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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7>37

정현이가 보내준 선물 12월 6일 친구 딸이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한다고 3월에 집 떠나 호주로 갔다. 돌아오기 전에 마침 일하던 곳의 일이 마무리되어 일하던 섬에서 나왔다며 몇 가지 물건들 사서 택배로 보내줬다. 정현이가 호주에서 사서 보내준 선물. 돌아오면 뭘로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까...... 그 동네에서 한동안 먹을 수 없었던 맛있는 우리 동네 음식을 사줘야겠다. 2017. 12. 6.
10월 28일 옆집 이사 나간 이후 며칠 동안 계속 콘크리트 파는 소리와 각종 공사 소음으로 집에 있을 수 없는 주말이었다. 계획한 대로 딸을 데리고 오전에 정형외과에 갔으나, 하필 그 병원은 토요일 휴진이었다. 다른 병원에 가면 엑스레이를 또 찍어야 하니 번거롭다고 다음에 가자하여 그 길로 진주로 향했다. 주말에도 매번 수행평가 준비나 그 외에 다른 일정으로 바쁜 딸이랑 시간 맞춰서 밖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항상 기회가 생기면 잘 활용해야 한다. 나는 딸이랑 함께 놀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오후엔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조수미 공연을 보기로 했다. 가끔 가는 진주 신도시 쇼핑몰에 있는 한식부페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집 근처 학교에서 친구가 가지고 있던 전동 씽씽이를.. 2017. 11. 2.
10월 22일 산책길에..... 통영 생태공원에서 내려다본 풍경 2017. 11. 2.
문득 꿈을 꾸고..... 딸 일곱 살 때,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연휴 동안 아침에 학교 가는 딸 깨우지 않아도 되는 것에 안도하여 며칠 늦잠을 잤다. 그 바람에 이런저런 잡다한 꿈을 많이 꿨다. 그중에 한 가지 생각나는 걸 적어본다. 그 꿈속에서 나는 갑자기 몇 달 내로 죽을병에 걸려서 죽을 날을 헤아려야 할 상황이었다. 언제든 닥쳐올 일이라 담담하게 그날을 맞으리라 생각해왔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운 것은 없는지 헤아려봤다. 딱히 애착이 남아 꼭 오래 더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딱 한 가지 내가 먼저 떠나면 딸이 세상 떠날 때까지 내가 없는 시간의 허전함을 어떻게 감당할지 그게 걱정이 됐다. 언제 떠난다는 말 없이 하던 대로 잘해주며 지내야 할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더 즐거운 시간 같이 보내자 해야 할지 망설였다. .. 2017. 10. 9.
윤이상을 기리며 9월 9일 통영 트라애슬론 광장에서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로 유명한 오연준 군과 팬텀 싱어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가 초대가수로 온다 하여 딸과 함께 보러 갔다. 좌석 차지하고 보겠다고 일찍 가서 한참 기다렸다. 리허설도 그 무대에서 하는 줄 알았으면 더 일찍 갔을텐데 오후에 너무 피곤해서 잠든 딸을 깨워서 좀 늦게 나갔더니 좋은 자리는 이미 누군가 다 맡아놨다. 마지막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에 맞춰 바닷가에서 열린 불꽃놀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불꽃은 평범하였어도 음악이 곁들여진 밤바다에서의 불꽃놀이는 그 어떤 화려한 불꽃놀이보다 더 강렬하게 기억될 것이다. 조잡한 동네 축제 무대 같지 않고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2017. 9. 14.
마린스키&게르키예프 마린스키&게르키예프 8월 2일 러시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왔다. 일찍 예매 못해서 1층 좌석을 구하지 못했다. 뒤늦게 합창석을 열어줘서 합창석 표를 사서 공연을 봤다. 전층 좌석이 거의 다 찬 공연은 처음이었다. 비록 합창석이어서 전체적인 소리가 좀 다르게 들린 게 흠이었지만 단돈 만 원에 그런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덕분에 나이 더 들어서도 꼭 통영에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좋은 공연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게 바다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만큼 기분 좋은 일이다. 2017. 9. 14.
여자라서....(?) 여자로 태어나서 한 달에 한 번씩, 혹은 더 주기가 빨라지면 두 번씩 선택의 여지없이 생리대를 사용해야만 한다. 요즘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그 문제의 생리대를 나도 꽤 많이 사용했다. 할인행사해서 두 팩을 붙여서 팔 때 사두었다가 쓰다 보니 여러 회사 제품, 혹은 이름이 다른 같은 회사 제품을 더러 사용한다. 환불해준다 하여 뒤져보니 남아 있는 것이 낱개로 90 개 가량 된다. 릴리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환불받을 브랜드와 사이즈를 선택해서 환불 신청을 했다. 그리고 그 분량만큼을 박스에 포장해놨다. 어느 날부터 생리 양이 줄고, 그다지 겪지 않고 지나던 생리통이 심해져서 나이 탓인가 생각했다. 딸은 생리통이 뭔지도 모를 만큼 가볍게 지나가다가 어느 날은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자율학습 .. 2017. 8. 28.
