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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김서영 베트남 쌀국수 2023-10-28 작년 봄에 처음 알게 된 '김서영 베트남 쌀국수' 그때 가게가 이 자리였는데, 코로나 여파로 손님이 줄어서 그런지 넓은 매장에서 시장 골목 작은 가게로 옮겼었다. 올봄에 찾아갔을 때 만삭이었던 몸을 풀고 최근에 예전 가게 자리로 옮겨서 다시 장사를 시작했다. 전에 옮겨갔던 시장 골목에 있던 가게는 좁아서 손님 앉을 탁자가 두 개뿐이어서 대부분 배달 장사만 했다. 예전 가게로 옮겨서 자리가 늘었다. 이제 백일 지난 막내 셋째 아들이 작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을 다 먹은 다음에 막내아들을 안고 나와서 보여주셨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가슴이 벅찼다. 다음에 오면 아들이 더 자랐을 거라는 말까지 더해서 아이에게 그냥 손님인 나를 이모라 칭하며 환대해 주셨다. 저 안.. 2023. 10. 28.
사과 시계 지난달에 애플워치를 샀다. 기분이나 몸 상태에 따라 심박수 변화가 생기면 알려준다. 그 신호에 따라 내 상태를 알아채고 심호흡하고 내 마음을 돌볼 기회를 챙긴다. 혼자 지내기엔 넓은 집에 곳곳에 널린 짐 투성이다. 이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리할 의지가 생기진 않는다. 들고 다니던 휴대전화를 어디에 뒀는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무음으로 해놓고 생활하니 딸에게 전화 좀 걸어서 내 폰을 찾아달라고 해도 진동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애플 워치로 내 전화기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아주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 목이 많이 안 좋아서 며칠 연이어 모과차를 달여서 먹을 때는 좀 나아지는가 싶기도 하고, 설탕이 너무 많이 든 것 같아서 모과차 끓여서 마시던 것을 이틀 전에 끊었다. 과식하.. 2023. 10. 27.
기억 멀미 2023-10-27 새싹 채소 사놓은 것을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엊그제 두부를 샀다. 그땐 데쳐서 쓰려고 했는데 오늘 금요일이어서 구웠다. 스트레스 해소용 음식은 몸에 별로 안 좋은 줄 알면서도 기름에 튀긴 게 입엔 맛나다. 찐 고구마가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저 샐러드 접시에 든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찼는데도 고구마를 먹었더니 과하다. 내일 아점 약속을 제대로 잡아서 뿌듯하다. 내 딸과 학교에서 자주 어울린다는 친구를 볼 기회가 생겼다. 작년에 삼천포에서 알게 된 베트남 음식점에 딸 친구와 함께 셋이서 아점 먹으러 일찍 나서기로 했다. 둘이 가면 세 가지 음식을 주문하는데 셋이 가니까 더 많은 종류의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부푼 딸이 오늘은 통화를 길게 한다. 가볍게 먹고 좀 걸.. 2023. 10. 27.
This is Acting 한때는 아이브의 'I AM'을 반복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속도감을 즐겼으나, 요즘은 Sia의 Unstoppable을 반복해서 가장 자주 듣는다. 앨범 제목 This is Acting에 꼭 어울리는 노래 Unstoppable을 자꾸 듣다 보니 굳이 해석하려고 하지 않아도 뭔지 모르게 와닿는다. 어느 순간 가속 페달을 밟으며 내 속에서 누군가 외치는 것 같은 가사를 따라 흥얼거리며 어깨춤도 춘다. 신호 대기 중엔 가끔 왼쪽 발로 박자도 탄다. 오늘도 퇴근길에 해지는 길 따라 다시 해 뜨는 동네까지 그대로 잠들지 않고 끝없이 달리고 싶었다. 언젠가 포르셰를 타고 아우토반에서 최대 속도로 달려보고 싶다. 지쳐서 다시 돌아갈 곳을 찾고 싶을 때까지 달리고 싶다. 딸이 취직하면 이 차를 출퇴근용으로 넘긴 뒤에 .. 2023. 10. 27.
