때 전체적으로 조화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말은 남편은 자기의 아내와 다른 여자를 구별해야 하며, 아내는 자기의 남편과 다른 남자를 구별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가지 해석이 나름대로 깊은 생각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이혼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은 깊이 새겨두어야 할.. 2003. 12. 3. 인사동에서.... 홍릉 수목원은 마침 일요일이라 출입이 가능했다. 광릉 수목원만 못해도 서울 시내에서 나무가 있는 길을 산책할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사들고 나온 카푸치노를 한 모금씩 음미하며 아껴 마셨다. 점심을 얻어먹고 그냥 돌아서기 미안해서 산 커피였는데 그 맛이 며칠째 감미롭게 입안에서 기억되고 있다. 어렵게 시간을 내준 그 친구가 고맙고 늘 퉁명스럽고 쏘아대는 내 태도가 부쩍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더 현실적인 이야기만 툭툭 던져놓고 돌아서며 입안에 머금고 있던 커피의 맛만 각인된 모양이다. 아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즐기며 낙엽을 밟고 색이 곱게 든 단풍잎이며 은행잎을 주워 모으는 고사리 같은 손...... 나는 그 모습을 싱긋 웃음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 한산한 산책을 끝내고.. 2003. 12. 1. 따스함이 그리워지는 계절 2003.11.19. Lara Fabian의 이 노래가 가을 낙엽이 뒹구는 저 거리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펴놓고 이 노래를 몇 번씩 반복해서 듣는다. 아침을 간단히 시리얼로 떼웠다. 아이를 보낼 시간 즈음 꼭 집 앞을 지나는 야쿠르트 아주머니께 산 신선한 우유에 언젠가 사두고 먹지 않았던 시리얼을 넣어서 아이들 간식 같은 아침을 먹으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 또 잠시 난 무척 행복하다. 언젠가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아침에 밥을 주지 않고 시리얼을 주길래 사람이 이런걸 먹고 어찌 사느냐고 밥 달라고 툴툴거렸던 기억이 문득 나서 혼자 웃었다. 나도 가끔은 이런걸 먹고 사는데....... 슬픔에 빠져들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 글을 쓰고 싶은 기분이 들 때 행복감을 느낀다... 2003. 11. 19. 나쁜 년 깨어보니 하늘은 비가 금세라도 쏟아질 듯 흐려져 있다. 아침에 아이를 보내고 자리에 그대로 누웠다. 몸이 얼마나 피곤했던 것인지 좀처럼 길게 자지 않던 낮잠을 밤같이 잤다. 커튼을 다시 열어야 할 만큼 흐린 날씨 때문에 방안은 어두웠다. 배고픈 것도 잊고 그렇게 빠져들었던 잠 속에서 친구와 노는 꿈을 꿨다. 어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한 첩을 먹어보려고 국에다 밥을 한 술 덜어서 말아먹는 중에 갑자기 꿈 생각이 났다. 목이 컥 막히고 통곡처럼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동네 살았고 여고 때까지 같은 학교에 다녀서 누구보다 절친한 친구였다. 대학을 가면서 헤어지게 되었지만 졸업하고도 가끔 연락하고 만나는 유일한 친구였었다. 올해로 그 친구를 알고 지낸 지 25년이 되었다. 참 야.. 2003. 11. 5. 내 인생의 컨셉 2003. 10. 10 바람이 제법 거세게 옷자락을 펄럭거리게 했다. 유난히 이 동네는 바람이 드세어서 아주 오래전부터 이 동네에 부는 바람을 'X 바람'이라고 불렀던 것을 이사 와서 살면서야 알게 되었다. 종일 방 안 공기에 침착된 머리를 환기하려고 산책을 나섰다. 돌아오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커피메이커에 물을 부어놓고, 운동 부족이라 약간의 비탈진 길에서도 헉헉거리는 이 부실한 체력보강을 구실로 십 년 정도 신어본 기억이 없는 운동화도 한 켤레 샀건만 일주일 남짓 슬럼프와 함께 찾아온 환절기 감기를 이유로 뜻한 바대로 하지 못한 것이 맘에 걸려 동네라도 한 바퀴 휘둘러오겠단 생각에서 나선 걸음이었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단정하게 빗었다. 어제 연중행사처럼 찾아가는 미장원에서 머리를 잘랐더니 뭔지 모.. 2003. 10. 22. 이전 1 ··· 121 122 123 124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