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300 2월 14일 어제는 봄날이라고 할 만큼 저녁에도 춥지 않았다. 멀리서 오신 손님과 한산 리조트 방향 바닷가 산책길을 함께 걸었다. 간혹 카페 친구가 다녀가긴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아예 게시판에 관광지 랜드마크 구경하듯 나를 불러내는 것이 달갑지 않다는 글을 써놨다. 그 글을 읽은 사람은 조심스러워서 연락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래도 이메일이라도 보내는 사람은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나갔다 왔다. 나처럼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그것에 음악을 담아서 동영상 엮는 재미도 아는 분이어서 그 이야기하느라 재밌었다. 혼자 걷던 길을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고 그 한 번의 만남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끝난 적이 꽤 있었다. 그래서 누가 다녀갔는지 해가 지나면, 혹은 .. 2021. 2. 14. 2월 13일 ,배웅 감기의 다양한 증상을 완화하는 가루약을 따뜻한 물에 타서 거의 매일 마신다. 약 없이는 견디기에 갑갑한 통증과 증상이 반복되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약 기운 돌 때 겨우 잠들고, 약 기운 돌 때 일기도 좀 쓰고 앉아서 견디는 게 전부인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이렇게 사는 것도 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프다고 그냥 죽을 수는 없으니 살아야지. 이렇게라도. 머나먼 길 떠나는 사람처럼 마치 배웅 나온 것처럼 다시 돌아올 것 같은 그대 사라질 때까지 보네 한 번만 더 안아보고 싶었지 내 가슴이 익숙한 그대 안녕이라 하지 않은 이유 그댄 알고있나요.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어요. 모든 것을 지금 그대로 갑자기 그대 돌아온대도 전혀 낯설지 않도록 언제 어디라도 내겐 좋아요. 혹시 나를 찾아준다면 내가 지쳐 변하지.. 2021. 2. 13. 2월 12일 설날 엊그제 그곳을 떠날 때 받은 스파클링 와인 한 병을 땄다. 달리 장 본 것도 없어서 감바스 만들어서 딸이랑 둘이 그 스파클링 와인 한 병을 대낮에 다 마시고 얼굴이 시뻘게지다 못해 보랏빛이 되었다. 작년 설에는 뭘 했는지 기록을 찾아보려고 했더니 1월, 2월 두 달간의 기록이 전혀없다. 기억도 전혀 나지 않는다. 1년 전 일도 대충 큰 일 치른 것 외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말을 쓰거나 일기를 써야겠다. 흘러가는 생각이고 지나가면 의미 없어지는 감정이어도 순간순간이 모여서 내 인생의 일부가 되는 거니까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스파클링 와인이니까 따면 다 마셔야 한다고 딸이랑 둘이 앉은 자리에서 한 병을 다 마셨다. 낮술의 위력을 실감하며 블로그를 뒤지다 보니 그때 부산에 한 달 살 때도.. 2021. 2. 12. 유행가 가사처럼 20대 중반에 한참 노래방이 처음 유행했던 시기에 간혹 아는 사람들과 어울려 노래방에 갔다. 대학원 다니던 시절에 아르바이트하던 학원에서 만난 강사 언니가 노래방을 특히 좋아해서 만나서 저녁 먹으면 그다음 코스는 노래방이었다. 학교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어울려서 저녁을 먹어도 항상 끝에는 노래방엘 가는 거다. 노래를 잘하거나 못하거나 마이크를 주면 불러야 하니까 나도 두어 곡 정도는 가사를 외워야 했다. 분위기는 맞춰야 하니까. 분위기 맞추며 적당히 부를 노래로 그 당시 유행했던 노래 중에 노사연의 '만남', 김수희의 '애모'라는 노래 두 곡을 외웠다.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세월의 강 넘어 우리 사랑은 눈물 속에 흔들리는데 얼만큼 나 더 살아야 그대를 잊을 수 있나 한마디 말이 .. 2021. 2. 12. 귀찮아...... 이만하면 해야 할 일은 다했다. 다른 건 꼭 해야 할 일은 아니고, 하면 좋은 일에 속하겠지. 내가 하지 않아도 큰일 날 정도는 아니니까 손대기 싫다. 먹고 싶지도 않지만, 한 끼만 걸러도 몸에 느껴지는 다양한 통증 때문에 살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때가 되지 않아도 기침이 나기 시작하면 뭐든 먹어야 한다. 마음이 크게 상하면 아프기 시작하고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한두 달씩 예사로 아프니까 사람에게 감정을 쏟아서 내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다. 