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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5>72

추석맞이 사진찍기 놀이 피곤해서 나가기 귀찮다는 딸 억지로 끌고 나가서 사진 찍고, 내가 더 피곤해서 얼른 집에 돌아와서 방에서 딸 폰으로 셀카를 찍었다.그래도 해마다 우리 모녀가 하는 거니까 추석엔 기념사진이라도 찍어야지. 2015. 9. 27.
자비네 마이어 클라리넷 리사이틀에 다녀와서..... PROGRAM 멘델스존: 협주적 소품 2번 d단조 Op. 114 Mendelssohn: Concert Piece No. 2 in d minor Op. 114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슈만: 3개의 로망스 Op. 94 Schumann: Three Romances Op. 94 for Clarinet and Piano 브루흐: 8개의 소품 Op. 83 중 제2번, 제6번, 제7번 Bruch: Three Pieces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from Op. 83 (No. 2, No. 6, No. 7) ― 중간 휴식 INTERMISSION ― 슈만: 5개의 카논 형식 연습곡 Op. 56 (요스트 미하엘스 편곡) Schumann: Fiv.. 2015. 9. 24.
잠들지 못한 시간 저녁에 신경이 흠칫 곤두서는 바람에 늦은 시간인데도 잠이 들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다. 저녁에 잠이 잘 올만큼 충분히 걷기도 했는데 그다음이 문제였다. 잠잘 준비를 하라고 했더니 제 방에 가서 감감무소식이길래 가봤더니 딸이 뭘 하다 놀랐는지 흠칫 놀란다. 그러더니 거울을 보며 눈 아래가 찢어져서 피가 난다고 울기 시작했다. 거울 앞에 있던 가구 모서리에 부딪혀서 눈 아래 피부가 살짝 찢어졌다. 그 아래 휴대전화 충전기를 끼워놓고 그걸로 뭔가 몰래 하다가 내가 와서 놀라서 일어서다가 부딪힌 것이다. 한두 번 그런 것이 아니라서 알기는 하지만 그때마다 다른 것을 하는 척해서 대충 잔소리 한마디 정도로 끝냈더니 수시로 휴대전화 가지고 노는 모양이다. 이번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화를 버럭 내고 등짝도 한 대.. 2015. 9. 14.
인생은 혼자 걷는 길 혼자 걷다 오는 길. 오늘도 여전히 나는 혼자 이 길을 걸었다. 혼자인 것이 싫다. 2015. 9. 13.
9월 12일 오후 5시에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었다. 딸이랑 둘이 공연 보러 가기 전에 통영 전통 비빔밥 먹으러 갔다가 우산을 받쳐 들고 공연장으로 갔다. 조개, 홍합, 해초 등을 많이 사용하는 통영 전통비빔밥을 너무 좋아해서 딸과 함께 '향미 식당'에 가끔 간다. 이 집 비빔밥은 세 끼를 다 먹으래도 먹을 수 있겠다. 나물은 좋은데 사다가 종류대로 손질하고 만들어놓으면 별로 먹을 것도 없다. 손 많이 가고 양도 적으니 둘이서 한 끼 먹을 땐 사 먹는 게 훨씬 낫다.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과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가 끝난 뒤 잠시 휴식 시간에 공연장 밖으로 나왔다. 공연장 바깥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35는 평소에 즐겨듣고 워.. 2015. 9. 13.
9월 9일 오늘은 어제 만들었던 허니버터 감자를 다시 만들어 먹었다. 밤늦게 tvN에서 하는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를 보다가 그만..... 출연진들이 스페인에서 맥주를 시원하게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나도 냉장고에서 맥주를 하나 꺼냈다. 기네스 캔 하나를 따서 접시에 남은 감자를 안주삼아 정말 오랜만에 맥주를 마신다. 평일에 TV 거의 안 보는데 딸이 이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매주 수요일마다 보게 된다. 금요일 밤에는 '삼시 세 끼'보고 수요일에는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를 본다.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면 꼭 음식을 먹게 된다. 내일 해야 할 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되니까 오늘은 맥주 한 잔에 긴장을 풀고 편하게 잠들고 싶다. 2015. 9. 9.
9월 7일 9월 7일 지난주부터 저녁에 딸 공부하는 것 지켜보느라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서 일주일간 집안에서만 지냈더니 자꾸만 필요 이상의 음식을 먹게 된다. 오늘부터는 오후에 햇살이 좀 가라앉는 시간 즈음에 나가보기로 했다. 오후의 햇살이 아직은 뜨겁다. 벼와 과일이 마저 익어야 하니 좀 뜨거울 때다. 그래도 모자도 쓰지 않고 그냥 햇볕을 쬐는 게 좋아서 그늘 없는 바닷길을 한 시간 넘게 걸었다. 오랜만에 걸었더니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평소에 걷던 길을 거슬러 간 지점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평소 걷던 코스를 거꾸로 걸어 나왔다. 어지간해선 끝까지 가보기 힘들었던 자전거도로 끝에 낯선 리조트가 생겼다. 개인 소유지가 아니었던 도로까지 점유해서 만들어진 리조트가 그다지 달갑진 않았다. 시에서 살림을 이따위로 잘하.. 2015. 9. 7.
