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300

올 것이 왔다. 지난 주말에 이틀 연거푸 친구 만나러 다니지 말고 하루는 나랑 놀자고 했더니 겨우 한 시간 거리에 살면서 몇 시간 내는 것을 싫다고 거절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엔 쇼핑 같이 가자고 꼬셔놨는데 딸이 어제 목 아파서 신속항원검사했더니 양성이란다.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받고 곧장 비어있는 집에 들어가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인터넷을 끊어놔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궁시렁거렸다. 아픈 게 뭘 하겠다고. 그나마 백신 3차까지 다 맞아서 목감기처럼 목만 칼칼하다고 목감기약 사서 집에 들어가서 먹을 것만 조달해주면 된다. 이마트 쓱배송으로 집에 이것저것 배달시키고, 배달앱 열어서 먹고 싶다는 밥도 배달시켜주니까 내가 굳이 따로 나설 일이 없다. 어쩐지 주말마다 너무 약속 많아서 만나는 사람도 많고 친구,.. 2022. 3. 17.
후유증 일요일 저녁에 체중계를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했다. 선거 끝나고 급 우울해져서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고 뱃살이 눈에 띄게 늘어서 체중계라도 밟아야겠다. 꿈이 아니다. 내가 피하고 싶은 일이 꿈이 아니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모르는 척하려고 애쓰는데 그래도 좀 우울하다. 사전 투표한 날 병원에서 잰 체중보다 3kg이 늘었으니 이건 그 후유증인 거 맞다. 이렇게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난 경우는 드물다. 여행 다니고 꽃놀이나 다니면서 세월 가기를..... 어이없다. 어이없다. 어이없다. 시간을 되돌리면 다시 이 지점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역인가. * 하염없이 택배 상자를 뜯는다. 택배 스티커 뜯고, 포장 테이프 뜯고, 하나씩 접어서 밖에 내놓을 준비 하는데 한참 공을 들.. 2022. 3. 15.
3월 15일 딸에게 애원하지 않아도 얼굴 한 번 볼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 보니 딱 한 가지 거절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우리 아웃렛에 옷 사러 가자~" 바로 좋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리하여 주말에 딸이랑 소풍 대신 쇼핑하러 가기로 했다. 이제 20대인 딸과 가는 소풍은 쇼핑인 거다. 아침에 기계로 뽑아온 커피를 여기서 마셨더니 햇빛도 좋고 봄이 느껴졌다. 날아가고 싶다. 어디로든...... 말할 수 없어도...... 아주 막연한 그리움이 실낱 같은 그리움이 아른아른 이런 감정도 집착이겠지. 이수현이 부르는 노래는 다 좋아~~ 2022. 3. 15.
옛날 사진 보다가..... 블로그에서 진주 수목원에 봄가을에 소풍 다닐 때 사진 보다가 새삼스러운 옛날 사진 몇 장을 딸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어쩐지 새삼스럽고 어떻게 저렇게 자랐나 싶은 마음에 살짝 감정이 뭉클해졌다. 뭐지? 이번 주말에 같이 놀자고, 집에 좀 오라고 했는데 친구들과 논다고 바빠서 못 와서 미안해서 그런가? 무려 12년 전이다. 나 정말 이렇게 나이 먹다가 또 12년 지나면 무려 **살이야. 그땐 이맘때 찍은 사진 보면서 이런 이야기 할까..... 마음이 허하다. 딸 데리고 참 열심히 놀았네. 딸은 성년이 지나고 나는 늙어가는 세월이 이렇게 무심하게 흘렀네. 나 더 늙기 전에 나 좀 데려가 주라. 내 남자 친구 어딨어??? 2022. 3. 13.
비 와서 좋다. 산불 나서 걱정됐는데...... 오늘은 비를 핑계로 김치전이 먹고 싶었다. 익은 김치는 있는데 밀가루, 부침가루 그런 종류가 전혀 없다. 부침가루만 한 봉지 있었어도...... 거기다 오징어도 한 마리 슥슥 잘라 넣고 부치면 얼마나 맛있을까? 뭔가 기름에 부쳐 먹고 싶은데 가루는 핫케이크 가루뿐이다. 블루베리 말린 거 듬뿍 넣고 핫케이크라도 부쳐 먹어야겠다. 달걀을 하나 깨고 우유를 꺼내 보니 냉장고 온도에 문제가 있는지 발효되고 있다. 달걀 깬 것에 우유를 조금 부은 게 화근이다. 아까운 달걀 하나를 버리고 새 달걀을 깬 뒤에 냉장고에 있던 떠먹는 요구르트를 부어서 반죽했다. 약간 새콤한 맛도 날 것이고, 단맛도 날 것이니 블루베리는 그냥 넣으면 되겠다. 마침 쉰 김치도 있으니 냉장고에 조금씩 .. 2022. 3. 13.