8월 13일 올해엔 비가 영 적게 내린다. 엊그제 시내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서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 우산 좀 들고 나오라고 딸에게 전화를 했더니 우리 동네는 비가 안 온다 했다.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니 정말 길이 마른 상태여서 신기했다. 뒤늦게 조금 비 내리다 갰다. 오늘은 환기한다고 창을 열어놨는데 예고 없이 갑자기 건물 외벽에 페인트 작업을 해서 몹시 황당했다. 집주인의 배려 없음에 기분이 상했다.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러려니 하고 또 넘어간다. 이사 나가기 전까진 계속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포기하게 된다. 이래서 자기 집이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 불행이 닥치지만 않으면 견딜만 하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행을 바라보며 느끼게 되는 통증도 만만치 않.. 2017. 8. 13.
자비경(Metta Sutta) 자비경(Metta Sutta) (1) 완전한 평정 상태를 언뜻 맛보고서 더욱 더 향상을 이루고자 애쓰는 사람은 유능하고, 정직하고, 고결하고, 말이 점잖으며, 온유하고, 거만하지 않아야 한다. (2) 만족할 줄 알아서, 남들이 공양하기 쉬워야 하며 분주하지 않고, 생활이 간소하며, 감각기관은 고요하고, 사려 깊을지니 뻔뻔스러워도 알랑대서도 안되리라. (3) 또한 현자의 질책을 살 어떤 행동도 삼가야 하리라. (그런 다음에 이와 같은 생각을 기를 지니) 모두가 탈없이 잘 지내기를, 모든 중생은 행복하라! (4) 살아있는 생물이면 어떤 것이건 하나 예외없이, 약한 것이건 강한 것이건, 길건 크건 아니면 중간치건 또는 짧건, 미세하건 또는 거대하건 모든 중생은 행복하라! (5) 눈에 보이는 것이건 눈으로 볼 .. 2017. 7. 30.
우울하다..... 전에 알던 사람..... 딸을 낳고 이렇게 홀로 살게 되기 전에 알던 사람, 누구라도 만나고 나면 우울해진다. 집에 돌아와서 혼자 있는 시간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쳐진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자극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생각이 다른 길로 흐르게 된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그냥 조용히 아무런 자극도 받지 않고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내 맘 편하게 살고 싶다. 이젠 학교엔 나가지 말아야겠다. 학교만 갔다 오면 꼭 이런 기분이 든다. 컴퓨터는 다룰 줄 모르냐? 왜 그런 자격증 하나도 없냐고 물었다. 자격증 많고 실제 컴퓨터 활용 능력은 별로인 사람들 보다 훨씬 잘 다루지만 그들이 원하는 자격증을 따지 않은 건 문제가 되는 모양이다. 나.. 2017. 7. 27.
뉴스를 읽고 가슴이 답답해져서.....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사랑과 신뢰는 어디에서 배우는 것일까? 어디에서 배워야 하는 것일까? 갈수록 입에 담기 조차 거북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이들에 대한 뉴스를 볼 때마다 속이 울렁거린다. 현기증에 온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어지럽다. 인간 세상은 원.. 2017. 7. 15.
7월 15일 어제 '알. 쓸. 신. 잡'을 보다가 JTBC '비긴 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바로 찾아서 보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유럽에 가서 거리공연을 한다는 소재인데 그들이 처음 간 나라가 '아일랜드'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깔끔한 풍경에 반해서 딸이랑 누워서 다시 여행 이야기를 했다. 빨리 수능이 끝나기만 기다린다. 그다지 하고 싶은 게 없는 내게 가장 호기심 당기는 것은 여행이다. 아직 가보지 못한 많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하며 언제 떠나게 될지 모를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계획한 대로 가게 된다. 열심히 복용하고 있는 다양한 영양보조제들이 아니면 내 상태가 다시 악화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결국 영양 불균형과 스트.. 2017. 7. 15.
6월 21일 병원 약을 끊은 뒤, 몇 가지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있다. 프로폴리스 액을 스포이트로 수시로 구강 투여하고 외출할 땐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를 들고 다니며 목이 간지러울 때마다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심하던 기침 가래도 서서히 잦아들었고, 많이 피곤할 때 외엔 견딜 만 해졌다. 몇 달 동안 거의 바깥으로 나다니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갔다. 이렇게라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고 싶다. 속눈썹이 안구를 찔러서 항상 눈을 비비며 울먹이던 딸이 주기적으로 안과를 들르는 대신 쌍꺼풀 수술을 시켜줬더니 속눈썹이 바깥으로 올라가면서 상태가 좋아졌다. 알레르기 증세로 콧물처럼 눈에서 나오던 분비물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한 가지 해결해놓고 나니 또 다른 문제가 당연히 생겨야 한다는 듯 늘 자잘한 문제는 줄지어.. 2017. 6. 21.
