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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5>72

지름신이 강령하사 한동안 반찬거리나 식자재만 쇼핑하다가 오늘 드디어 계획에 없던 옷을 샀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브랜드의 원피스가 너무 비싸서 한 번도 정품 판매장에 들어가본 적이 없다. 인터넷 아울렛에 70% 할인이라는 문구에 현혹되어 클릭했더니 내가 맘에 드는 상품은 52%만 할인된다. 원래 판매 가격이 만만찮던 옷이라서 할인이 50%가 넘어도 덜컥 사기가 망설여졌다. 어제는 잘 참았는데 오늘은 낮에 장바구니에 옷을 담았다. 딸이 방과 후에 시험 끝났다고 친구들이랑 놀다 들어와서는 작년에 근무할 때 항상 예쁜 원피스를 입고 와서 멋스러워 보이던 어떤 선생님 이야기를 했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샤방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왔는데 옷이 너무 예쁘더란다. 장바구니 열어서 내가 사려고 담아둔 원피스를 보여주니 나한테 잘 어울.. 2015. 7. 1.
7월 1일 벌써 7월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정말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 중3인 딸이 더 빨리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두 해 전 사진만 봐도 지금보다 훨씬 앳되어 보인다. 덩치는 나보다 큰 것이 나에게 매일같이 안겨서 아기 노릇을 한다. 오늘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다. 수업 마치고 친구들이랑 놀러 간다고 용돈을 더 달라는데 어제 지갑에 만 원짜리가 한 장도 없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장을 보거나 마트에 가도 카드로 지급하다 보니 지갑에 지폐가 골고루 들어있지 않을 때가 많다. 전에도 꼭 이런 때가 있었는데 그땐 피자 배달시키고 오만 원짜리 지폐로 지급한 뒤 만 원짜리를 거슬러 받아서 썼다. 어제는 비도 오고 밖에 나가기 싫었다. 며칠 전부터 호박고구마 피자가 먹고 싶었다. 피자 주문하면서 이번.. 2015. 7. 1.
6월 30일 * 찾아서 볼 만한 영화는 거의 다 봤다. 찾아놓고도 손이 가지 않아 열어보지 않은 영화도 있지만, 이젠 영화나 드라마 밀린 것 보는 일도 지겨워졌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도서관에 달려가서 냉큼 빌려온 책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약간 흥이 깨졌다. 이미 어딘가에서 읽어.. 2015. 6. 30.
호기심과 변덕도 나름의 일관성이 있다 흔적님 블로그에 소개된 스타니슬라프 그로프의 '죽음이란' 책에 대한 포스팅을 보고 그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20대중후반에 내가 많은 관심을 가졌던 분야였기도 하다. 이른바 자아초월 심리학에 그 당시에 상당히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변성의식, 심신균열의 치유, 상위적 자.. 2015. 6. 26.
기운 빠지는 날 먹는 보양식 요즘 간혹 딸이 닭을 삶아달라고 한다. 백숙용으로 중닭이나 삼계용 닭을 한 마디 사다가 뱃속에 찹쌀넣고 삶아 놓으면 살만 골라 먹길래 닭을 삶아 건져서 수육을 먼저 주고 닭 삶은 국물을 따로 걸러내서 찹쌀 불린 것 넣어서 죽쑤어서 주면 닭죽을 또 맛있게 잘 먹는다. 6월 20일 이 날.. 2015. 6. 26.
또 한 번의 생일이 지났다 이달 초에 내 음력생일이 지났다. 어릴 땐 어머니 손에 항상 생일 미역국과 간혹 내가 좋아하는 쑥떡 차린 생일상을 받곤 했다. 부모님 슬하에서 벗어난 후에 생일은 가끔 내 존재에 대해 낮고 쓸쓸한 생각부터 시작하여 다시 새로운 한 해를 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날이다. 올해는 딸이 미역국을 직접 끓여주겠다는 말하긴 했지만, 큰 기대하지는 않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딸이 언제 만들었는지 생일카드를 주고 학교에 갔다. 어린이집 다닐 때 내게 카드를 만들어준 뒤로 편지나 카드를 받은 기억이 감감한데 그날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 어떤 선물보다도 고마웠다. 정말 고맙고 대견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걸 들고 오후에 학교에 가서 선생님들께 카드 보여주며 딸 자랑을 좀 했다. 뒷면에는 내가 .. 2015. 6. 26.
6월 26일 요즘 요리와 관련된 TV프로그램이 많다. 시간 맞춰 TV 앞에 앉아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인터넷으로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 중 몇 가지는 골라서 보고 있다. 그 중에 요즘 대세라는 '백종원'씨의 레시피를 참조하여 이것 저것 만들어서 맛있게 잘 먹고 있다. 제일 먼저 따라해본 것이 짜장라.. 2015. 6. 26.
