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20~2024>/<2023>260 지난 사진 정리 1 휴대전화에 찍힌 사진을 종종 정리하다가 미뤄둔 뒤에는 사진 찍는 것도 예전처럼 하지 않고 거의 건너뛰고 지나고 나선 언제 왜 찍은 사진인지 기억나지 않기 일쑤다. 잠시 생각날 때 몇 장이라도 옮겨놓아야겠다. 나중에 언젠가 그때 기억이 필요할 때 사진과 간단한 메모를 보고 연관된 일이 떠오를 때도 있으니까. 4월 14일 사흘 만에 급히 퇴원했다. 1차 고사 문제를 꼭 내라는 연락을 문자로 받고 약을 계속 복용하고 주사를 꽂고는 일을 할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그 일은 해놓고 병가를 쓰기로 했는데 애매하게 치료나 휴식이 필요할 때 제대로 해야 할 바를 하지 못해서 몸은 더 피곤하고 정신도 버텨내기엔 벅찬 상태였다. 결국 그다음 월요일에 출근했다가 일이 더 커졌다. 퇴원한다고 딸에게 연락했더니 .. 2023. 5. 30. 화를 풀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혹은, 내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존재와 멀어지고 시간이 지나니까 이제야 내가 사람 같이 느껴진다. 가슴과 어깨에 잔뜩 해결해야 할 일거리를 주렁주렁 달고 주는 대로 일을 처리하는 기계처럼 반응해야 하는 일을 계속했다. 방학이면 쉬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방학이면 생기부에 쓸 다양한 내용을 정리하고 다듬고 마침내 완성본을 만들기까지 만만찮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시간을 보내느라고 마냥 쉬거나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앞으로 이 일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능력이 커지면 또 한동안 잘 견딜 것이고,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일이 몰아쳐오면 결국 견디지 못할 거다. 올해 내가 맡게 된 일이 그랬다. 규모가 작은 학교에 가면 담임과 학년 업무 외에 또 다른.. 2023. 5. 30. 생각이 띄엄띄엄 그 온라인 카페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알게 되었다. 사회 생활 하면서 새롭게 사람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친해질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90년대 PC 통신 시절엔 종교, 문학, 여행, 문화, 역사 등등 다양한 관심사와 취미와 관련한 온라인 동호회 게시판을 이용해서 내 생각을 표현하고, 남의 생각을 읽고 공감하고 모임에 참석하여 함께 어울리곤 했다. 인터넷 시대가 된 뒤엔 그 시절처럼 밖으로 다니면서 취미 활동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온라인 게시판을 읽고 쓰는 것이 내가 세상과 간접적으로라도 닿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어언 30년을 그런 형태로 사람과 이어지고 만나왔다. 그렇게 줄기차게 하던 것을 뚝 끊어버리고 살아보니 사람과 말 섞을 일이 줄어들고, 타인의 말에 반응하는.. 2023. 5. 28. 5.28 세상이 오늘 이대로 끝날 것처럼 비가 내렸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차 안에서 희부옇게 흐려져서 한 치 앞도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쏟아지는 빗길에 있어도 담담하기만 했다. 딸이 옆자리에 앉아있어서 그런지 이대로 세상이 끝나도 그다지 억울하거나 슬플 것 같지 않았다. 그만큼 현실 감각 없는 덤덤한 감정으로 빗길을 뚫고 대학 기숙사에 딸을 데려다주고 왔다. 바리바리 싸들고 왔던 짐을 그대로 다시 싣고 가서 만났던 자리에서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비는 더 무서울 만큼 시야를 가렸다. 이런 날 낮이라고 미등도 켜지 않고 달리는 앞차에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한마디 한다. "어지간하면 꽁무니에 불 좀 켜고 다녀주면 안 될까?" 4주 만에 농담할 기운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함께 지낸 딸을 보내고 오는 마음이 착.. 2023. 5. 28. 준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내일로 4주간의 교생 실습이 끝나는 딸은 주말에 짐 싸서 곧장 기숙사로 갈 것이고, 방학이 되어도 집엔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다. 