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20~2024>1163

12. 17 2024-12-17 딸이 오늘 처음으로 운전학원에서 운전 실기 수업을 듣고 왔다. 어땠냐고 물었더니 이래 가지고 자기가 운전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암담하다고 한다. 오늘 처음 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해줬지만,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내일은 낮에 연습하면 조금 나을지도 모른다고 격려해 줬다.  내가 운전을 배운 90년대 중반엔 그 당시에 면허 따는데 100만 원쯤 들었다. 법정 이론 이수 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실기 수업도 꽤 많이 듣고 운전 연습도 상당 시간을 투자해서 꼼꼼하게 배웠다. 요즘은 그에 비하면 어떻게 저렇게 해서 운전 면허를 남발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허술하게 대충 해서 면허를 따는 것 같다. 어렵고 엄격하게 배운 덕분에 면허 따고 바로 운전해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 1.. 2024. 12. 17.
이 순간의 감정 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구차하게 어딘가에 구걸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 이 순간의 판단은 그냥 굶어 죽겠다. 하지만, 절박한 상황에 반드시 살아야 할 의지가 생기는 상황이라면 다를 거다. 꼭 살아야 할 명분이 있고, 자신을 설득할만한 마땅한 이유가 있다면 구걸을 해서라도 살아남겠지. 얼마나 절박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지금은 그 어떤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내가 내 몸을 추스를 수 없고, 정신을 놓을 정도로 힘든데 살아남아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먹지 않고 생을 마감하고 싶다. 특별히 우울할 이유가 없는 것 같지만, 우울한 모양이다. 바라는 게 없을 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바라는 건 없지만, 아직 내 딸과 동거 상태로 딸은 경제력.. 2024. 12. 16.
노트북 2024-12-16일 하려고 노트북 펼쳐서 프로그램만 돌리면 버벅거리다가 멈춰버린다. 배터리 부풀어 오른 이 노트북이 완전히 가기 전에 새 노트북을 사서 옮길 것은 옮겨야겠다고 판단하고 새 노트북을 결제했다. 사양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데 화면이야 HDMI 코드로 모니터 연결해서 쓰면 되니까 참기로 하고 일단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급발진처럼 저지르듯이 카드로 긁었다. 일할 때는 이쯤이야 몇 개월 할부로 갚으면 그만이지 생각하고 더 신중하게 마음에 드는 사양을 고르고 또 골랐을 텐데, 엊그제 본 노트북 중에 하나가 잘 안 팔리는지 할인금액 찍힌 것 보고 그냥 담아서 결제해 버렸다. 옛날에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알려주던 공대 친구 생각난다. 그래, 그 친구와 잘 지내던 때가 정말 좋은 시절이었구나 싶다.. 2024. 12. 16.
12. 16 2024-12-16특별한 계획 없이 석 달 이상 쉬는 것은 앞으로도 지양해야겠다. 물론 그럴 일이나 기회도 없겠지만. 기침이 나기 시작하니 암담해진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입 다물고 조용히 방 안에서 지낸 지 며칠 지났다.  어제 밀린 방정리를 다 하고 책상은 작업이 가능한 상태로 재배치했다. 계절이 바뀌었는데도 봄여름옷이 빽빽하게 걸린 것이 눈에 거슬려서 언젠가 치워야겠단 생각만 하고 그냥 지냈다.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나서지 않아서 하지 못하는 게 많다. *딸은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살을 빼기 시작해서 점점 말라간다.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끼니를 먹겠다고 할 때까지 기다린다. 뭐든 음식을 만들어서 같이 먹기라도 해야 한 식구 같아지니까, 밥이라도 같이 먹으려고 .. 2024. 12. 16.
욕지도 여행 2021-05-22 2024. 12. 15.
12. 15 2024-12-15 점심 때가 훌쩍 지나야 겨우 일어나는 딸이 어쩐 일로 일찍 일어나서 씻고 단장을 한다. 며칠 전부터 오늘 점심 약속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잊고 있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지역으로 이사한 뒤에 이 지역 사람들이 랜덤으로 모여서 대화하는 단톡방에 들어가서 대화를 시작하고, 종종 그들과 만나기로 했다고 대전 시내에 다녀오곤 한다. 어젯밤 늦게 딸이 좋아하는 식자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낮에 도착했다. 딸이 일찍 약속 때문에 나간 뒤에 동네 마트에서 배송한 재료를 문 앞에서 받아서 집으로 들고 들어왔다. 저녁엔 돌아올테지만 순간 이 모든 것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딸이 없이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함께 먹겠다는 생각도 의미 없고, 다른 많은 것이 함께 나눌 사람 없.. 2024. 12. 15.