석 달 열흘 견디면 어지간하면 나아진다. 그러기를 바라고, 그래야만 한다. 잠들고 싶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명절 전에 느끼는 우울감의 일종일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견디다가 잠들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심정은 잠들면 영영 깨어나지.. 2021. 2. 11. 2월 11일 사람이 얼마나 아프면 죽을까? 여태 느껴본 통증 중에 가장 극악했던 것은 12시간 치른 산고였고,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해서 호흡 곤란에 빠진 바람에 위험해져서 그 끔찍한 고통을 겪고도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했다. 한 번에 두 가지 경험을 다 한 셈이다. 그때 느낀 통증의 강도가 극심해서 아이를 낳기 위해 견뎌야 하는 고통이 아니라면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곧장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였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라 생각했다. 의지를 갖고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니 자폭 장치가 가동된 것처럼 숨이 끊어지는 것 같았다. 그나마 그 고통은 견뎌야만 하고 견딜 수밖에 없는 것이었지만, 반복되는 이런 통증을 번번이 견디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정신적인 고통이거나 육체적인 고통이거나 의미 없이 반복되는 고통이.. 2021. 2. 11. 2월 9일 오늘 집에 돌아오는 길에 와인 한 병과 과일치즈가 든 가방을 받았다. 내내 신세만 지고 나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선물을 받았다. 세 사람만 함께 쓰는 오붓한 연구실에서 한철 살다와서 가까워진 사람도 그 두 분뿐이다. 내일모레 뭐든 차려놓고 딸이랑 둘이 저 와인을 따서 마실까 한다. 기분 좋게 받게 되는 선물이 있고, 끝내 손이 가지 않고 가지고만 있다가 버리게 되는 선물도 있다. 받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 어쩔 수 없이 받은 선물이거나, 어쩐지 편하지 않은 선물은 대체로 그렇게 된다. 스물네 살에 처음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만난 학생에게 선물 받은 보석함이나, 돌로 만든 풍경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밖에 나갈 때 늘 가지고 다니는 스타벅스 텀블러는 친구네 사연 많은 둘째 딸이 대학에 자퇴서를 내.. 2021. 2. 10. 2월 7일 서둘렀다면 잊고 떠났을 손목시계를 발견했다. 항상 지니고 나가는 것을 잊고도 전혀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내 몸 상태가 조금 나빠지는 시간대가 있다. 끼니 먹은 것의 에너지가 다 떨어졌을 때가 되면 몸에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는지 슬슬 아픈 기색을 드러낸다. 불편하게 기침을 하게 되고 그 상태로는 밖에 나가서 아무런 활동도 할 수 없는 거다. 그게 문제다. 어느 시점이 되면, 어떤 조건이 맞춰지면, 시간이 지나면...... 이런 조건의 조합이 맞으면 기침은 가라앉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거기까지 몇 번 버스 갈아타고 가기가 망설여져서 늦어도 좀 태워주십사 하고 강 선생님께 부탁해놓고 기다리고 있다. 일요일에도 바쁘신 분이고, 쉬셔야 할 텐데 나까지 피곤함을 보태드리는 게 죄송해서 이번엔 혼자 버스 .. 2021. 2. 7. 2월 6일 작은 고민거리 하나가 방금 해결됐다. 미리 고민하지 않았더라면 때 되면 그냥 넘어갈 문제였는데 미리 걱정한 바람에 내 머리도 좀 아팠고, 주변 사람에게도 조금은 영향을 미쳤다. 다음 주에 설 연휴 지나면 딸내미 방을 어찌 할지 결정해줘야 할 것이니 미리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였다. 어쩌다 한 번 내가 가서 같이 누울 수도 없는 좁은 원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이제 기숙사로 들어가게 되었으니 졸업할 때까지 거기서 지냈으면 좋겠다. 홀가분하고 속이 시원하다. 이참에 지금 사는 월셋집 정리하고 진주로 이사 오라는 분들의 권유에 "돈 없이 막살기는 통영이 훨씬 나아요."라고 대답했다. 통영보다 집값이 싸니까 미리 개발될 것 같은 빌라 사서 재테크하라고 그렇게 당부하시더니만...... 