3월 12일 오랜만에 집에 다녀왔다. 이사하면서 대충 널브러진 짐을 그대로 두고 왔다. 이번에도 청소기만 대충 밀어놓고 너무 늦기 전에 돌아와야 해서 서둘러왔다. 얼마 전에 택배가 와있었던 것인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문 앞에서 택배 상자는 얌전하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팟빵으로 구독하는 '월말 김어준' 뭔가 신청하라고 해서 신청했던 것이 택배로 와있다. 그간 월말 김어준에서 나온 방송 대본 분량 엄청난 것을 엮어서 보내줬다. 작년에 심심할 때마다 참 재밌게 들었던 '월말 김어준'. * 아주 가끔 와인 한 병을 사서 조금씩 마시는 때가 있는데 와인 잔이 없으니 어쩐지 이상했다. 거실 탁자 아래에 종이 상자 안에서 잔 한 개만 꺼내고 가만히 뒀던 와인잔 상자에서 새 와인잔 두 개를 꺼내서 캐리어에 담았다. 쓰지.. 2022. 3. 12.
이런 게..... 현실이구나..... 왜 눈물이 나지? 왜 이렇게 속상하지? 얼마나 달라질지 알 수 없지만, 걱정이 앞선다. 도둑 피하려다가 강도 만난 꼴 당해 보면 알겠지. 알기나 할까? 아침 일찍 연락하는 일 없는 딸이 아침에 결과 보고 놀라서 보낸 카톡 나는 밤새 자다 깨다를 반복 해서 멍하고 우울했던 아침. 2022. 3. 10.
여전히 세상은 뜨겁고 불타는 곳이다. 결국, 나는 이렇게는 행복할 수 없다. 세상이 누군가의 말도 안 되는 화풀이로 불타고, 누군가의 말과 행동으로 고통받고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마냥 행복할 수는 없다. 다 보듬을 수 없어도 조금 진정할 수 있게, 그런 일이 조금 덜 생기게 생각을 움직이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 내게 남은 숙제다. 나 혼자 지옥에서 벗어났다고 이곳이 피안이라고 웃을 수 없는 존재다. 진심으로 설득하는 일 아주 사소하더라도 아주 미미하더라도 그 순간에 힘 쏟아서 해 보는 거다. 2022. 3. 6.
3월 6일 새로 주문해서 설치한 암막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종일 어두운 방과 끈 떨어져서 애매하게 블라인드가 움직이지 않는 작은 거실을 오가며 빈둥거렸다. 제대로 돌보지도 않으면서 폐허가 된 집에서 구출해 온 테이블 야자와 칼란코에 화분을 나란히 베란다에 내놓고 둘이 알아서 살겠거니 내버려 뒀다. 물 주면서 파인 부분에 채워줄 흙 한 봉지를 샀는데 그걸 언제 하려는지 그냥 내버려 뒀다. 아침에 눈 뜨니 갑자기 기침이 좀 나길래 계속 밤잠을 설치고 새벽에 깨서 잠을 푹 못 잔 것이 문제인가 싶어서 다시 잠을 청했다. 아침잠은 역시 달다. 출근해야 하는 날에는 꿈꿀 수 없으니 일요일이라는 것을 즐기는 방법 중에 가장 달달한 것이 아침잠을 더 자는 거다. 원룸이 좁아서 따뜻하기는 한데 공기 질이 좋지 않은지 환기해도 평소.. 2022. 3. 6.