12. 13 2024-12-13처음 보는 목련차를 맛 봤다. 아주 진한 쌍화탕 같은 쌍화차와 목련차를 마셨다. 먹고 싶어도 비싸서 말을 못하고 계속 달달한 게 먹고 싶다며 몇 번씩 거실을 맴돌던 딸이 머릿속으로 뱉은 말을 주워들었다. 딸이 주문한 케이크를 사러 성심당에 다녀왔다.무거워서 어깨가 뻐근할 정도로 과일 무게가 상당하다. 초코 시트가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다니..... 집회에 가고 싶지만, 목이 계속 아프다. 녹여서 먹는 약으로 통증을 제어하다가 좋은 차를 얻어와서 내일부턴 따뜻한 차를 많이 마셔볼 생각이다. 2024. 12. 13.
시스템 복원 실패, 조문 2014-12-12 어제 괜히 시스템 복원 명령을 내려놓고 한두 시간이면 끝날 줄 알고 내내 기다리다가 오늘 아침에 깨어난 뒤에도 컴퓨터는 레지스트리를 복원 중이라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24시간이 지나도 안 되는 것으로 보아 그대로 둬서 복원이 될까 싶어서 복원 명령을 강제 종료하는 방법을 찾아서 전원을 꺼버리고 다시 켰다. 프로그램을 정리한다고 손댔다가 애초에 실수한 것은 바탕 화면에 깔아놓은 자주 쓰는 프로그램 아이콘이 홀랑 지워진 게 문제였다. 아이콘이야 복구시키면 그만이었는데, 문서 정리할 때 가장 자주 쓰는 한글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설치하다 보니 인증키가 없다. 옛날에 분명히 돈 주고 사서 인증키를 어딘가에 저장했는데 이사하면서 기억이 뒤죽박죽 되어서 도무지 찾을 엄두가 나지 않.. 2024. 12. 12.
명상정원 영상 외로워도 그 어디에도 머리를 기댈 수가 없다.가슴이 열리지 않는데 손 내민다고 그 손을 잡을 수 없어서…. 2024. 12. 11.
시스템 복원 2024-12-11윈도우 시스템 복원 명령을 내려놓고,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다. 노트북만 쓰게 된 뒤엔 시스템 복원을비롯하여 딱히 하드 정리를 한 적이 거의 없다.휴대폰에 깔린 프로그램으로 동영상 편집을 해보니 한계가 많다. 좋은 컴퓨터 갖고 싶다. 이미 부풀어올라서 언제 못 쓰게 되어도 놀라지 않을 만큼 겉으로 보기에도 문제가 많다.이번에 복원이 끝나면 하드 백업도 해야겠다. 잊고 지내던 많은 것이 쉬고 있으니 한 가지씩 눈에 들어온다.복원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오늘 하려던 일은 못하게 될 것 같다. 날 받아서 일하려고 한 날에 하필 이런 번거로운 일을 벌이다니…. 2024. 12. 11.
곰곰이 베어트리 파크에 몇 번 가서 찍어놓은 동영상을 모아서 정리했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곰은 서열이 낮다고 한다. 위에 올라갔던 곰이 아주 천천히 바닥까지 내려오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동영상을 찍었다. 재생 속도는 2배까지 밖에 조절이 안 되는 프로그램이어서 더 빨리 감지는 못했다.왜 그렇게 내려오는지 궁금했는데, 천천히 조심스럽게 바닥까지 내려온 곰이 자리를 잡고 큰 볼일을 봤다. 그래도 위에서 그대로 막 배설하진 않는 모양이다. 먹이를 줄 때 내려오고, 그 외엔 서열대로 자리를 잡고 놀거나 쉬는 모양이다. 2024. 12. 11.
12. 10 2024-12-10대전 대청호 둘레길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명상정원에서 찍은 동영상.휴대폰 뒤져서 요즘 매일 한두 가지씩 동영상을 꺼내서 블로그에 저장하는 중.올가을에 가장 자주 찾아간 곳, 앞으로도 자주 갈 곳  몸은 변하기도 하고 늙기도 하고, 마음은 변하기는 하지만 때론 늙는 속도가 드뎌서 정신 지체(?) 현상을 종종 겪는다. 대청호에서 거위떼를 발견했을 때도 신나고 설렜고 동영상을 찍을 때도 설렜고 편집하고 보면서도 그날 느꼈던 감정이 훅 올라와서 또 설렌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호흡하는 공기처럼 그 속에 같이 스며들어 사라진다. 햇볕이 밝게 넘어드는 창가에 앉아서 갑자기 어느 봄날의 소녀같은 감정으로 잠시 창을 열어본다. 마음이 감정 따라 잠시 10대의 감성으로 흘렀다가 돌아오면,.. 2024. 12. 10.
