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20~2024>/<2023>260 7.15. 눈밑이 점점 꺼져 들어가서 흡사 호러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아득한 거울 너머에 비치는 내 모습은 현실 같지 않다. 따뜻한 물에 씻고 나와도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 여전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그 아득한 빗속의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끊임없이 밟던 상태가 꿈결처럼 포개진다. 이게 꿈이라면, 혹은 빗속의 고속도로가 꿈이라면, 어떤 하나가 현실 속에서 졸고 있는 뒤쳐진 인식 상태라면 엄청난 실수를 하게 될까 봐 두려운 거다. 내 인생이 어느 순간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적이 있었다. 이젠 어떤 현실도 결국 꿈과 같지만 그대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잘 넘기려고 애쓸 뿐이다. 과하게 쓴 현실도 과하게 친절한 현실도 없다. * 한동안이라고 하기엔 좀 긴 시간인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대화하고, 한 번도 .. 2023. 7. 15. 기억을 위한 기록 어떤 감정이 일거나, 어떤 일이 일어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변하기 전에 기록하는 게 습관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변한다. 그 습관 때문에 조금 전에 혹은 몇 시간 전에, 혹은 당장 일어난 일 중에 기억할만한 일을 머릿속에 머금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와 통화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줄줄 그 일을 읊조린다. 생각을 일기에 옮겨 쓰기 전에 누군가와 대화하는 건 걸러지지 않은 내 머릿속과 일상이 그대로 쏟아져 나오는 일이기에 그런 상태에서 대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일기도 시간 지나서 쓰면 그때 그 감정과 선이 달라진다. 꼭 그대로 기록하거나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이상하게 그렇게 그림 그리는 일기를 쓰면 내 머릿속이 대체로 잠잠해진다. 그 효과를 위해 그러는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어.. 2023. 7. 15. 금요일의 기억 * 아침 출근, 외출, 조퇴를 연이어하고 내 일도 남에게 미루지 않고 오후 5시 이전에 세종 LH 건물까지 당도해야 했던 일정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촉박한 시간과 거리, 엄청난 폭우에 위태위태한 운전을 오랜 시간 해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터넷으로 신청한 임대주택 서류 제출자 명단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회라고 여기고 그 먼 길을 달렸다. 세종시의 금요일 오후는 영화 속에 나오는 텅 빈 도시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래도 우린 한 번쯤 옮겨 가서 살고 싶어서 그 풍경에도 만족했다. 옆자리에 앉은 딸은 잔뜩 긴장해서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어주고 대답을 정성스럽게 해 줬다. 생전에 그런 폭우를 밖에서 목격하긴 처음이다. 간밤에 집에 와서 잠들고 싶어서 무리해서 밤운전을 하다가 결국 얼마 .. 2023. 7. 15. 해냈다. 7월 14일 빗길을 뚫고 미끄러지는 도로에서 어깨가 뭉치도록 종일 운전했다. 아침 일찍 출근 전에 집주인 만나서 계약서를 다시 썼다. 매번 구두 계약으로 연장하고 월세 올려달란 말 한마디로 월세를 올리며 그냥 지나왔다. 조만간에 집을 비워달란 말도 했다. 학기가 끝나기 전에 혼자 집 구하고 이사하는 것은 생각도 못해 본 일이다. 그보다는 오늘 접수할 서류에 확정 일자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어젯밤에 알게 된 것이 문제였다. 엎어지면 코 닿을 가까운 거리만 출퇴근하다가 시외로 한참 달려야 하는 곳에 출퇴근해 보니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오늘은 출근해서 일하다가 연가로 외출 시간을 잡아서 급히 다시 집 근처 행정센터에 가서 그 서류에 확정 일자를 받고 돌아왔다.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을 하고 그 자.. 2023. 7. 