복잡하고 무거울 땐 필요 이상의 것, 감당하기 힘든 것을 줄이고, 정리하고, 버리기! 2015. 9. 2.
9월 2일 1일 며칠 제대로 잠을 못 잤더니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 같다. 전체적으로 하나하나 부실해지는 기분이 든다. 오늘은 어떻든 일찍 잠들어서 밤잠을 푹 자야겠다.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문제지만 수면부족으로 뒷감당해야 할 부분이 너무 크다.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고 기침도 나기 시작했다. 커피도 당분간 줄이거나 끊어야겠다. 며칠 전에 동그라미님이 은용액과 식용 과산화수소, 프로바이오틱스 생균이 담겼다는 요구르트를 한 박스 보내주셨다. 병원 치료를 받아도 그다지 큰 차도 없이 계속 통증에 시달린다는 이야길 들으시곤 은용액을 복용해보라고 보내셨다. 너무 많은 양을 보내셔서 손을 못 대고 있다가 최근 너무 여러 가지 증세가 한꺼번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겁먹어서 은용액을 마셔보았다. 그전에 보내주셨던 MMS는 냄새와.. 2015. 9. 2.
잠들기 전에..... 잠을 푹 자야 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한밤중에 혹은 새벽까지 깨어있는 날은 가슴이 답답하다. 비 온다고 닫았던 거실 창을 열었더니 습기가 훅 들어 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창을 닫았다. 어릴 때 내가 하고픈 일에 대해 부모님께서 반대하실 것을 미리 알고 말도 꺼내보지 못하고 포기해야 할 것이 안타까워 온밤 혼자 잠못들고 앓던 때도 이렇게 심장이 아픈 것 같고 가슴이 답답했다. 이 통증이 그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어쩌면 하나도 잊지 않고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통증으로 인해 몸이 기억해낸 이후 흩어졌던 자잘한 기억들이 다시 떠올랐다. 유년의 기억들은 그렇게 묻어버린 것이 많았다. 굳이 지금 세세하게 기억할 필요가 없으니 뇌가 알아서 적절히 삭제했거나 덮었을 .. 2015. 9. 1.
가을, 첫 콘서트 내일 저녁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서울 윈드 앙상블의 이야기가 있는 콘서트'가 열린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이번에도 혼자 가기로 했다. 초저녁 바람이 산산한 것이 벌써 가을이 온 것 같다. 마침 콘서트홀이 집과 멀지 않은 곳이어서 기대없이 가서 앉았다 오려한다. 오늘은 오후 내내 감미로운 이루마의 연주를 들었다. 공연날짜 : 2015.08.27 공연시간 : 19:30 공연장소 :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공연문의 : 055-650-0471~3 PROGRAM 레너드 번스타인: 〈사운드 오브 뮤직〉 Leonard Bernstein: Sound of Music 레너드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Leonard Bernstein: West Side Story 빔 라세롬스: 자일로마니아 (타악기 이동재 협연.. 2015. 8. 26.
8월 20일 달력을 확인하지 않으면 날짜가 며칠인지 알 수가 없을 만큼 시간이 가는 것에 무뎌졌다. 특별히 집을 나서서 뭔가 해야 하는 일이 있는 날만 확인하고 그 외의 날들은 그냥 일과를 적정선에서 마무리하는 정도 이상의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내고 있다. 그야말로 신선놀음하듯 편하게 지내고 있던 셈이다. 물론 이 평화와 안정이 무한히 지속하진 않겠지만 지금 주어진 시간을 맘껏 누리며 지내려 한다. 내일은 딸이 다니는 학교에 급식 모니터링을 하러 아침에 나갔다 올 것이고, 다음날은 딸이 꼭 먹으러 가자는 사천 재건 냉면집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는 뭔가 조금 달라진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다. 어떻든 생활의 변화를 주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최근에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쏟아지던 잠을 무한대로 자던 딸이 .. 2015. 8. 20.