몇 해 동안 우리가 가장 오래 함께 지낸 게 이번 교생 실습 기간이다. 오늘은 마지막 날 전날이어서 무슨 간담회, 회식 등등의 모임이 있어서 딸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해지고 난 뒤부터 계속 불안하다. 곧 혼자 남게 되면 또 어떻게 적응하나. 물론 금세 적응하게 되겠지만, 병가로 출근도 안 하고 혼자 있으면서 이런 기간을 겪는 것은 생각만 해도 싫다.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뜬금 없이 실버타운이 뭐냐고 물었다. 왜 묻는지 묻지 않고 뭔지만 설명했다. 나를 실버타운에 보낼 생각인가? 벌써? 아직 멀었는데..... 내가 부담스러운 홀로 사는 부모가 되는 .. 2023. 5. 25. 섬에서 탈출할 때가 되었다. 올해 딸이 임용고시를 세종시나 경기도로 칠 예정이라고 한다. 경남에 남아서 한창 젊은 시절을 갑갑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단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 나도 20대엔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사람을 만나려면 사람 많은 곳에서 살아야 하는 건 맞다. 어떻거나 생각한 대로 이뤄지면 나도 함께 이 동네를 떠나게 될 것이고,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내년엔 세종시나 경기도에 살 집을 구하러 다니느라 바쁠지도 모른다. 나도 이렇게 사는 것에 그다지 미련이 없다. 무슨 큰 일이라도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갈 누군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문지기처럼 고향에 살았다.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이제 나도 움직이는 것에 더 망설일 이유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든 고향을 떠날 수 있게 구석구.. 2023. 5. 25. 멍~하다. 약속이 있어서 잠시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지만 집에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게 된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만남은 산청에 계시는 남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음식점에 강 선생님과 함께 가서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하고 지리산 대원사 계곡에 다녀왔던 날이다. 혼자라도 꼭 낮에 가서 계곡 둘레길을 걷고 싶다. 그나마 가슴이 뛰는 장소는 그렇게 물소리 들리는 계곡 따라 걸을 수 있는 길, 이어지는 나무 그늘,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 가볍게 스치는 바람...... 아직 이대로는 무리다. * 유튜브로 쑈따리 여행기를 본다. 나도 같이 다닐 사람만 있으면 1년 정도 떠돌아다녀도 끄떡 없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가고 싶은 곳에 가서 한동안 돌아다니다가 집이 그리워져서 돌아올 수 있는 때가 있을지....... 2023. 5. 25. 투덜투덜 처방받은 약 끊고 사흘은 좋았다. 이렇게 낫는구나 싶었다. 딸은 내게 이제 아플 만큼 아파서 낫는 것인지, 약 때문에 낫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고 나서 하루 분 남은 약을 끊고 일상에 복귀하고 이틀 만에 통증은 다시 나를 움츠리게 했다. 그 신경외과에서 내 목덜미 따라 올라간 자리에 머리카락을 해치고 뒤통수 어딘가에 긴 주사를 꽂았다. 이후에 처방해 준 근이완제, 소염진통제를 먹고는 거의 움직일 수가 없어서 가만히 누워서 지냈다. 그렇게 쉬고 나면 조금 괜찮은 것 같다가도 기운은 돌아오지 않고 입맛도 떨어지고 손이 파르르 떨렸다. 특별한 병이 있는 게 아니라, 그간 내 몸을 몰아쳐서 쓰고 스트레스받는 일도 그냥 견디기만 해서 이제는 안 된다고 내 몸이 극렬히 저항하는.. 2023. 5. 25. 3주 2023-05-19 3주 쉬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거짓말처럼 딸이 몇 해만에 집에 와서 함께 지내는 4주간의 기간이 겹쳐서 같이 밥 먹고 같이 자리에 눕다 보니 그 사이에 숨이 막힐 것 같던 답답함이 조금 사라졌다. 