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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8>64

화상을 입었다. 아침에 가자미 굽다가 팔에 화상을 입었다. 뼈를 다 발라서 파는 냉동 가자미에 밀가루 옷 입혀서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조리로 가자미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즐겨 먹는다. 아침에 토요 자습하러 학교 가는 딸에게 한 마리 먹여보겠다고 가자미를 프라이팬에 넣는 순간, 아침잠을 덜 깬 무딘 손동작 때문이었던지 프라이팬에 기름이 많지도 않았는데 바로 오른팔로 튀었다. 곧장 흐르는 물에 팔을 대고 있다가 냉동실 뒤져서 아이스팩 대용으로 쓸 것을 찾아 기름 튄 부위에 누르고 있었다. 통증 때문에 나도 모르게 꾹 눌렀더니 피부가 벗겨져서 흘러내린다. 밥을 먹던 딸이 상처를 보더니 더 당황해서 병원에 같이 가잖다. 이쯤은 괜찮다고 혼자 병원 간다고 얼른 학교 가라고 보냈다. 병원 가려고 옷을 주섬주섬 챙.. 2018. 6. 23.
발굴(?), 복구 작업 새벽에 갑자기 마음이 동해서 비번이랑 아이디를 도무지 생각해내지 못해 포기했던 이메일 주소를 하나 복구했다. 이것 저것 인증 받고 다시 할 것이 많아 헤매다 날밤을 샜다. 그 덕분에 한 다리 건너, 또 다른 다리로 이어져서 티스토리 아이디를 복구하는데 성공했다. 엠파스 블로그 .. 2018. 6. 16.
투표하고 모델 놀이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8. 6. 9.
삼손 1. 입었던 스키니진을 그대로 입고 나가자니 다리가 숨을 못 쉬는 것 같아 갑갑하다. 날씬해 보이겠다고 이렇게 꽉 끼는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은 몸한테 할 짓이 아니다. 딸이 입겠다고 사놓은 스키니진 두 개를 졸지에 내가 입게 되었다. 내 몸에 들어가니 내 옷이 된 것이다. 얼마나 오래 묶여있던 것인지 오랫동안 임자없이 옷방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옷들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혹시나 좀 넉넉하면 입을 수 있을까 싶어 사들인 브랜드별 정장 바지도 결국 한 번도 입지 못한 것부터 한철 입고 다시는 못 입은 것까지 줄줄이 꺼내 입어봤다. 하나도 빠짐없이 다 잘만 들어간다. 완전히 횡재한 기분이다. 작아진 옷들이 어느날 커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2006년에 입었던 나비가 그려진 하늘하늘한 흰 원피스는 그 .. 2018. 5. 31.
딸에게 받은 생일 카드 한없이 주는 사랑을 날름 받아먹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속에서 영근 사랑이 꽃피어 내게도 오는 사랑을 받는 기쁨을 누리게 해 주어서 더 고마운 딸, 아침에 학교 가면서 내 가슴에 안겨주고 간 생일 카드. 어제저녁에 미리 끓여둔 광어 미역국으로 아침상을 차렸다. 어릴 때 생일상에 오르던 광어 미역국, 나는 생전 처음 끓여봤다. 딸이 맛있다고 한 그릇 다 비우고 학교에 갔다. 2018. 5. 30.
요즘 나는..... 마음이 많이 아프다. 위험하다. '인셉션'이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 삶이란 꿈에서 깨기 위해 높은 곳에서 기꺼이 뛰어내릴 수도 있을 것 같다. 2018. 5. 17.
증명사진 변천사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8. 5. 10.
말을 하면 나을까 했는데..... 뛰어드는 곳이 불구덩이인 줄 알면서도 뛰어든다면 참으로 어리석다. 살다 보면 앞으로 다가올 일이 어느 정도 계산이 되고 그다음에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도 충분히 계산되는데도 불구하고 어리석음으로 점철된 굳은 습관들을 버리지 못하고 카르마에 휩쓸린 행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라서 그랬다면 무지한 까닭이라 하겠지만,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제어할 수 없다면 진정한 앎이 아니라고 믿어왔다. '나만이라도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나도 다를 바 없는 얄팍하고 어리석은 인간이라는 걸 스스로 증명이라도 하듯 불나방처럼 앞에 놓인 덫에 뛰어들고 정해진 순서를 밟고 있다. 며칠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선잠을 자며 앓아서 몸과 정신이 동시에 피폐한 상태다. 가야 할 길이 보이는데 나는 자신.. 2018. 5. 10.
반성문 '버림받았다, 배신당했다'는 감정은 더없이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 처음엔 분노와 울분으로 시작해서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의 말과 행동에 자신이 상처받았다고 악다구니를 쓴다. 상대를 비난하는 말을 쏟아내다 보면 마지막에 가 닿는 곳은 허튼 미안한 감정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다. 마무리는 진정한 자기 참회여야 한다. 분노로 가득 찬 얼굴을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면 바깥에서 생긴 일이라 할지라도 결국 내가 걸러내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쳐버린 말 한마디를 근원으로 그 일이 시작된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누구의 잘못이 큰가를 따져서 될 일이 아니다. 결국 자신의 허물을 제대로 발견하고 진정한 참회를 해야만 이 문제가 마무리된다. 무릇 지혜로운 이는 번거로운 말과 행동이 오가기 전에 그 길을 선택할 것.. 2018. 5. 9.
