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304 Paris 바토무슈를 타고 외장하드가 불안정해서 언제든 사라질 것 같은 여행 사진을 다른 크기로 블로그에 옮기는 중, 첫 작업 2006년 여름 2021. 8. 3. 8월 2일 - 가난한 사랑 노래 여유가 생기니 사무치게 외롭다. 바쁘게 쫓기며 사는 건 싫고,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왜 이렇게 외로운지...... 20대에 심심할 때 하던 시 베껴쓰기를 했다. 오늘로 자발적 일주일 자가격리가 끝난다. 일주일 내내 집에서 잠옷 바람에 지냈다. 제주 바람 쐬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일주일 동안 집에 가만히 있었더니 오늘은 답답함이 최고조에 달한다. 붓놀림에 마음이 차분해지다가 급기야 시구가 가슴에 사무친다. 2021. 8. 2. 휴식 아무 일도 없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복에 겨워서 내가 쓸 수 있는 말이라고는 아직 남아있는 욕망의 조각을 글로 빚어내는 것 뿐. 행복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불만이 있어서도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표현일 뿐. 내가 보낼 수 있는 최상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더운데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 에어컨 바람 앞에 빈둥거리거나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혹은 쌓아놓은 책 한 권을 빼내서 읽고 싶은 몇 장만 읽고 다시 쌓아놓거나 이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안다. 다시 태어나서 어떤 생을 살 것인지 설계하고 후회하기보다는 지금 내 삶을 충분히 만끽하고 잘 견디고 헤아리며 존재하는 이 순간.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2주 동안 잘 쉬었다. 이제 일할 시간~ 2021. 8. 2. 연화도와 연애의 발견 2018.07.08 '로맨스가 필요해', '연애의 발견' 등 로맨스 드라마에서 정유미를 눈여겨볼 기회가 있었다. 어쩐지 그런 역에 잘 어울렸다. 엄청나게 재밌는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지인이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것 같다며 소개해줘서 보게 되었다. '연애의 발견'을 보고 연화도에 한 번은 다녀오리라 생각했다. 며칠 전이 바로 그날이었다. 어떤 방면으로든 사고를 꼭 치는 주기적인 날이다. 비 오는데 나중에 갤 거라 믿고 양산을 들고 배를 탔다. 가다 보면 그칠 줄 알았다. 그건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본 일기예보를 믿은 탓이다. 대다수의 사람이 연화도 다음 기항지인 욕지도에 가는 모양인지 연화도에 내리는 승객은 많지 않았다. 11시 배를 타고 12시 좀 넘어서 내렸다. 비 오니까 바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했.. 2021. 8. 1. 애월, 첫날 디카 없이 제주 여행 간 첫날 2021년 7월 22일 2020년 여름에 혼자 제주 여행 갔을 때 묵었던 숙소에 다시 찾아갔다. 혼자였던 기억을 덮을 새 여행 코로나 19가 창궐한 때 제주도 가면 위험하다고 그렇게 안 가겠다는 딸을 겨우 꼬셔서 데리고 나왔다. 숙소 앞에 보이는 제주 바다를 보며 기분이 조금 달라지는 모양이다. 2층에서 바깥이 보이는 카페 같은 느낌이 드는 고깃집에 자리를 잡았다. 칼집 넣은 삼겹살, 한치회, 톳 김밥. 배고파서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와서 된장찌개에 밥까지 먹었다. 애월 어느 고깃집 갔다가 숙소까지 걸었다. 첫날 더운데 꽤 먼길을 걸었다. 코로나를 핑계로 일절 밖에 나가지 않는 딸이 워낙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애월 바닷가 길 따라 걷는 게 좋아서 혼자.. 2021. 7. 28. 네르하 21 바깥에 있던 선베드를 다 치우고 그 자리에 건물을 올렸다. 