몸 전체의 기능이 어디 할 것 없이 앞다투어 떨어져서 나이 드는 서러움이 뭔지 느껴져서 살아갈 날이 암담한 기분이 드는 시간도 있었다. 인생이 변화하는 전환점은 시련 없이 그냥 가볍게 오는 법은 없나 보다. 입맛이 돌아오고, 빠른 시일 내에 빠졌던 체중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금세 얼굴이 동글동글해졌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직 해야 할 공부를 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준비를 할 정도는 아니어서 조금 더 쉴 참이다. 일을 완전히 그만둔 상태였다면 가다가 쓰러지거나 말거나 아프거나 말거나.. 2023. 5. 19. 흘러나오는 대로 쓰는 잡담 서랍에서 오래된 수첩을 발견했다. 그중엔 20대에 쓰던 수첩도 있었다. 다이어리에 매주 만난 사람 이름과 날짜가 기록되어 있었다. 20대 중반에 피씨통신할 때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났다. 천리안, 나우누리 게시판에 꽤 많은 글을 썼고, 그 글을 매개로 댓글이나 이메일을 받거나 소통했다. 대화는 만남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비중 있는 이메일은 텍스트로 저장해두기도 했다. 스물다섯 살에 겁 없이 중학생 몇 명 데리고 텐트까지 지고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는 2박 3일 등반을 할 정도로 나는 상당히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어제 딸과 함께 길냥이 보러 산에 가는 길에 잠시 그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의 딸 나이에 내가 하고 다녔던 것을 되짚어보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온라인 동호회 활동을 하며 하루 일정으로 남도.. 2023. 5. 18. 5.17 집 주변 건물에서 벽 뚫는 기계 소리가 하루 종일 진동한다. 어제는 병원에 갔다가 집으로 바로 돌아오지 않고 바람 쐬고 들어와서 전날에도 제대로 못 든 잠이 부족해서 오늘은 꼭 푹 자고 싶었다. 방학에도 기숙사에 잔류하기 위한 신청 기간인데 학교 기숙사 서버가 터져서 어쨌다는 둥 뜬금없이 낮에 전화하지 않던 딸이 전화해서 약 먹고 겨우 든 잠이 깬 다음엔 소음에 계속 시달린다. 집 밖에 기어이 나가야할 모양이다. 오늘은 기필코 쉬고 충전해서 청소 좀 할까 했더니...... 여기까진 순전히 내 생각이고, 현실은 누운 자리에서 벽에 붙은 사진이 희미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새삼스럽게 서러워져서 일어나 앉았다. 이렇게 희미해진 시야에 제대로 보이는 것도 없고, 머리도 점점 나빠져서 판단력도 더 엉망인 상태로 .. 2023. 5. 17. MBTI * 어제 딸이 MBTI 유형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INFJ, 딸은 INTP 사실 이런 분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어서 외우거나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는데 저런 분류로 정리한 딸의 성향이 궁금하다. 이 성격 유형 검사를 해보면 어떤 때는 ENFJ로 나오고, 어떤 때는 INFJ로 결과가 나오니까 나는 외향형이기도 하고 내향형이기도 한 것인지. 성격 유형: 옹호자 (INFJ-T) 성향: 내향형 – 57%, 직관형 – 57%, 감정형 – 61%, 계획형 – 60%, 민감형 – 51% * 5월 1일부터 4주 동안 교생 실습을 이 동네에서 하게 되어서 딸이 어제 집에 왔다. 정말 오랜만에 둘이 한 이불 안에 누웠다. 그간 꽤 오랫동안 만나서 가끔 밥만 같이 먹었다. 딸이 다니는 사범대학 부설중고등학교에서 실.. 2023. 4. 29. 잠시..... 노트북을 덮어놓고 누우니 편안하다. 몸은 무겁고 숨은 깊이 쉬어지지 않는 이 묘한 상태에서도 마음이 편안하다. 이런 순간은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없는 정전 상태 회로 정지 운동한 것도 아닌데 여전히 심장 박동이 너무 빠르다. 심박수 조절, 자기 방어 기제 조절 천천히 회복하자. 2023. 4. 25. 감정은 글로 써서 날리자 순간의 감정은 그 순간 이후엔 어떻게든 변한다. 말로 옮기기보다는 글로 쓰면 거짓말처럼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그저 그때 그런 감정이었구나 하는 정도로 밋밋해진다. 내가 기록하지 않은 여섯 달 동안 내 머릿속에서 기억하지 않아도 될 감정의 찌꺼기가 흘러갈 곳으로 흘러가지 못해서 생긴 불협화음이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한 주범은 아닐까. 