14. 서류 잠드는 것, 깨는 것, 견디는 것 다 자신 없어서 어제는 저녁 7시 반이 넘는 것을 보고 약 한 봉지 먹고 드러누웠다. 잠들었다가 깬다고 해도 다시 잠들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기도 하고, 누적된 피로감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덕분에 오늘은 할 일이 많아도 그럭저럭 잘 견뎠다. 어제 받은 문자를 보고 바로 확인했어야 했는데 오늘에야 설렁설렁 확인하고 보니 내일부터 접수다. 그냥 해보는 것뿐이다. 꼭 당첨되지 않아도 우린 기회가 생겼으니 도전할 수밖에 없다. 딸의 1 지망은 세종, 2 지망은 경기, 3 지망은 울산이다. 7월 초에 딸의 1 지망 지역에 임대 주택 신청을 받길래 인터넷으로 신청했다. 서류는 1.5배 수로 접수받는다는데 그 지역 거주자가 아니어서 지역 점수 꼴찌에 가산점 .. 2023. 7. 13. 6.26. 어제 남해에 다녀오는 길에 다솔사에 들렀다가 절 앞 솔숲을 지나서 다솔사 가는 길을 등지고 선 자리에서 몇 번이나 반복되는 것 같은 기시감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돌아서면 수십 년도 한 순간이라고, 어린 딸 손잡고 함께 갔던 그 시절이 금세 20년이나 지나고 우리가 언젠가 오늘을 떠올릴 때 다시 20년쯤 지난다면 인생이 눈 깜짝 몇 번 하면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이제 우리가 한 번만 더 이곳에 함께 오면 다시 20년이 지나서 그때라고 말할 거라고 내 입에서 뱉는 순간 정말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지나간 것은 아무렇지 않다. 그냥 그랬던 거다. 오늘도 한순간 지나갔다. 바람이다. 2023. 6. 26. 6.25. 오늘 대화는 뉴스에 실린 사진 몇 장에서부터 시작했다. 남해로 달리는 차 안에서 허리와 발목이 쇠사슬로 묶은 안중근 의사 사진과 항일운동을 이유로 잡혀 들어가서 목숨을 잃은 소녀들 사진을 본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 목숨 귀하지 않은 이가 없을 텐데, 일본 놈들에게 바짝 붙어서 동족의 등에 칼을 꽂는 흡혈귀 같은 부류가 있는가 하면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서서 그렇게 목숨을 잃은 분들은 보통 사람의 마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겠지. 나는 그 소녀들 얼굴을 보고 온몸이 떨리고 아팠어. 나는 차마 하지 못하는 일을 그 어린 나이에도....." 지금 굴러가는 현실을 보면 도대체 나라가 뭐냐고. 눈먼 돈 빼먹는 거대 프로젝트? 위임받은 권력을 왕권처럼 누리고 찍어누르기 게임처럼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 판타지 호러 영.. 2023. 6. 25. 정리 어지간해선 집에 낯선 사람을 들이지 않는다. 며칠 전에 다녀간 가스 검침원은 해마다 두 번씩 보니까 아는 얼굴이다. 내가 근무지를 옮겨 다니며 집을 비워서 약속 날짜를 바꾸거나 건너뛰어야 해서 개인적인 통화를 두어 번 한 뒤로 기억하는 모양이다. 손님이랄 것도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누군가 방문할 때만 대충 티 나게 치운다. 이사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 그 해부터는 수시로 다른 지역에서 살다 오기를 반복하면서 짐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쌓아두기도 했다. 이사든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사 들기 전부터 쓰던 낡은 장판을 갈아주지 않고 입주한 바람에 정말 낡아서 볼품없는 장판 위에 물건이 많으니 청소해도 별로 표가 나지도 않는다. 에어컨 실내기에서 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것으로 보아 외부로 뺀 관이 짧아.. 2023. 6. 24. 6.24. 오래된 나무가 많은 길을 걷고 나면 충전이 된다. 더워도 나무 그늘 아래는 걸을만했다. 진주 강주연못에 연꽃은 아직 봉오리도 맺지 않았고, 함양 상림 공원에 연꽃은 이제 막 꽃봉오리가 맺혔다. 오랜만에 디지털카메라를 들고나갔다. 아직 사진과 영상을 컴퓨터에 옮기지 않았지만 미리 보기 창으로만 보아도 요즘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메라보다 예전에 쓰던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더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아이폰 13프로로 찍은 사진은 너무 쨍하고,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좀 희미한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십 년도 훌쩍 넘은 카메라가 요즘 나온 카메라에 비견할 바가 못된다. 