액상 과당 탄수화물보다 더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하고 위험한 게 액상과당이라고 딸이 내게 위험 경고를 줬다. 탄산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고 생활하니까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 일주일 내내 목 아파서 엄청난 양의 설탕에 절인 모과차에 청귤차를 물 마시듯 훌훌 몇 통씩 마셔댔더니 정말 보란듯이 단숨에 체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뱃살 또한 언제 날씬한 적이 있었냐고 비웃듯이 늘었다. 목 아파도 모과차는 이만 끊어야겠다. 흑도라지청도 액상과당 덩어리. 얼마나 많은 설탕을 일주일 동안 몸에 들이부었는지 오늘에야 생각해냈다.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고 하루를 견디는 게 때론 힘에 부친다. 그간 내 뇌를 계속 속여서 움직이게 한 거였다. 알면서도 없는 힘도 써야할 지경으로 이 바닥 일은 쉼도 실수도 아픈 것도 용납하지 않는 이상한 .. 2023. 10. 26.
장어탕 한 그릇 2023-10-26 몸에 기운이 영 돌아오지 않는 것 같고 몹시 지쳤던 월요일이었다. 9월 11일에 퇴근하고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엉뚱하게 장어구이집에 한 그릇도 파는 장어탕을 먹겠다고 다리 넘어갔다가 그 음식점 근처에 주차하려고 골목에 들어가서 골목으로 들어오던 차와 모퉁이에 불법 주차한 차 사이에서 우회전하던 내 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다. 한 달 보름 만에 오늘 그 집에 찾아갔다. 그날은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상황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112에 신고도 하고 보험 조사원과 대면하고 이러저러한 일처리를 하느라고 결국 밥집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집에 돌아갔다. 오늘에야 그때 먹지 못하고 뭔가 맺힌 것 같았던 장어탕을 먹었다. 집에 가서 어제와 같은 메뉴를 반복해서 먹는 게 싫.. 2023. 10. 26.
화, 수 2023-10-24 연가를 쓰고 유일하게 한 시간 정도 일찍 나와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 있는 병원 진료도 받을 수 있는 날. 집에 돌아가기 전에 딸 만나서 저녁을 먹었다. 가볍게 딸이 먹자고 하던 따뜻한 국물 파는 식당이 한 달에 두 번 쉬는 날에 딱 걸려서 나름 20년 남짓 간혹 찾아가는 음식점에 갔다. 반찬이 맛있어서 두 번 달라고 해서 먹은 게 많다. 2023-10-25 나보다 생물학적 나이는 몇 살씩 아래지만, 단연코 인생 선배인 두 분과 짧은 산책. 아이가 둘, 넷..... 그렇게 자녀를 낳아서 키우고 직장 생활하는 여자의 삶은 어떨까? 조력자인 남편이 있고, 지지해 주는 다른 가족이 많으니 더 힘이 나서 나처럼 퇴근할 때마다 어깨가 그대로 바닥에 눕는 기분은 아니겠지..... 두 분이 내가 혼.. 2023. 10. 26.
나만의 노천 카페 2023년 10월 22일며칠 연이어 밤운전을 했다. 몇 시간씩..... 뇌가 터질 정도로 섬뜩하게 달궜다. 생사를 걸 일도 아닌데 전신에 세포가 살아야겠다고 발악할 지경으로 팽팽한 긴장 상태로 내몰았다.   그 밤에 사 온 것 중에 먹을만한 것은 이것 하나. 나누어서 며칠은 먹을 분량이다. 낮에 나서기 전에 덜어서 오븐에 구워서 맛있게 먹었다.  이메일함을 열었더니 클라우드 내가 쓸 수 있는 용량이 가득찼다고 돈을 더 내고 용량 많은 것을 쓰라고 권고하는 이메일이 있다. 사진을 마구 찍고 정리하지 않고 뒀더니 엄청난 자리를 차지한 모양이다. 사진 몇 장 정리하겠다고 보관함을 열었다가 마침 오늘이 마감 기한인 커피 쿠폰을 발견했다.  무슨 행사에서 온라인으로 받은 건데 기한이 꽤 남았다고 두고 잊은 거였다.. 2023. 10. 22.
10월 22일 in 통영 2023년 10월 22일 통영 풍경 2023. 10. 22.