그때와 다르지만 자리는 같으니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다. 통영시 도산면, 카페 네르하 21 7월 21일 2021. 7. 21. 백신 맞은 날 해야 할 일은 없다. 하게 되는 일을 하면서 살 거다. 1년 반 동안 마스크 끼고 잘 피해 다녔고, 오늘 코로나 19 백신을 맞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더니 접종한 뒤 나에겐 아무 문제도 없는 상태다. 밤늦게 열이 나기도 한다니까 일찍 씻고 누워야겠다. 어제부터 출근하지 않게 되니 살짝 불안한 감이 있었다. 하루 더 쉬는 게 왜 그렇게 어색하고 이상한지. 내일은 자습 감독 당번이어서 아침에 출근할 것이고 그 외엔 계속 방학 동안 해야만 하는 일 더미에 묻혀 재택근무하며 시간을 보낼 참이다. 집중 안 되고 피곤하고 어깨 뻐근한 정도는 일반적인 증상일 테니 쉬어야겠다. 같이 백신 맞은 동료는 열 나서 타이레놀을 먹었다고 한다. "엄마는 나이에 비해 건강한가 봐. 흔한 감기, 몸살도 안 걸리고 크게 아픈 데도.. 2021. 7. 20. 백신 1차 접종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완료 나, 정말 여행 좀 다니면서 살고 싶다고~~ 사람도 못 만나고, 여행도 못 가고...... 늙는다 늙어~ 2021. 7. 20. 여유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이 느슨해져서 일없이 서글픈 생각에 젖어 들기도 한다. 거짓말처럼 그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서 언제 내가 어디가 아팠던가? 라고....... 건강 검진 결과를 받아 들고 나서부터 이 마음이란 것이 거덜먹 거리기 시작했나. 내일 당장은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첫 월요일을 맞은 여유인가. 화요일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3주 뒤에 2차 접종까지 하고 나면 한시름 놓을 수 있으려나. 그간 쌓인 긴장을 풀어놓기 위해 어디든 가고 싶다. 마음속을 헤매고 다니는 것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너무 오래 졸인 마음이 투정 부리기 시작하니 감당하기 힘드네. 2021. 7. 18. 건널목에서 2021. 7.17. 오후에 잠들었다가 깨니 어쩐지 허전하다. 초저녁인데 해가 길어서 아직 밝은데 밖에 나가서 좀 걸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기 싫은 거다. 일단 보류, 월말 김어준을 듣는데 와인 이야기가 나온다. 갑자기 와인이 급 당긴다. 집에 남은 와인은 따놓고 맛없어서 고기 요리에나 쓰려고 남겨 놓은 것뿐이다. 와인 사러 마트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이 게으른 몸이 움직여진다. 와인을 골고루 파는 대형 마트까지는 멀어서 동네 마트에 갔더니 호주산 쉬라즈를 꽤 저렴한 가격에 할인 판매 중이다. 일단 한 병만 샀다. 안주거리를 준비한 게 없어서 과일 두어 개 깎아놓고 한 잔 따라서 몇 모금 마시니 금세 정신이 흐물흐물해진다. 이럴 때 딱히 떠올릴 남자가 없다는 게 아쉽.. 2021. 7. 17. 사마귀 한동안 연이어 비가 내리다가 갠 그날은 하늘에 구름이 몽글몽글 그대로 그림이 되었다. 운동장에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작은 행사가 열렸고 스탠드엔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 속에 나도 멍하니 서서 하늘을 보다가 스탠드 위에 있는 작은 사마귀를 발견했다. 큰 사마귀는 어쩐지 무서운데 이 작은 것은 어쩌면 이렇게 예쁜지....... 하늘에 뜬 구름 사진 한 장 찍다가 사마귀 사진도 한 장 찍었다. 곧 웅성임과 함께 그 작고 무해한 생명체를 발견하고는 누군가가 지레 겁먹고 밟아 죽여 버렸다. 그냥 다른 곳으로 가게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 말릴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소란을 떨고 밟아버려서 저 사마귀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잠시 내 휴대폰 카메라에 담긴 것이 마지막이었다. 모이면 왜 그렇게 쉽게 흥분하여 행동하는.. 2021. 