대출받아서 .. 2021. 2. 6. 과민 혹은 예민함 업무 때문에 잠시 내 옆에 와서 수정할 목록을 알려주고 간 어떤 분의 체취가 너무 고약해서 그 냄새를 기억하는 머리가 한동안 고통스러웠다. 견디기 힘든 악취다. 술, 담배에 찌든 냄새일까? 아니면 다른 냄새일까? 오래 함께 지낸 딸이 며칠 씻지 않거나 머리를 감지 않아서 나는 체취도 싫어서 안으면서 머리를 뒤로 넘기거나 고개를 돌린다. 오감이 발달한 덕분에 괴롭다. 민감하다는 표현보다는 발달했다고 좋게 생각해야지. 과한 화장품 냄새, 향수 냄새도 싫다. 화학적인 냄새와 맛도 좋아하지 않는다. 맛은 먹거나 마시지 않음으로 피할 수 있지만, 냄새는 그 장소나 상대와 멀어지지 않으면 금세 피할 수 없으니 더 곤혹스럽다. 식생활 문화가 다른 외국인에게서 나는 이상한 체취처럼 오늘 느낀 그 냄새는 내게는 악취일 .. 2021. 2. 5. 2월 5일 화요일 저녁엔 한동안 비어있던 기숙사에 온기가 돌지 않아서 밤늦게 추위에 전전긍긍하다가 잠들었다. 수요일 아침 출근길에 싸락눈 쌓인 것을 봤는데 별 감흥이 없었다. 사진 몇 장 찍긴 했는데 그 이상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수요일 밤엔 초저녁부터 약 먹고 누워 있었지만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가 고통스러운 새벽을 맞았고, 목요일 밤엔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감기는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누웠지만, 기침 때문에 결국 약을 먹고 잠들었다. 약 없이는 살 수 없는 겨울이다. 오늘은 올해도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딸의 원룸 월세와 지금 사는 집 월세를 합하여 지출이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시는 같은 방 선생님들 덕분에 내 현실적인 문제에 잠시 집중하게 됐다. 심장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서 한.. 2021. 2. 5. 생각해보니..... 먹는 것 좋아하는 딸과 함께 하는 생활을 접고 보니, 가끔 어쩌다 한 번씩 만나서 다시 식자재로 냉장고를 채우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번거로울 때가 있다. 한두 끼 먹고 나면 다시 각자의 생활 터전으로 옮겨가야 하니까 적게 사도 재료는 남고, 장을 보는 시간, 요리하는 시간, 설거지하는 시간까지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을 때 생기는 묘한 안정감과 알 수 없는 그 에너지를 채울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우리는 배달음식을 주로 먹게 되었다. 코로나 19시대에 손님을 맞기 힘든 동네 식당이 대부분 배달 시장에 뛰어들어서 선택의 폭도 다양해졌다. 김치는 담가 먹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갓 난 딸을 업고 김장을 하던 내가 김치를 담가 먹지 않고 사 먹게 된 지가 꽤 .. 2021. 1. 30. 1월 30일 드디어 일 끝내고 내가 만든 감옥에서 해방됐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네 명이 나눠서 했는데 결과물은 내가 다 완성해야 하는 희한한 일이었다. 많지 않은 자료를 바탕으로 관찰 일지와 기타 등등.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도움이 될만한 내용만 채우려고 하다 보니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다. 다 했다! 공부방 책상이며 바닥 곳곳에 흩어놓은 자료를 이제 처리해도 되겠고, 저것 치우고 청소하면 좀 사람 사는 집 같으려나. 귀신 나올 것처럼 해놓고 한참 씨름했다. 몸이 안 좋으니 집중도 잘 안 되고, 머리가 굳은 날엔 몇 줄 쓰기도 힘들었다. 개학하고 일주일 지나면 학기가 마감되니까 여행은 그다음에 가는 게 좋겠다. 갈 수 있다면.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좀 쉬고 싶다. 새 일자리 구하지 못하면 아껴.. 2021. 1. 30. 분노 유발 팥칼국수 며칠만에 머리를 감은 딸이 해 질 무렵에 튀김 덮밥이 먹고 싶단다. 나가서 사 먹고 오라고 보내면서 돌아오는 길에 튀김 덮밥집 근처에 있는 '단팥 하우스'에 가서 단팥죽 한 그릇만 포장해오라고 시켰다. 장사도 잘 안될 텐데 카드 쓰지 말고 현금 주고 오라고 3,500원 지폐와 동전까지 맞춰서 건네줬는데 무겁다고 그냥 갔다. 조금 전에 돌아오는 길에 딸이 손에 들고 온 음식은 그 가게보다 한참 위에 있는 엉뚱한 집에 가서 먹고 싶지도 않은 팥칼국수를 포장해왔다. 