아름다운 통영에서 보낸 하루 3탄 2023년 10월 21일 (사진과 기억 보관용) 쉬기 좋은 자리에 앉아서 집에서 끓여서 들고 온 따뜻한 모과차를 마셨다. 그리고 전날에 이어 또 셀카를 찍었다. 요즘 휴대폰 카메라 성능이 너무 좋아서 내가 발견할 수 없는 희한한 모습을 보여준다. 거울 보면 이 정도는 아닌데...... 아~ 속상해! 셀카앱으로 살짝 보정해서 내 기분도 보정해 준다. 걷다가 자리를 옮겨서 또 앉아서 차 한 잔 마시고 쉬고 또 걸으며 이런 풍경을 즐겼다. 해 질 무렵 통영 주변에 많은 섬을 오가는 배가 서둘러 섬으로 향하고, 통영항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 앞을 지난다. 동네 길냥이 급식소 앞에 가서 아가들을 한 번 보고 왔다. 급식소에 아예 들어가 있는 고양이가 나를 쳐다본다. 츄르 남은 것을 차에 싣고 왔던가? 갑자기 미안해.. 2023. 10. 22.
아름다운 통영에서 보낸 하루 2탄 2023년 10월 21일 (사진 보관용)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바닷가를 거닐며 햇빛 받아 찬란한 풍경 사진 몇 장 찍고 거닐다 보니 금세 바람이 불고 구름이 몰려든다. 같은 곳이지만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꽤 오래 갈매기를 쫓아다녔다. 걷다가 서서 바람 타고 흘러다니는 갈매기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간 꽤 오랫동안 힘들어하면서도 여유 있게 산 것도 어쩌면 이런 풍경을 일상으로 즐기며 많이 걸어서 그랬던가 보다. 천천히 이 길을 걸으며 다음날 수영, 싸이클, 마라톤까지 세 가지 경기를 한 번에 하는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등록하는 많은 선수를 물끄러미 봤다. 선글라스 끼고 다녀서 좋은 점은 그렇게 뻔하게 바라보는 줄 알면서도 안 보는 척하면서 사람을 쳐다볼 수 있다는 거다. 철인 3종 경기. .. 2023. 10. 22.
아름다운 통영 1탄 2023년 10월 21일 21일, 22일 통영에서 국제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린다. 그 코스에서 멀지 않아서 집 주변 도로가 통제되었다. 도로 통제가 풀린 이후에 바닷가에 나갔더니 날씨가 환상적이다. 가보지도 못한 지중해에 놀러 온 기분이어서 혼자 관광객 놀이하며 열심히 놀았다. 통영은 축복 받은 도시라고 딸에게 문자와 사진 두 장을 보냈다. 이 좋은 것을 속살부터 썩게 만드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만행이 떠올라 속상하고 분하다. 내 딸이 젖먹이였을 때 집 근처에 조선소가 생겨서 거기서 작업 중에 생긴 폐수를 내보내니까 그 일대에서 잡힌 물고기는 뼈가 휜 기형에 기름 냄새가 살에 배서 먹을 수가 없었다. 단백질 섭취를 제대로 못하니 젖이 잘 나오지 않아서 젖먹이인 딸을 먹이기 위해 당시에 천 원짜리 줄낚시.. 2023. 10. 22.
따뜻한 차 한 통 환절기 건강관리용으로 딸에겐 도라지 배즙을 보냈고, 나는 언젠가 목이 많이 안 좋아서 잔뜩 사뒀던 '구증구포 흑도라지청'이란 것이 얌전하게 남아있어서 그걸 먹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먹고도 돌아서면 나를 위해 뭔가 챙기는 것은 자주 잊는다. 오랜만에 안부를 묻는 강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내 목소리를 듣고 감기 기운이 있으면 병원보다는 생강차를 따뜻하게 끓여서 자주 마시는 게 좋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알고 있으면서도 한 번 생각나면 먹는 정도 이상으로 자신을 챙기지 않는 게으른 나에게 아주 적절한 조언이었다. 냉장고에서 해묵은 모과차를 찾았다. 2년 전에 함양 개평마을에서 마당 넓은 집주인께서 뒷마당에서 거둔 모과를 정성스럽게 썰어서 담근 모과차를 한 통 주셨다. 그걸 두어 번 먹고는 타지에서 한 해 보.. 2023. 10. 21.
