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20~2024>/<2023>260 입원 2일차 어제 너무 시끄럽다고 나는 불만을 토로하고, 티비 없이는 못 산다는 분들과 함께 쓰던 공간에서 분리되었다. 꼭 병원나라에 여행와서 처음으로 도미토리에 자는 기분이랄까. 내 통증은 가라앉으면 멀쩡하니까 멍하니 약에 취한 상태로 누워서 그런 공상을 했다. 이번에 옮긴 병실 옆 침대에 계시는 분도 티비 없이는 못사는 분. 반나절만에 친해져서 링거 꽂고 병원 진료 끝난 시간에 1층을 도는 산책에 초대받았다. 약 먹어서 곧 정신을 잃을 것 같다. 링거 바꿀 즈음이어서 아래층엔 함께 가지 못했다. 약이 센지 금세 정신이 혼미해진다. 2023. 4. 13. ^^ 불과 얼마전 3.27. 내 수업 듣는 3학년들이 내준 '센터' 행복한 한때였다. 이 사진 보면서 어여쁜 너희들 생각해서 기운 내서 돌아가고 싶다. 오늘 이 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기로 했다. 그순간 함께 행복하자고 벚꽃이 만발한 날 수업 시간에 잠시 즐긴 봄꽃 2023. 4. 12. 입원 1일 면회 불가능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MRI 찍어보기로 했다. 지금은 진통제 등 다양한 약을 쓰고 안정되기만 기다린다. 면회 안 되니까 조용할 줄 알았는데 병실에 티비 보는 분이 있어서 시끄러워서 짜증난다. 누워서 손가락 쓸 수 있으니 오늘의 파란만장한 장면 중 나름 안정감 있는 마무리. 티비 좀 꺼주면 좋겠다. 제발~~ 2023. 4. 12. 4.10 오늘은 일이 참 이상하게 돌아가는 날이었다. 3교시에 수업 비었으면 *장실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장실로 갔다. 교권침해와 관련한 사항, 그와 연결된 비화로 금요일 점심시간에 내가 쓰러져서 울다가 또 쓰러진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 하다가 도무지 견딜 수 없는 인격 모독과 폭언을 들었다. 녹음기 켜놨기 망정이지. 119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지만, 들어주지 않고 나는 방치된 상태로 점점 상태가 나빠졌다. 결국 타인의 시선이 개입한 뒤에 보건교사가 오고 처치 곤란한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야 한참 뒤에 119요원이 왔다. 나는 정신 없이 실려서 병원 응급실에 누워있었다. 온갖 검사에 CT 촬영하고 입원하라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도 병원이 너무 시끄러워서 처방전과 진단서만 들고 나왔다. 금요일에 이어서 두 번째. 다음에.. 2023. 4. 10. 4.6 억지로 견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병가를 내고 의사를 만나러 갔다. 일반적인 진료 시간보다 한참 길게 앉아 내가 말을 계속하는 바람에 의사 선생님께서 곤란해하시는 것 같았다. 다음에 이렇게 길게 상담하려면 따로 약속을 해야 한다는 말씀은 진료비를 더 받는 다른 진료를 신청하라는 뜻인 것 같다. 딸이 병원에 동행하여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했다. 그럼에도 나는 말하는 도중에 울음을 터뜨렸다. 앞으로 한동안 속에 담긴 것을 털어버리러 돈 내고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날 것인지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홀가분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서는 내가 당한 그 수모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고,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시선이 불편해서 선을 지키느라고 감정을 억누르고 또 억누르느라.. 2023. 4. 6. 봄 겨우내 얼어붙은 삶이 채 녹기 전에 꽃이 피었다. 화사한 봄꽃을 보고 웃었다만 표정을 풀어도 눅진 삶은 걸음걸음 옮긴 자리마다 물 얼룩이 남았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2023. 4. 3. 내멋대로 어제는 아침 일찍 김해까지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돌아가는 길에 진주에 들러서 사들고 간 도시락으로 벚꽃 아래에서 딸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친구네에 전화했다가 친구는 출근하고, 첫째 딸은 수요일에 이사하고, 둘째 딸은 어제 이사했고, 막내딸은 서울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주말에 거의 집에 오는 일 없는 내 딸과 달리 친구네 딸은 주말에 종종 집에 올 테니 가끔 같이 볼 수 있겠지만 앞날은 알 수 없으니 연락 닿은 김에 낼모레 직장 있는 동네로 이사할 그 집 첫째 딸을 만났다. 포장 도시락 주문하면서 분명히 '삼겹살 김밥'으로 읽었는데 내 머리는 돈가스 김밥으로 인지했다. 삼겹살이라고 소리 내어 읽었는데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밥 중에 먹어본 적 있는 돈가스 김밥으로 생각하고 주문한 거다. .. 2023. 4. 2. 차 빼러 갔다가..... 4월 2일 아침에 나보다 일찍 움직이는 차 뒤에 주차한 바람에 아침에 곤란할 수 있으니 미리 차를 옮겨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마침 제주에 사는 친구가 전화해서 통화하던 중이었다. 전화를 끊고 밖에 나가는 길에 쓰레기도 한 봉지 모아서 들고나갔다. 길 건너 쓰레기 모으는 곳에 종량제 봉투를 놓고 차 있는 쪽으로 가다가 살짝 미끄러졌다. 경사진 시멘트 바닥에 냅다 온몸으로 착지하면서 오른쪽 손바닥, 팔꿈치, 오른쪽 무릎까지 홀랑 밀려서 피가 철철 날 정도로 피부가 벗겨졌다. 쓰라리고 당황스럽고 아파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울고 싶을 지경이었지만, 일단 차를 빼놓고 집에 들어와서 통화하다만 제주도 친구에게 전화 걸어서 길에서 온몸으로 슬라이딩했다고 말했다. 그리곤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그간 이런저런 잡다한.. 2023. 4. 2. 이전 1 ···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