내가 그렇게 명확하게 가게 이름도 알려주고, 먹고 싶은 음식 이름도 알려줬고, 가격에 맞춰서 돈까지 챙겨줬는데 엉뚱한 가게에 가서 엉뚱한 음식을 주문해서 포장하면서 아무 생각도 없었던 모양이다. 왜 내가 한 말과 다른지 생각해보지도 않았거니와 내 .. 2021. 1. 29. 두 번째 생각 작년 1월에 한 달간 같이 연수 들은 후배들이 한번 보자고 연락했다. 나는 단 한 번도 안부 한 번 묻지 않고 1년을 보냈는데 후배들이 나를 챙기는 것이 좀 미안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하다. 그중 한 후배는 낯간지러워서 잘 못 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진짜 보고 싶다고...... 공통점이 한 가지라도 있는 부류의 사람에게 나는 꽤 사람 같이 보이는 모양이다. 조금만 달라도 어깨에 힘주고 내려다보기를 습관처럼 하는 사람을 피하려고 늘 내가 먼저 굴레는 치는 바보짓을 했구나 싶다. 그 후배가 만든 맛있는 마카롱을 받은 감사의 인사를 솔직하게 했을 뿐인데. 1년이 지났는데 나를 잊지 않고 그리워한다니 고맙다. 그런데 움직이는 게 성가셔서 꼼짝 않고 있다. 차라리 둘이 만나서 통영으로 오라고 청했다. 블로그에 .. 2021. 1. 28. 1월 28일 진짜 괴로움과 가짜 괴로움이 있다. 진짜 괴로움을 숨기려고 남보기에 적당한 가짜 괴로움을 내보인다. 섞이고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던 그 시절엔 하숙집에서 밥이라도 함께 먹었으니 서로에게 그다지 낯설지 않았는데 어른이 된 다음에 섞이고 어울리기 위한 노력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머리에서 거부감을 직설로 표현하는데 겉으론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피하고 싶은 일이 있다. 몇 번 우회적으로 거절했으나 잊을만하면 이야기하는 그 일에 결국 말려들어가지 않고 싶다. 한 가지는 이미 실패했고, 두 번째 실수는 하지 말기를. 인생은 성공하기 위해 사는 게임이 아니다. 성공이 목표는 아니지만, 무기력하고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돌아보면 자신을 편하게 내버려 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언제 생각이 정화되어 제자리를.. 2021. 1. 28. 1월 27일 면역력이 떨어지면 나타나는 증상을 겪는다. 또 그때가 되었나 보다. 해마다 겨울에 그냥 넘어간 적이 없었다. 가끔 괜찮은 적이 있었는데 그땐 다른 계절에 뭘 하며 지냈는지 살펴봐야겠다. 기침을 하기 시작하니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집중이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앉아서 억지로 버티는 것도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도 마뜩잖다. 오늘도 결심한 만큼 하지 못하고 물러난 것은 집중하기 힘든 이 상태가 나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든다. 갇혀 있으니 아픈 것인지, 아파서 더 밖으로 나가기 싫은 것인지...... 그래서 겨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보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애 쓴다고 뭔가 나아진 게 있었던가? 대충 마무리하고 약 먹고 잠이라도 청해봐야지. 가을이 참 좋은 때였다. 새삼스럽다. 2021. 1. 27. 1월 25일 자연이 변하는 속도와 인간이 변하는 정도를 고려하면 자연과 가까이 있는 것이 낫겠다. 복잡한 지옥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며 작년 1월 한 달 부산 살이 해본 경험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그 생활이 일상화한다는 것은 인생이 역주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 멀지 않은 지리산 계곡 한 번 찾아가기도 쉽지 않을 그곳을 사람이 그리워서 옮겨가는 것은 외로움이 주는 일시적 혼돈에서 비롯한 생각이다. 이왕에 바닷가에서 태어났으니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사는 것이 낫겠다. 더러 옮겨 다니며 살아도 굳이 삶의 편의와 질적인 우위를 버리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내가 공기 나쁘고 복잡한 도시를 찾아 옮겨갈 이유가 없다. 몇 해 지난 뒤에 정말 딸이 그 지방으로 취업한다면 그 일은 그때 생각하면 된다. 지금은 이대로 내.. 2021. 1. 26. 이전 1 ··· 59 60 61 62 63 64 65 ··· 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