줬다가 뺏기 어제 밤늦은 시각에 서럽게 울음이 제대로 터지는 바람에 한참 울고 나선 마음이 허하고 가벼운 상태였다. 가슴이 토해내는 울음을 제대로 운 탓인지 마음이 심하게 가벼워져서 다음 달 초에 카드 결제할 돈을 딸에게 일부 보내버렸다. 테슬라 주가가 떨어져서 들어가려면 이 시점에 주식을 사야 한다고 톡을 보낸 바람에 주식 사라고 보낸 거였다. 아침에 눈 뜨고 이불 안에서 꼼지락거리다가 생각해 보니 '아차~' 실수다. 현금의 흐름이 꼬일 수도 있겠다. 염치 없지만, 여차저차해서 이차이차 하니 그 돈으로 주식 산 게 아니라면 다시 보내라고 문자를 보냈다. 어제 내 상태를 딸이 보고 이해했으니 망정이지....... 뒀다가 나중에 쓰라고 해도 될 것을 줬다가 뺏었다. 어제저녁 먹으러 딸내미 만나러 가기 전에 이미 한 번.. 2023. 10. 21.
10월 20일 괜찮을 것 같았는데..... 금요일까지 버티고 나면 더는 견딜 수 없었던 것처럼 와르르 무너진다. 퇴근하고 곧장 무슨 서류를 떼러 관공서에 갔다가 갑자기 머리가 꽉 막히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집에 가봐야 혼자 뭘 먹을지도 모르겠고 일찍 집에 가봐야 혼자 뭐 하겠냐고 딸에게 전화해서 툴툴거렸다. 오늘은 그대로 어딘가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구멍이라도 있으면 확 들어가 버리고 싶을 만큼 금요일 퇴근 시간이면 밀려드는 우울감에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매일 탄수화물만 먹어서 배만 볼록해진다고 툴툴거린 덕분에 오랜만에 같이 고기를 먹었다. 그 근방에 가도 이 카페엔 늘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들어가지 않았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텅 비어서 들어가서 편한 자리에 앉았다. 친구처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수다 .. 2023. 10. 20.
금요일 일주일치 피로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금요일, 번지 점프라도 하고 싶다. 2023. 10. 20.
시월의 바람 2023년 10월 19일 시월의 바람이 흩어 놓은 구름마저 근사하다. 노랗게 익은 벼를 미는 콤바인이 빨갛게 눈에 띈다. 어제 겨우 몇 달 만에 나와서 노랗게 익어가는 벼를 보며 감탄했다. 첫눈에 이런 풍경이 어쩐지 좋아서 며칠은 꼭 나와서 잘 여문 벼로 꽉 찬 논을 보며 가을을 느끼고 싶었는데 벌써 절기가 이렇게 가을 한가운데 왔나 보다. 둑방길 따라 걷다가 잠시 한눈 판 사이에 일행은 앞서 가고 여유 없는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서 걷던 걸음이 사진 몇 장 찍고 돌아서니 짧은 휴식은 끝났다. 물가에 노는 새가 푸드덕 작은 저수지 위를 그림자 드리며 얕게 날아서 지나가니 물고기가 얼마나 많았던지 그림자에 화드득 놀라서 파닥파닥 물 위로 튀어 오른다. 그림자만으로 느낀 거다. 한순간 끝나게 될지도 모를 .. 2023. 10. 19.
모서리 준비가 충분하진 않았다. 그래도 떨리는 마음으로 한마디 한마디 하면서 뭔가 전달되는 것 같은 착각에 붕 떠서 희열감을 느꼈다. 난 이런 일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걸 잘하는구나...... 나를 힘들게 한 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잡무+잡무, 인간에 대한 예의 없는 이들이 마구 던지는 말에 종종 심장이 울렁거리고 역정이 솟아 올라서 내가 살아있다는 게 너무 잔인하게 시린 현실처럼 느껴지는 점이었다. * 뭔가 발견한 듯 회차로에서 생각을 정리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마음을 내지 못하는 날 선 감정이 부드럽게 조율되지 않는 나의 모서리. 마저 다듬어져야 끝날 일인 모양이다. 사랑이거나 자비이거나 어떤 이름으로든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와 많이 다른 딸에게 역정 한 번 내지.. 2023.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