5월 2일 딸이 찍어온 일본 여행 사진엔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꼭 다시 가보고 싶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언젠가 함께 가자는 약속만 했다. 딸이 7살이었을 때 친구의 초대로 간 첫 해외여행으로 파리에 갔을 때, 파리 디즈니랜드에도 데리고 가려고 했었다. 그때 하필 비가 와서 놀이공원에 가지 않았다. 놀이기구만 타는 놀이공원은 나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딸도 무서운 놀이기구 타는 걸 즐기지 않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은 테마파크를 더 좋아한다. 딸이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함께한 기억이 담긴 사진들을 정리해서 외장하드에 담아놓았다. 요즘은 자주 가족들 꿈을 꾼다. 서로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은 지 넉넉하게 10년은 넘은 부모 형제들과 감정의 날이 서는 사건들이 꿈으로.. 2017. 5. 2.
4월 29일 3박 4일 만에 집으로 돌아온 딸과 원 없이 늦잠을 잤다. 도무지 그대로 더 누워있을 수가 없어서 일어나도 딸은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을 억지로 더 청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매일 강행군하듯 많은 여행지를 돌면서 우리가 언젠가 함께 한 달가량 유럽 여행을 하며 돌아본 코스가 얼마나 여유롭고 평화롭고 또한 얼마나 멋진 곳이었나를 더 실감 나게 느꼈다고 한다. 외부와 아무런 접촉도 없이 가만히 누워 이틀을 보내고 약을 먹기 위해 위장을 채우며 며칠을 보내다 보니 나는 결코 혼자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여태 혼자 살아본 적이 없다. 항상 가족과 함께이거나 집을 떠나 살 때는 많은 하숙생으로 북적이는 집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밥을 먹으며 살았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나름 내 삶에 다른 .. 2017. 4. 29.
4월 27일 계절이 몇 번 바뀌도록 옷방엔 하나둘씩 던져놓은 옷들이 무덤처럼 쌓여있었다. 손을 대기 곤란할 정도로 흐트러지거나 더러워지면 그걸 냉큼 치우지 못하고 망설이다 못 본 척 한다. 그리곤 어느 날 갑자기 기운이 돌면 미친 듯이 그걸 치우곤 하는 못된 습성이 생겼다. 이렇게 혼자 뚝 떨어진 섬처럼 살기 전에 내 방은 이렇진 않았다. 서랍 안마저도 반듯반듯하게 정리되어있었다. 어떤 물건이든 있어야 할 자리에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누운 자리에서조차 그게 떠올라서 벌떡 일어나서 성에 찰 때까지 치우고 나서야 잠들었다. 그러던 내가 이렇게 지저분하게 해놓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 게 될 줄이야. 옛날 사진이나 글을 적던 노트를 보면서 딸이 내게 하는 말이 있다. "엄마는 이땐 완벽주의자에 결벽도 있을 것으.. 2017. 4. 27.
4월 25일 심한 기침, 가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병원에서 약을 받아먹기 시작한 지 열흘째. 그나마 그 약이라도 먹지 않으면 도무지 한시도 가만히 말을 할 수 없는 정도이니 일시적인 통증 완화와 증상을 잠시 약하게 하는 정도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때마다 약을 먹고 있다. 오늘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계속 비가 내렸다. 딸이 수학여행을 떠났다. 새벽 5시에 공항으로 출발하는 단체 버스에 타기 위해 3시 반에 일어났다. 아침밥까지 챙겨 먹고 새벽 4시 반에 집을 나서서 약속 장소에 도착한 뒤 공항엔 여유 있게 도착하여 일본 간사이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 단체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 와이파이가 된다며 사진과 카톡을 수시로 보내는 걸 보니 수학여행이 아주 신나는 모양이다. 막상 신청해놓고 그다지 친한 친구가 없어서 혼.. 2017. 4. 25.
4월 20일 아침에 깨어난 뒤에도 몸이 좀 개운하거나 목안이 덜 아픈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래도 딸에게 아침 상을 차려주고 앉아 있으니, 티슈 내놔라, 제 폰을 찾아서 손에 쥐어주라는 등 자잘한 일들을 내게 주문하는데 화가 났다. 내 몸뚱이도 겨우 움직이고 있는데 그 딴 일들을 저가 하지 않.. 2017.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