8월 17일 내 아이 스물아홉에 어언 8년 만에 그 절에서 정말 우연히 말도 안 되게 우연히 Y를 다시 만났다. 처음 Y를 만난 곳도 그 절 마당에서였다. 고향을 떠나 살던 그가 그날 나와 같은 시각에 그곳에 서서 나를 보게 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우연은 아니었다. 그날 그는 내게 오래전에 한 약속을 은근히 꺼내어 말했다. 고등학생일 때부터 그 친구와 편지를 나눴다. 대학 2학년 때까진 잊을만하면 한 번씩, 혹은 마음이 당길 땐 한 달에 몇 번씩 편지를 보내오곤 했다. 철학적인 이야기나 문학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던 때였다. 대놓고 사랑 이야기를 해보지 못한 것이 그와의 인연에 대해 유일하게 남는 아쉬움이었다. 이야기해볼 용기를 내었을 땐 이미 늦었다. 그는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 2015. 8. 17.
블랙홀 잠들기 전에 딸이 나를 보더니 "엄마는 뱃속에 블랙홀이 있나 봐....." 갑자기 밤늦게 종일 굶은 사람처럼 뭔가를 찾아서 먹을 때가 있다. 마음에 허기가 질 때..... 정말 내 뱃속에 블랙홀이 생기나 보다. * 인연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 법정스님 2015. 8. 17.
8월 16일 어제는 바닷가 산책길에 불꽃놀이를 보게 되었다. 마침 시야에 가리는 것 없는 장소에서 한산대첩축제의 하나로 불꽃놀이 하는 걸 보게 되었다. 화려한 불꽃이 바다에 반영으로 비치는 광경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게 했다. 주섬주섬 가방을 뒤져서 카메라를 찾았다. 바다 위에 비친 빛깔이 너무 고와서 찍어서 딸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메모리카드를 컴퓨터에 꽂아두고 그냥 나왔다. 시간대는 잘 맞았는데 준비 없이 나온 걸음에도 눈에 띄면 뭐든 찍어놓는 습관이 있는 내게 디카가 없는 그 날의 외출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염증이 생겨서 오래 걷기엔 불편했지만 나선 걸음에 가는 데까진 걸어갔다가 돌아와야겠었어 통증을 참아가며 욕심대로 걸었다. 그래야 어쩐지 시원할 것 같았다. 전날 갔던 전망대.. 2015. 8. 16.
통영국제음악제 가을시즌 통영 국제음악제 가을 시즌 표를 오늘 몇 가지 예매했다. 다음 주에 서울윈드 앙상블 콘서트를 시작으로 9월 12일(토)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임헌정 지휘)와 12월에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 공연 표를 예매했다. 다른 공연은 그때 시간이 확정되면 아쉬운 대로 전날쯤 예매해서 가기로 하고 꼭 보고픈 공연 두 가지를 딸과 함께 보러 가기로 약속했다. 평일 공연은 딸이 학교생활 때문에 피곤하니 못보겠다하여 다음 주 공연은 혼자 보러 가기로 했다. 이제 드디어 가을이 오려나보다. 음악회는 현장에서 보고 듣지 않는 한 그 느낌을 알 수가 없다. 먼길 나서지 않아도 집과 가까운 곳에서 이런 공연들을 접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좋다. 2015. 8. 16.
8월 14일 그림자가 앞서 걸었다. 그러다 몇 걸음 뒤로 물러나는가 하면 사라졌다간 다시 그림자가 우뚝 앞서 걸었다. 나는 그 뒤를 묵묵히 걸으며 결국 혼자라는 사실을 진한 그림자만큼 선명하게 새기는 걸음을 수도 없이 걷게 되었다. 해 질 녘 밀물 드는 소리가 나는 한적한 바닷가에 가끔 나갔다 오곤 한다. 한때는 거의 매일같이 나가서 걷던 길이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혼자 걷는 게 싫어서 나가지 않게 되었다. 어젠 꽤 먼 곳까지 걸었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를 잡고 벤치에 앉아 멀리 보이는 섬에 불빛이 하나둘씩 들어오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 물이 드니 바닷가에 오가던 생명체들도 다들 어디론가 옮겨간다. 다들 제집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게도 고둥도 모습을 감췄다. 멍하니 섬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눈물이 핑 돌았다. 서.. 2015. 8. 15.
8월 12일 내 딸의 장래희망은 국회의원이다. 뭔지도 잘 모르면서 정치인이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해왔는데 아직도 일관되게 그 꿈을 갖고 있다. 간디의 위인전기를 읽고 너무 감명받았다던 아이가 반기문 유엔총장의 이야기를 읽고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살아도 그런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반짝였다. 아이의 눈높이에선 그게 나름의 걱정거리였나 보다. 나중에 어떤 일을 하게 되거나 난 아이가 하고픈 일을 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복지체계가 우리가 사는 이 나라보다 발달한 유럽의 몇몇 나라들만 보아도 많은 사람이 너무나 힘들게 살아야 하고, 그런데도 가난을 대물림해야 하는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다. 나라의 살림을 주도하는 정책결정권.. 2015.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