이제 저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내가 주머니 안에 들어가는 똑딱이 디카를 늘 가지고 .. 2023. 6. 24. What can I do 어쩌자고 너는 이토록 넘치고 또 넘쳐서 그립고 애틋하고 아쉬운 것이냐 너는 어쩌자고 이토록 넘치고 또 넘치는 것이냐 나는 어쩌라고 * 커피 한 잔 사서 카페인 충전하고 멀리 떠나볼 참이었다. 비상 깜박이를 켜놓고 잠시 커피 사러 나서다가 차 문에 다리가 긁혔다. 처음엔 그냥 피부만 긁힌 줄 알았는데 시커먼 피가 맺혔다. 순간 아찔한 기분에 다리에 힘이 풀린다.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소독약을 찾아보니 눈에 뵈는 건 빨간약뿐이다. 일단 요오드액을 발랐다. 다리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다. 이제 알량한 내 주말여행은 반경이 몹시 몹시 줄어들었다. 가긴 어딜 가겠어? 이 꼴로. 가방엔 아침에 찐 고구마에 찐 달걀에 보리차에 과일까지 야무지게 도시락으로 준비했는데 방안에서 까먹자니 아쉽고, 다리에 통증이 조금 가라앉.. 2023. 6. 24. 일기를 쓰지 않으니..... 가슴이 답답하다. 일기 카테고리를 전부 닫아놓고 정리하려고 했는데 가만히 고여서 하는 것은 다음 주에 비 오면 그때나 하지 싶다. 어제 병원 두 곳에 들렀다가 왔다.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의사가 그래가지고 복직해서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냥 잠이라도 잘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는 것 외에 나중에 닥칠 일은 그때 되어봐야 알겠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오늘은 너무 일찍 잠이 깨서 어딜 나서려고 준비했다가 감정선이 무너져서 주저앉았다. 나는 너무 감정적이다. 이걸 조금 더 죽여야겠다. 호흡에 집중하고 싶은데 집 근처 공사장에서 오는 소음이 나를 두 번 죽이는 것 같다. 집에서 나가야 할 것은 자명하다. 브로콜리 데쳐서 무쳐서 들고나가려고 했는데 금속 재료 자르는 기계음이 몇 시간째 계속되니 고문당하는 .. 2023. 6. 24. 습기 이 블로그는 '습기(習氣)'를 글로 흘려보내는 해우소 같은 곳이다. Vasana를 글로 그려내는 나만의 운동장. 대부분 그런 부류의 생각을 순간순간 바람에 구름 흘러가듯 스쳐가는 것을 카메라로 순간포착하듯 순간의 습기를 담아서 버리고 정돈하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아직 벗지 못한, 정돈하지 못한 습관적 성향이 가끔 문제를 일으킨다. 큰 문제는 아니어도 오래 이어져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카르마로 나타날 때는 괴롭다. 그보다는 내가 나를 괴롭혀서 벌을 더 받게 만드는 습성도 있으므로 필요 이상의 선을 넘지 않도록 조율할 방법이 필요하다. 자기 학대와 반성은 엄연히 다르다. 분리 되어서 한동안 잊었다가 돌아갈 때가 되니 하나둘씩 얼굴이 떠오른다. * 결핍에서 비롯하는 갈망 어떤 이는 돈만 많으면 그럭저럭 살.. 2023. 6. 21. 6.19. 불안정한 상태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몰라서 잠시 방황하다가 거실 소파에 벌렁 드러누워 창밖으로 멍하니 하늘을 보다가 눈을 돌려보니 어제 청소해 놓은 말끔한 거실 상태를 보고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제야 어젯밤에 사 온 생가자미 생각이 났다. 오늘 끓이지 않으면 생물이라 상태가 나빠져서 비려서 못 먹을지도 모른다. 손질된 생선이지만 가위로 지느러미를 마저 오려내고 칼집 몇 개 내서 준비하고 불린 미역을 참기름과 국간장으로 달달 볶아서 국물을 만들었다. 오늘은 정신을 어디에 빼놓은 것 같은 상태로 국간장을 두 번이나 들이부어서 국물이 짜다. 가지덮밥도 만들겠다고 가지를 씻어놓긴 했는데 긴장이 풀린다. 마침 딸내미 전화가 와서 밀린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에어컨 리모컨 못 찾아서 수동으로 돌렸다는 이야기.. 2023. 6. 19. 혼자 잘 논다~ 이틀 동안 혼자 돌아다니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었다. 조금 더 체력이 좋은 상태였더라면, 혹은 주말 날씨가 조금만 더 선선했더라면 연화도에 만개한 수국의 물결을 보러 갈 참이었다. 거기까진 욕심인 듯하여 아름드리 큰 나무가 가득한 평지 숲 걸으러 함양 상림에 다녀온 것을 시작으로 어제는 동네 편백숲(단점은 코스가 260m-그래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여러 번 왔다 갔다 해야 한다는 게 흠이다)에 사람이 거의 없을 시각에 가서 혼자 독차지하고 걷다가 깨방정 셀카도 찍고 티 없이 잘 놀았다. 