7. 17. 똥 밟았네 중독성 있는 노래와 춤! 방학동안 이 춤이나 배워볼까? 보자마자 확 꽂히는 춤과 반복되는 울림 똥~ 밟았네~똥 방학은 했으나..... 어디든 갈 수 없는 갑갑함...... 똥~ 밟았네~똥~ 2021. 7. 17. 7월 16일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서 PCR 검사를 받으러 갑자기 가게 된 A가 나에게 쪽지를 보냈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유일하게 한 시간 빈 시간까지 꽉 채워서 대강을 부탁하고 갔다. 말이 부탁이지 그냥 통보하고 가버린 거다. 나 정말 오늘 업무가 많아서 입에서 불이라도 뿜을 지경이었는데....... 왜 다른 사람 찾지 않고 나한테? 괘씸해도 생각뿐이지 따질 수도 없지만, 오늘 너무 힘들어서 솔직히 좀 화가 났다. 나쁜 시키 나 대학원 다닐 때 입학해서 나이도 4살이나 어린 게 나를 동갑쯤 되는 줄 알고 참 패기 넘치게 작업 멘트를 날렸던 것을 얼굴 본 순간 바로 기억해냈다는 걸 모르겠지? 눈이 이마 꼭대기에 붙었던 시절, 내 인상은 날카롭기 짝이 없어서 우연히 길 가다 말을 거는 남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2021. 7. 16. 말 목을 베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1. 7. 10. 7월 9일 신발장 번호를 나이 순으로 주는 곳도 있었다. 신발장 번호 덕분에 바로 나이가 대충 공개된다. 숨겨봐야 뭐 하나...... 그래 봐야 덕 보는 것도 없고. 여기는 시험 감독 짤 때 나이순으로 된 표를 메신저로 보내준다. 무슨 인기 랭킹도 아니고 왜 번호 붙여서 나이순으로..... 그렇다고 한 시간이라도 편하게 빼주는 것도 아니면서. 덕분에 대면 대면하던 어떤 분이 어제 점심시간에 같은 테이블에서 밥 먹으면서 랭킹 순서 보니까 '바로 내 아래던데....... 근데 우리는 터울이 좀 있나 봐요......'라고 말을 건넸다. 여기 올해 처음 근무지를 옮긴 사람은 그분을 포함해서 여자 3명뿐이다. 사무실이 각각 다른 층에 있어서 얼굴 볼 일도 없고 업무 반경도 다르다. 우연히 점심시간이 겹쳐서 그것도 우연히 줄.. 2021. 7. 10. 음란마귀 * 1교시 정감독으로 입실 거의 부감독은 동성인데 오늘은 좀 조심스러운 남자 부장님이시다. 시험 시간에 늦는 학생이 있어서 책상을 복도로 하나 뺐다. 쳐다볼 생각은 없었는데 정면에서 책상 들고나가고 의자 들고나가는데 등판, 팔뚝, 엉덩이까지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내 속에 음란마귀가 어젯밤부터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 보다. 동료는 남자가 아니다. 도리도리~ 침묵 속에 갑자기 방귀 소리가 난다. 누군가 참다가 흘린 방귀다. 아무도 웃지 않는다. 한참 침묵 뒤에 또 방귀 소리가 또렷하게 났다. 이 정도면 한바탕 웃어줘야 하는데 낙엽 구르는 소리에도 웃는 애들이 얼마나 긴장 상태로 시험을 보는지 아무도 웃지 않는다. 그 안타까운 상황이 씁쓸한데 어쩐지 나는 웃음이 날 것처럼 어딘가 간지럽다. 그 순간 나와 비슷.. 2021. 7. 6. 속이 울렁인다 오늘밤 나는 사라진다. 어제까지 욕망하던 내 흔적까지 모두 폭우와 함께 휩쓸려 사라진다. 내일부터 난 다른 생을 살아야겠다. 그리하여 오늘밤 나는 사라진다. 잠과 함께...... 토할 것 같은 통증 2021. 7. 5. 7월 4일 나이와 반드시 비례 관계가 성립하진 않지만, 나이에 비해 사고방식이 더 딱딱하고 변화의 여지없이 살아온 사람이 있다. 그런 성향이 강한 사람은 만나면 숨이 컥 막히는 기분이 든다. 자기 생각만 옳다.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을 명명백백하게 증명해 보여도 끝내 수긍하지 않을 정도로 숨 막히는 생각 꼴통을 요즘은 다들 꼰대라 부른다. 나이의 많고 적음과는 별개의 기질인데 나이가 많이 들수록 그런 자신의 성향을 알고도 끝내 소통 불능에 고집만 내세우는 경우가 꽤 많다. 지켜야 할 고집과 자기만의 세계는 필요하다. 밑도 끝도 없이 나만 옳고 너는 아니라고 주장이 아니라 우기는 수준만 아니라면. 전엔 그냥 바로 차단막을 쳤다. 그래야 아니한 것만 못한 다툼이라도 생기지 않을 테니까. 요즘도 나와 긴밀하게 엮일 .. 2021. 7. 4.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