6월 24일 우중충한 날씨 탓에 기분이 완전히 바닥까지 가라앉는다. 날씨가 괜히 누명을 썼다. 오늘 내 기분이 이렇게 엉망인 것은 날씨 때문이라고. 맥북에 깔려있던 사진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사진이 날짜별로 보기 편하게 정렬되었다. 그 바람에 사진을 뒤적이다 여행 사진도.. 2015. 6. 24.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알랭 드 보통의 책 속에서 샤를 보들레르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샤를 보들레르(1821년, 파리 태생) 그는 일기에서 "'가정의 공포'라는 무시무시한 병"과 "아주 어렸을 때부터 느꼈던 외로움, 가족과 학교 친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고독한 삶을 살 운명이라는 느낌"으로 인해서 겪는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프랑스를 떠나 "일상"(이 시인에게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말이었다)이 기억나지 않는 다른 곳, 먼 곳, 다른 대륙으로 가는 꿈을 꾸었다. 날씨가 더 따뜻한 곳, 「여행에의 초대」에 나오는 전설적인 2행에 따르면 모든 것이 "질서와 아름다움/호사와 고요와 쾌락"인 곳. 그러나 그는 여기에 따르는 어려움도 알고 있었다. 〈'여행의 기술' 중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에서 발췌〉 몹시 공감 .. 2015. 6. 21.
아직 나는 한참 멀었다. * 누군가 이야기 할 대상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 있긴 하지만. 다들 바쁘다. 나는 아직 뭔가 준비가 덜 된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을 관심있게 볼 마음의 여유도 없고, 방어적이고, 이왕이면 허술하고 약한 나를 누군가 챙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저변에 깔.. 2015. 6. 17.
6월 14일 * 책상 위에 온갖 물건들이 수북하게 쌓여서 물건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 책상 정리를 하고 컴퓨터 위치를 바꾸고 작은 수납용 가구들 위치도 바꾸었다. 책상이 넓어져서 노트북도 올려놓고 서류 정리함도 올려놓고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진작에 했어야 될 일이지만 .. 2015. 6. 14.
6월 11일 * 사진을 디카 메모리카드에 그대로 둔 것도 많고, 컴퓨터에 옮겨놨어도 블로그에 옮겨놓지 않은 이상 잊고 사진을 들춰볼 기회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가끔 딸이랑 사진을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기엔 블로그에 사진을 옮겨놓고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역시나 좋다는 결론이 나왔.. 2015. 6. 11.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해지겠지 밤이든 낮이든 깊을 잠을 거의 못잤다. 사흘째 잠을 못잤더니 머리도 눈도 맑지가 못하다. 오늘은 어떻든 자정 전에 잠을 들이려고 했는데 딸이 금요일 마감인 과제를 한다고 새벽 2시 즈음까지 버티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또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날이 부옇게 밝아오는데 눈과 머리.. 2015. 5. 22.
4월 18일 *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의 문제와 갈등의 양상이 달라진다. 아침에 인터넷 뉴스를 읽고, Podcast로 정치와 사회 이야기를 듣고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은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면서 아무 힘도 없다는 사실에 한숨을 쉬었다. 권력을 잡은 무리들의 부도덕함이 .. 2015. 4. 18.
4월 5일 2주 정도 치료받으면 완치된다던 염증치료가 별 차도가 없다. 병원에 계속 다니면서 주사 맞고 약을 받아 먹긴 했는데 여느 때와 달리 그닥 효과가 없는 듯 하여 다시 검사해보니 백혈구 수치가 3분의 일 정도밖에 안된단다. 그러니 2주 정도는 병원에 더 나오라는 것이다. 오늘은 새벽에 .. 2015. 4. 6.
주말이 되니 평일보다 더 기운이 빠진다. 학교 다녀오면 새 학년 반친구들 이야기며, 선생님들 이야기를 조잘거리던 딸이 오늘은 늦잠 실컷 자고, 제 방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플룻을 불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교에서 올해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본다고 다음 금요일에 오디션을 본단다. 플.. 2015. 3. 7.
이제 일주일 남았다. 딸과 함께 15년 살면서 여태 보낸 겨울 중에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쉬고 밀린 영화나 드라마도 보면서. 이제 일주일 남은 개학 전까지 학교 일 남은 것 매일 조금씩 정리하고 남은 시간 동안 유럽여행 사진 남은 것 정리를 마저 해 볼 참이다. 프랑스, 독.. 2015. 1. 26.
........... 무기력함과 우울함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힘든 일이 있을 때는 힘든 일에 치어서 그러려니 하고 억지로 삼키던 것이 올 겨울은 편안하고 아무 일도 없는데 목 안에 걸리고 가슴에 걸려서 넘어가지질 않는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아무 일도 없는데..... 이렇게 스스로를 집안에 가둬두고 지낸 지 한참이 지났다. 그동안 안 보던 드라마를 왕창 다운로드하여서 몇 날 며칠 드라마와 영화만 봤다. 이젠 더 볼 것도 없다. 사람이 그리운데 사람이 너무 무섭다. 말 섞을 사람도 없고, 함부로 말 섞는 것도 싫다.  연초에 새해인사를 길게 카톡으로 써서 보낸 제자에게도 고맙다는 간단한 답도 보내지 못했다. 2주만 지나면 개학이다. 개학 전에 미뤄둔 일은 어떻게든 다 끝낼 수 있을지 걱정은 되는데 손대기 싫고, .. 2015.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