숨 쉬는 것도 귀찮다 나이 서른이 되기 전의 삶과는 너무나 다른 삶을 어언 20년 살았다. 앞으로는 또 다른 모습으로 좀 다른 삶을 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떤 삶을 살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 오늘은 모처럼 미세먼지가 적은 지 하늘이 맑게 보인다. 입천장이 헐었다가 열흘 남짓 지나도 전혀 낫지 않고 기침과 가래 때문에 몸도 지치고, 자잘한 상처들로 마음도 지쳤다. 수요일, 딸 생일에 처음으로 내 손으로 아무 음식도 만들지 않고 밖에서 사 먹었다. 너무 지쳐서 그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 수가 없었다. 스스로 치유되기를 기다리기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어디든 손을 뻗어야겠었어 주변에 이야기할만한 상대를 찾아보니 언뜻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한참 기억을 더듬고 생각해보니 작년에 다니던 학.. 2018. 5. 5.
Everything's okay..... 영어권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보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힘들거나 다쳤을 때 꼭 이런 대사가 나온다. "Everything's okay...."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가족에게서 듣는 그 한 마디는 설령 당장 사실이 아닐지라도 마음이 가라앉는다. 의지하고 기댈 곳이 있다는 생각에, 나를 위해준다는 생각에 기대어 조금이나마 편안해질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댈 곳이라곤 잠든 꿈속뿐이라니 서글프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어지간히 아파서는 거르지 않는 밥도 먹기 싫고, 그냥 얼른 잠이나 들었으면 좋겠다. 2018. 4. 30.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2018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여러 번 반복해서 본다. 어쩌다 한번 10년 주기로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남북관계 뉴스가 연일 쏟아져 나온다. 독일이 통일되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1993년인가 1994년에 내가 다니고 있던 대학에 독일 총리가 방문하여 독일 통일과.. 2018. 4. 22.
미세먼지 지옥(?) 오늘 긴급재난문자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두 번이나 날아왔다. 가끔 수도권에 한번씩 다녀오면 금세 목안에 염증이 생기고 아파서 공기 좋지 못한 수도권은 사람 살 곳이 못된다고 생각했다. 날씨 좋고 맑은 날이 많은 이곳은 좀더 오래 안전하리라 생각했는데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 뿐만.. 2018. 4. 6.
3월 19일 자녀가 학생이 되고, 특히나 고3이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신경 쓰이는 일이다. 자녀가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그 시기를 지나야 하는 당연한 일이다. 내 딸은 고3이 되고서 비로소 자기 인생을 준비하는 데에 전투적으로 변했다. 치밀하게 계산하고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2018. 3. 19.
또 하나의 별이 졌다. 오늘 저녁 대화의 주제는 단연 스티브 호킹 박사였다. 또 하나의 별이 졌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있고, 땅에도 또한 수많은 별들이 존재한다. 얼마나 밝게 빛나다 지는가의 차이가 있겠다. 내 머릿속에서 충분히 그려지지 않는 우주의 물리적인 체계를 좀 더 이해해보고 싶어서 사다 읽은 책인데 내 한계만큼만 이해했다. 며칠 저녁을 굶다가 오늘 저녁에 학교에서 돌아온 딸과 밤참을 오랜만에 먹었더니 소화시키는 것이 힘든지 머리가 완전 마비 상태다. 스티브 호킹 박사의 책에서 읽은 부분 중 일부는 동조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그럴듯하게 반박할 언어적 한계와 이론이 부족하여 생각만 품고 있다. 언젠가 더 열심히 연구한 분의 글 중에 확실히 동조할 글을 읽게 되면 인용해서 말할 수는 있.. 2018. 3. 15.
10% 덜 먹기 무리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어제는 무리하게 운동을 했다. 지쳐서 깊은 잠을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참 뒤척거리다 잠들고 아침엔 평소보다 훨씬 일찍 깼다. 잠들기 전에 떠오른 생각들이 아침에 정리되어 한 가지 문제를 봉인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하는 수학 수업을 끝내고 몸을 최대한 쉬게 해줘야겠다. 사흘간 평소에 먹던 음식량을 줄이기로 한 자신의 약속을 잘 지켰다. 오늘로 나흘째, 아침에 딸과 함께 맛있게 아침을 잘 챙겨 먹고 오후에 한 끼를 더 먹고 저녁엔 먹는 걸 쉬기로 했다. 어제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아침 점심을 너무 과하게 먹어서 저녁을 걸러도 평소에 섭취하던 열량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었다는 생각에 운동을 조금 무리하게 했다. 전날 먹은 것보다 10%씩 덜 먹기로 했는데 거의 같은 양을.. 2018. 3. 9.
문이 잠겨서 3월 7일 어젯밤에 딸과 함께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버리러 밖에 나갔다 왔다. 한동안 집 정리를 조금씩 하다가 버리려고 모아둔 이불이나 헌 옷가지와 인형들까지 쓸어 담아 가장 큰 쓰레기봉투에 담아놓은 것까지 버리자니 두 번은 내려갔다 와야 했다. 한 번 1층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서 두 번째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가려던 차에 딸이 이야기하다가 웃으며 출입문을 닫았다. 평소에 하던 대로 손잡이를 쿡 눌러서 잠가버렸다. 문이 잠긴 걸 알게 된 순간 둘이 어찌나 당황했던지 금방 세상이 끝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른 땐 문이 잠기면 손잡이 플레이트를 열어서 반쯤 해체한 다음 얇고 뾰족한 걸로 문을 따는데 나는 거의 선수급이라 별 걱정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문 손잡이를 새것으로 바꾸면서 아주 빡빡하게 플레이트.. 2018. 3. 7.
그동안 쌓인 잡담 일을 손에서 놓고서부터 수학 문제 풀기를 멈추게 되었다. 십수 년간 나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의 수학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다. 30대에 하던 것보다 40대가 되어 더 수학 공부가 쉽고 좋아졌다. 자주 해서 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30대엔 몸이 많이 아파서 공부에 집.. 2018.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