비위도 좋으셔~ 아무리 외롭고 심심해도 마음에 안 드는 남자와 차 한 잔 마시는 것조차 하기 싫던데, 정치인들은 비위도 참 좋아. 찍으면 손가락 자르고 싶을 거라던 이를 위해 물러나 주고 손도 들어주다니 대단해! 비위 짱~ 좋아. 나도 좀 배우고 싶네. 외로워 죽겠는데 아무래도 안 하던 짓은 정말 못하겠거든. 별로 마음에 들지도 않는 늙수그레한 영감 같이 느껴지는 남자와 만나느니 평생 이렇게 살고 말지. 돈 많으면 뭐하니? 그게 내 돈도 아니고, 돈 보고 자기를 만나라는 것 밖에 더 되냐고? 너나 많이 그러세요 외로워 죽겠다는 소리나 할 정도면 살만하네. 한심한데 외롭다고..... 2022. 3. 5.
사전 투표 지난 6월에 국가 건강검진 결과로는 안 된다기에 오늘 아침에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어제저녁부터 굶고 아침에 느지막이 이 동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가장 가까운 사전 투표소를 찾아서 한 표 찍고. 집에 돌아와서 냉장고에 든 재료를 이것저것 볶아서 한 끼를 해결했다. 새로 도착한 택배 상자를 뜯고 정리하고 그 속에 담겼던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나니 나른하다. 낮에 분명히 밖에 한 번 더 나갈 계획이었는데 방바닥이 나를 빨아들이는 것 같다. 등짝이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굳어서 움직이기 싫은 거다. 막상 나가면 팔랑팔랑 잘 돌아다니는데 혼자 뭔가 하다가 어느 순간 멈칫하게 되면 묘하게 서글퍼진다. 정말 이렇게 남은 인생을 쓸쓸하게 살아야 할까...... 파프리카.. 2022. 3. 5.
2월 28일 2022년 2월 22일에 그 자리에 참석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전에 원룸 구하러 나갔던 날에 넘어져서 좀 다치는 바람에 그날은 꼼짝없이 누워있었다. 이사하기 전이어서 그날은 곤란하면 참석하지 않아도 좋다는 관리자의 허가를 받았지만 뒤늦게 불참한 이유를 덧붙여서 말해야 했다. 나중에 약간 불편해서 눈치 보였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그날 그 장소에 모인 사람 중에 확진자가 나왔는지 모두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날 컨디션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도 어쩌면 확진자 대열에 끼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뭔가 이상한 실수 같은 게 살짝 불편했는데 오히려 사고를 피해서 가는 샛길 역할을 했다. 전화위복까진 아니어도 그날 넘어져서 아직 욱신한 이 통증과 코로나 .. 2022. 2. 28.
뭔가 쓰는 건 체할까 봐 토하는 거다. 감정에 체하면 약이 없으니까...... 이사하고는 문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이상하게 밖에 나가기도 싫고, 우울하다. 어차피 내일모레부터 매일 싫어도 밖에 나가야 할 테니 며칠 집안에서 지낸다고 큰일 날 것도 아니고, 아직은 몸이 피곤하다. 불러내서 잠시 밥 같이 먹자거나 커피 한 잔 하자고 할 사람이 여긴 더욱이 한 사람도 없으니 고립무원. 단톡방으로 끊임없이 오는 알림.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또 해야 할 일이 남았다. 감정에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첫날부터 버벅거리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 * 불안한 모양이다. 매일 택배가 계속 도착하는 것을 보니 불안감을 물건으로 채우려는 모양이다. 며칠 전에 집에서 접시 두 개만 들고 와서 불편한 게 싫어서 다음날 바구니.. 2022. 2. 28.
인터넷 일시중지 신청 1년 동안 집을 비우는데 인터넷 요금이 월 3만 원정도 1년 그냥 버리면 총 36만 원의 손해를 본다. KT 인터넷 요금 일지정지는 90일간 가능하다는 사실을 검색으로 알아냈다. KT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오늘 90일 일시정지 신청을 했다. 원룸은 인터넷 사용요금이 관리비에 포함된다. 살던 집에 전기세, 가스비 기본요금은 내야 할 것이고, 물을 사용하지 않으니 그 집도 관리요금 명목으로 받던 월세를 좀 깎아달라고 내일쯤 전화해야겠다. 아직 짐 정리는 덜 했지만, 여기에서 살 마음의 준비가 얼추 된 것 같다. 딸이 어제 짐 옮겨주면서 망가뜨리고 간 블라인드를 새것으로 주문했다. 평소에 잘 쓰던 줄자가 없어서 아쉬웠다. 내게 필요한 잡동사니가 다 있는 그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한 번씩 가서 정리해서 버리고.. 2022. 2. 27.