달려가고 싶다 2024-12-08 2024년 1월에 찍은 거제, 통영 바다 2024. 12. 8.
올해 입은 상처는 올해 안에 다 아물기를 바라며..... 2024-12-08미리 잘 가라~! 2024년.   무엇을 위한 선택과 희생이었는지, 그럴싸한 포장 없이 본질을 보는 삶이 이어져서 모두 덜 불행하기를 바라며..... 올해는 이만 미리 안녕하고 싶다. 2024. 12. 8.
Matrix 2024-12-06*헬스장 러닝머신에 TV 프로그램에 켜져 있어서 여자 연예인 넷이 여행 다니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남자 친구가 없으면 여자 친구 여럿이 함께 놀러 다니는 것도 좋겠다. 딸이 절친과 놀러 다닐 때 나를 끼워줄 리 만무하겠지만, 내가 운전사 하고, 지갑도 열면 가능할까...... *헬스장에서도 헬스트레이너와 어떤 사람이 내 옆자리 기구에서 운동은 하지 않고 내내 불법 계엄과 관련한 이야기만 했다. 뭘 해도 집중이 안 될 만큼 다시 이 사회에 어떤 바람이 크게 불 것이 염려되어 여전히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꼭 내일모레 지구가 멸망이라도 할 것 같은 폭풍 전야 같은 긴장감이 사회 곳곳에 그림자처럼 함께 꿈틀거린다. 혹자는 국가가 어떻게 되든 관심 없다고 하고, 혹자는 어떻게 그런 짓을 하.. 2024. 12. 6.
감정 환기 정이 고파서 마음이 허기질 땐 추억이라도 파먹어야 할 것 같다. 잠가 놓은 카테고리 중에 하나를 열어서 눈에 띄는 사진과 함께 포스팅한 글을 찾아냈다. 2006년 늦가을에 우리 집에 공부하러 오던 학생 생일이어서 우리 집에서 함께 저녁 먹으며 찍은 기념사진이 눈에 띄었다. 저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참 행복했구나.....그 당시에 오래된 디카로 찍은 사진을 크기를 줄여서 엠파스 블로그에 저장했다. 엠파스 블로그에서 이글루스로 패스 이글루스에서 다음 블로그로 패스, 다음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패스. 저장한 사이트가 사라지면서 자료가 그렇게 옮겨졌다. 크기가 작아서 확대를 해볼 수도 없다. 그나마 그런 사진이라도 이렇게 남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그때 디카로 찍은 사진 원본이 어딘가에 남아있는지 컴퓨터.. 2024. 12. 5.
향수 2024-12-05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동네 친구집은 해저터널 앞에 있는 슈퍼마켓이었다. 일곱 명의 딸 중에 셋째였던 내 친구는 키가 크고 명랑한 성격에 운동을 잘했다. 가족이 많아서 집 두 채에 나눠서 살아서 가끔 친구네 별채에서 놀기도 했다. 유일하게 자주 놀러 가는 친구집이었고, 유일하게 내 속을 다 드러내 보이던 친구였다. 오늘은 그 친구가 그대로 고향집에 산다면 우리만의 아지트 같았던 친구네 별채에서 온갖 수다를 다 떨고 간식도 잔뜩 먹고 실없이 웃고 떠들다가 한숨 자고 깨면 이전에 있던 일은 전생의 일처럼 다 잊고 편안해질 수도 있을 텐데..... 내 나이 열살 이전이었을 때부터 그 친구가 세상을 뜬 서른세 살이 되던 해까지 내 유년시절의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눴다. 그 친구가 가고 없으니.. 2024. 12. 5.
복선 2024-12-05이불속에서 얼굴만 쏙 내밀고 누워서 날이 추워지니 따뜻한 국밥이 먹고 싶다는 딸이 최근에 맛있게 먹은 국밥집을 들먹였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어서 씻고 바르고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외출이 아니니 바로 나섰다.  식당이 좁지도 않은데 늘 손님으로 북적이는 국밥집에서 마지막 주문이 오후 1시 반인데 그 시간 안에 매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시각에 대기표 10번을 받고 가게 앞에 앉아서 기다렸다. 딸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에는 어떠한 불만도 내뿜지 않는다. 좀 춥게 입고 나왔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만큼밖에 잠시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아도 이제 확실히 겨울이구나 싶다.  손님이 빠져나가고 우리에게 내준 자리는 마침 지난주에 처음 와서 앉았던 자리다. 탁자 .. 2024.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