몇십 년 동안 생각을 글로 기록하던 습관은 어떤 의미로든 내게 유용해서 이어진 것일 테다. 생각하고, 정리하고, 쓰고, 걷고, 본 것이나 생각한 것, 사진 등을 기록하는 것은 내게는 일상이다. * 이 건물 계단 청소를 하러 오시는 아주머니들과 가끔 마주치는데, 오늘 일찍 집에 들어가는 길에 계단에서 마주쳤다. 전엔 우리 집 앞까지 따라와서 집안 구조가 어떤지 궁금하다면서 끝.. 2023. 4. 25. 새 구두 오늘은 조퇴하고 일찍 퇴근했더니 주변에 주차할 공간이 없어서 좀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들어왔다. 비도 촐촐 내리는데 내일 아침에 거기까지 후다닥 뛰게 될 것 생각하니 귀찮아서 어두워진 뒤에 집 근처에 빈 곳을 찾아서 차를 옮겼다. 그렇게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무심코 현관에서 신을 벗다가 아직 가격표도 떼지 않은 하얀 구두 한 켤레를 발견했다. 작년 여름에 딸과 함께 아울렛에서 꽤 좋은 가격에 산 흰색 단화다. 곧 교생 실습 때문에, 집에 올 딸 생각이 나서 꺼내서 신어보고 가지런히 벗어놓았다. 한 번 더 신어 보니 내 발에도 꼭 맞다. 다른 친구들은 이제야 교생 실습 나갈 때 신을 새 구두 사느라 바쁘더라며 그때 그 구두를 사 놓길 잘했단 딸의 말이 떠올랐다. 언제 신을지 모르면서 마침 구두도 예.. 2023. 4. 25. 지나가자..... 오늘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정도였다. 아...... 이러다 제명에 못 살고 빨리 죽겠다. 이대로 더는 못 버틴다. 며칠 전에 딸이 사는 기숙사 같은 동 건물 15층에서 학생 한 명이 투신했다. 지난 금요일 같은 업종에 일하는 분이 나보다 한참 나이도 젊디 젊은데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생활권역이 가까운 곳에서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에게 일어난 이런 슬픈 일은 나도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그 일을 알려준 딸의 전화를 받고, 우리는 속 깊은 이야기를 한 번 더 하게 됐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짜부라지지 않고 아프다, 힘들다, 도와달라고 말하고 잘 넘어가겠다고. 지금은 그냥 견디기만 하기엔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뭐든지 누구든지 붙들고 살아야겠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두.. 2023. 4. 24. 해방 혹은 고립 * 한때 내 삶의 목표는 완벽한 해방이었다. 얽힌 것을 다 풀고 녹여내고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 윤회하지 않는 경지에 가닿고 싶었다. 10대에 시작하여 20대까지 고난 투성이었던 삶의 굴레에서 정신적으로 한발 물러난 자리에 서기까지 내 청춘은 그 해답을 찾기 전에는 해결할 수 없는 숙제를 지고 살았다. 30대에 완전히 새로운 삶에 진입한 뒤에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 대체로 남은 어렵게 여기는 일은 쉽게 지나왔고, 남이 쉽게 하는 일은 참 어렵게 겪어낸다. * 며칠 아픈 바람에 일과 직장에서 분리되어 오랜만에 잠시 해방감을 느꼈다. 휴대전화 어디에도 1이라는 숫자도 찍히지 않는 완전한 해방 혹은 고립. 관계는 누군가 나를 찾을 때만 이어진다. 딱히 누굴 찾는 일은 몹시 드물기에 일 할 때 외엔 거의 사.. 2023. 4. 16. 퇴원 직장에서 수시로 오는 연락을 받고 내 능력 밖의 빠른 회복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압박감을 느꼈다. 하루 더 병원에서 쉬는 것도 죄책감을 느껴야 할 만큼 이 일이 위중한 일인가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니 그 일을 하는 것은 내 책임이다. 병가를 더 쓰면 되지만, 그렇게 하기엔 필요 이상으로 양심적(?)이고 불편한 것을 못 견뎌하는 편이다. 양심적이라는 표현은 내가 극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방향으로 해석하면 양심적인 게 아니라 모자라는 인간 유형이라고 보는 게 얼추 비슷하다. 약효가 떨어지니 처음 입원하러 가야겠다고 느낀 그 시점과 다를 바 없다. 머리는 깨질 것 같고 눈은 잘 떠지지도 않는다. 엄청난 숙취가 몰려와서 그대로 고꾸라질 것 같은 상황과 .. 2023. 4. 15. 이전 1 ···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