이사는 했고..... 2월 27일 지난 수요일 저녁, 토요일 오후 두 번 용달차를 이용해서 원룸으로 이사했다. 처음엔 택배로 몇 상자 먼저 보내고 남은 짐은 주말에 친구 차에 실어서 이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애매하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멋쩍어서 용달차를 이용하니 생각보다 편했다. 한 번에 다 싸서 왔어도 충분했는데 정말 적은 짐만 가져가겠다고 마음먹어서 대충 짐을 꾸린 탓에 막상 이사하고 보니 뭔지 모르게 아쉬웠다. 금요일 오후 늦게 집에 도착해서 이틀 비운 집에 보일러 돌리고 온풍기까지 돌려도 집은 너무나 썰렁했다. 그때 알았다. 내가 얼마나 오래 익숙해진 불편함을 견디며 살았던 것인지. 원룸은 공간이 좁기도 하고 옆집이 닭장처럼 있으니 보일러를 조금만 돌려도 상당히 따뜻하다. 이틀 원룸에서 자고 살던 집에 와서.. 2022. 2. 27.
이사하고 혼자 남으니 썰렁하다. 딸이 가고 나니 갑자기 앞이 캄캄해진다. 어제저녁 늦게 용달차에 박스 몇 개 싣고 이곳으로 이사했다. 오늘내일 이곳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낯선 도시 낯선 공간 낯선 사람 모든 것이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진 기분...... 왜?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마음이 불안정하고 서글프다. 1년 동안 여기서 잘 살아야 하는데...... 그러기로 했는데...... 어제는 딸이 함께 와서 같이 자고 같이 눈 뜨고, 밥도 같이 먹어서 괜찮았는데...... 집 떠나기 전에 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선물 받은 쿠폰으로 우리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초콜릿 케이크를 바꿔왔다. 딸이 초코를 싫어하고, 나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다른 것으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들고 온 것을 내내 후회했다. 싫.. 2022. 2. 24.
2월 21일 아무 생각 없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낸다. 생각 없이, 심장은 어딘가에 꺼내놓고 빈 껍데기 같은 상태로 스쳐가는 바람을 맞는다. 사람들은 분분한 바람처럼 단 한 번 스쳐간다. 머무르지 못하는 바람은 인연이 아닌 거다. 아무리 달래도 생각은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시간에 머물러 있다. 다시는 나를 찾지 않는, 다시는 나를 찾지 않는..... 온기로 가득했던 시간. 그런 상대가 아니면 외로워도 그냥 이렇게 사는 수밖에...... 좁아진 터널 같은 시야에 눈물이 고이기 전에 앞으로 펼쳐질 길고 외로운 인생을 덜 외롭게 보낼 각오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 넘어져서 생긴 극심한 근육통 병원 두 곳을 돌면서 받아온 약 감당하기 힘들 만큼 어질러진 집 가서 처리해야 할 일 아...... 별 것도 아닌데 왜 .. 2022. 2. 21.
드라마 '서른, 아홉' 오늘부터 이틀 동안 엉망으로 어질러진 집 정리를 하고, 이사하면서 가져갈 물건을 포장해야 하는데 딸은 어제 새벽까지 잠들지 않고 휴대폰으로 뭔가 하고 놀더니 아직도 누워있다. 어제 원룸 구하러 다니다가 뭔가에 걸려서 넘어져서 무릎 깨지고 어깨와 목까지 전해진 진동이 근육통을 만들어서 오늘 내 몸은 휴업해야 할 지경이다. 눈만 굴리기로 했다.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열어보니 '서른아홉'이란 드라마를 보라고 권해준다. 넷플릭스가 권해준 드라마를 열어보니 주인공이 예쁜 손예진이다. 내 나이가 몇인데 금세 드라마에 폭 빠져든다. 설렌다. 나도 연애하고 싶다. 심장이 간지럽다. 아, 정말..... 내 나이가 창피할 지경이다. 지금 나도 서른아홉이면 좋겠다. * 지난 일기를 뒤져보니 내 나이 서른 아홉엔 자주 아팠던 .. 2022.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