숲에서 얻은 기운으로 가장 즐겨찾던 바닷가 산책길에서 해진 뒤에 조금 더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동네 마트에서 먹거리를 사서 돌아오는 코스로 며칠은 숲과 바닷길 두 코스를 오가며 걸어볼까 싶다. 오늘은 수월리 방풍림.. 2023. 6. 18. 6.18.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더위가 시작된 뒤에도 공기 순환기를 틀어놓고 견디는 데에 별 지장이 없었는데 오늘은 조금 움직이기만 해도 훅훅 더운 열기가 사방에서 들어오는 날씨다. 바람맞겠다고 창을 열어놓는 것보다 암막 블라인드까지 쳐서 빛과 열기를 가리는 게 유용할 정도로 덥다. 틈틈이 에어컨 리모컨을 찾다가 포기했다. 작년에 이 집에 살지 않고 비워둔 바람에 그전에 리모컨을 어디에 잘 모셔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대체로 찾기 쉬운 곳에 던져두기 마련인데 몇 차례에 걸쳐서 정리하고 청소하면서 가구 배치도 바꾸고 눈에 띄는 것을 담아서 버리기를 몇 차례 반복하는 중에 작은 리모컨을 실수로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이미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벽걸이 에어컨 필터를 씻어 끼우고 수동 버튼 하나를 찾아.. 2023. 6. 18. 귀인 낮에 숲길을 걸으면 밤에 잠드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오랜만에 함양 상림 공원에 다녀왔다. 가는 길에 기도처럼 입에서 절로 나오던 말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이 절로 흘러넘쳐서 혼잣말로 반복해서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운전대를 잡고 내 머리 위에서 울리는 소리로 온몸이 악기처럼 어떤 기운과 공명하며 느끼는 환희심이 그런 단어로 흘러나왔다. 집에서 준비한 과일 도시락을 딸에게 주고 돌아서며 비보를 전했다. 어쩌면 한 번쯤 각오한 일이어서 그런지 충격파가 크지는 않았다. 그 사이 내 속을 서서히 무너지게 한 실금이 생기기 시작한 지점이 어쩌면 그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입밖으로 꺼내지 않다가 이제야 꺼냈다. 종양 같은 것을 그대로 안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내려고 했던 거다. 오늘 터.. 2023. 6. 17. 모기 소리 귓전에 모기 소리가 나서 신경 쓰인다. 오늘도 자야 할 시간을 넘겼는데 잠들지 못했다. 잠자는 방에 설치한 LED 형광등이 불량이어서 완전히 꺼지지 않는다. 내일은 다른 장소에서 잠을 청해봐야겠다. 눈 뜨면 가자미 미역국 한 그릇 먹고, 김치김밥, 매운어묵 김밥 두 가지 싸고 과일 도시락까지 준비해서 함양 상림에 소풍 가고 싶다. 그 숲에서 한숨 자고 싶다. 치유의 숲 평지 숲에 가서 흙을 밟고 싶다. 산청에 들러서 어탕국수도 한 그릇 먹고 싶고, 남해 물건숲에서 거닐다가 수평선 보이는 자리에 의자 깔고 앉아서 물멍 때리기도 해보고 싶다. 해 질 무렵 하동 송림 숲에 가서 숲길을 거닐다가 햇볕에 달궈진 모래밭도 걸어보고 싶다. 지리산 대원사까지 가서 계곡따라 이어진 유평마을까지 산길을 걷고 싶다. 어디든.. 2023. 6. 16. 6.15. 마트에서 평소에 사지 않던 소금 1kg짜리를 두 개 샀다. 당장 쓸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불안하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마트에 들를 때마다 소금이나 마른미역, 다시마 등을 사야 할까? 손질한 가자미를 두 마리 샀다. 미역 두어 줌 불려서 참기름과 국간장 넣고 달달 볶아서 가자미 미역국을 끓인다. 국간장을 조금 덜 넣고 나머지 간은 소금을 더하면 깔끔하다.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싶은 건 먹어야지. 며칠 전에 과로해서 생긴 병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친구와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오랜만에 황톳길을 걸었다. 남편 걱정하느라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집에 들어가 버렸다. 아픈 동안 바닥을 치던 체력이 금세 회복되었을 리 만무하고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 친구는 퇴근한 뒤에 뭔가 하는 게 당연히 피곤.. 2023. 6. 15.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