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25>/<2025>54 하루 견디면, 또 하루가 지나간다. 감기 걸린 딸이 끼니를 챙겨 먹어야 약을 먹을 수 있으니 하루에 두 끼만 먹는 딸이 입맛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조금씩 장만해서 같이 앉아서 밥을 먹는다. 이 즈음만 되면 골골 앓던 내가 말짱한 것은 찬바람 나고 일하러 다니지 않았던 덕분이다. 겨울만 되면 체력이 다하고 힘이 부치는 상태로 생기부를 쓰느라 진을 뺐다. 2018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겨울을 그렇게 보냈다.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솔직히 이렇게 쉬어보는 게 얼마나 마음 편하고 좋은지..... 늘 뭔가에 쫓기다가 잠 깨면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이었던 사실이 종종 너무 힘에 부칠 땐 악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울해져서 속이 부대낄 정도로 음식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책상 앞에 앉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거짓말처럼 괜찮아진다. 머리가 .. 2025. 1. 28. 1. 28 2025-01-28명절이 오면 매번 겪는 생살을 베어낸 듯한 통증 뭐라 덧붙일 말이 없다.나도 부모가 되었어도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다. 내 마음 편하자고 얼마나 많은 일을 그르쳤던가...... 2025. 1. 28. 눈오는 지도 2025-01-27 눈이 펑펑 내리는 날, 길 위에 서 있어 보긴 처음이다. 그동안 딸이 이런저런 핑계로 가지 않는 체육관에 나도 덩달아 가지 않게 되면서 점점 쌓여가는 복부지방을 보면서 반성했다. 오늘은 기필코 가야지 생각했는데 폭설주의보가 내렸다. 뭔가 생기 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데 달리 날것을 먹을 게 없어서 오후에 개는 걸 보고 마트에 다녀왔다. 처음 나설 땐 마트에 다녀온 뒤에 바로 체육관에 운동하러 갈 참이었다. 날 것으로 먹을 수 있는 사과, 천혜향, 토마토를 샀다. 마트에서 나오다가 폭설주의보 내린 날에 눈이 어떻게 오는 것인지 처음 목격했다. 그간은 눈 온다고 하면 밖에 나가지 않으니 간혹 베란다 창너머로 잠시 보는 게 전부여서 이토록 길 위에 폭폭 내려 쌓이는 풍경을 본 적이 없다. .. 2025. 1. 27. 더덕구이 2025-01-26아무도 나를 찾는 이 없고, 나 또한 아무도 찾지 않는다. 생강한과 한 봉지를 다 먹어치우고 책상 맡에 놓인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타이핑을 하는데 이 모습을 또 다른 내가 보고 있는 것 같은 초현실적인 상태에서 꿈꾸듯 현실을 바라본다. 살이 많이 쪄서 얼굴이 상당히 달라져서 다른 사람을 보고 있는 듯하다.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그래도 어디 아프지 않은 게 어딘가 생각하고 겨우내 살찐 것은 잘 먹고 아프지 않으니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아보기로 한다. 아점 메뉴는 더덕구이로 정했다. 며칠 전에 사놓은 깐 더덕이 며칠 지나면 맛이 떨어질 것 같아서 반만 덜어서 요리했다. 소금물에 잠시 담갔다가 두들겨서 간장과 참기름을 섞은 기름장을 발라서 구웠다. 보아하니 딸은 한 며.. 2025. 1. 26. 여러가지..... 지난 1월 18일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산 소파를 오늘 받았다. 31일 배송 예정이라더니 연휴 시작하는 주말에 먼저 보내줘서 연휴에 거실에서 노닥거릴 기회를 얻었다. 각자 제 방에서 침대와 책상을 오가는 것 외엔 어쩌다 한 번씩 밥 먹을 때 식탁에 마주 앉는 것 외엔 딸과 마주칠 접점이 없었다. 딸이 화장실 간다고 방문을 열 때마다 내가 내 방 밖으로 나와야 딸 얼굴을 한 번 볼 수 있는 희한한 현실을 바꿀 방법은 거실을 거실답게 만드는 거였다. 작년에 싣고 와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짐이 현재 거실 소파 자리에 바리바리 쌓인 상태로 여태 지냈다. 어디에 어떻게 치워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는 물건이 많았다. 그런데 목적이 생기고 소파를 들이기로 결심하고 나니까 그 물건을 어떻게든 정리하게 되더라. 집중할.. 2025. 1. 26. 내 안경은 어디로 갔을까..... 어제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쇼핑몰에 가서 우리가 즐겨 먹는 한과를 한 봉지씩 샀다. 유과를 딸과 나 둘 다 좋아한다. 한 봉지만 사면 딸이 좋아하니까 몇 개 먹고 나는 그냥 안 먹는데 어제는 딸이 생강 맛 나지 않는 유과를 한 봉지 고르고, 나는 생강한과 한 봉지를 골라서 각자 한 봉지씩 안고 먹기로 했다. 그 덕분에 오늘 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맛있는 유과를 실컷 먹는다. 마트에서 잘못 사면 비싸고 맛없는데 마침 그 아웃렛 지역 특산물 매장에 파는 한과 맛이 좋아서 거기 갈 때마다 한 봉지씩 사다 먹었다. 명절 핑계로 우리가 한과 사러 거기에 가기엔 먼 거리다. 내가 어릴 때 다들 잘 살지 못할 때여서 명절이나 되어서 새 옷 한 벌씩 얻어입곤 했다. 그때와 시절이 다르니 옷이야 때때로 필요할.. 2025. 1. 26. 도착 2025-01-26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려본다. 연휴 내내 집안에 갇혀 있게 될 확률이 높아서 어디든 다녀오고 싶지만, 늦게 잠들고 아침에 깼다가 다시 잠들어버리는 습관이 생겨서 잠에서 깨면 점심 때가 넘는다. 챙겨서 나가려면 빨라도 오후 3시나 되어야 겨우 일어설 수 있다. 일찍 나서야 활기가 생기는데 그 시간쯤엔 의지가 꺾인다. 햇볕이 좋을 시간에 밖에 있는게 좋은데 그러기 힘든 나쁜 습관이 든거다. 어제도 그랬다. 어디라도 혼자여도 바람 좀 쐬고 오려고 나서려다가 딸에게 "백제로 가자~ 부여 아울렛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아울렛에서 다녀가라고 광고 문자를 보내서 우스개로 한 말이었다. 돈도 없는데 뭘 사러 가느냐고 하지만, 꼭 물건을 사야 제맛인 건 .. 2025. 1. 26. 늦는 딸을 기다리며..... 2025-01-25낮에 나간 딸이 자정이 넘어도 돌아오지 않는 긴 외출은 처음이다. 11시 넘어서 어디냐고 전화했더니, 술집인지 주변이 시끄럽다. 낮엔 친구들 만나서 카페에서 놀고 저녁 먹고 늦게 다들 모여서 술집에 가서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저녁 먹고 초저녁에 회식하고 끝내는 내 인생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술자리와 비교하면 안 되겠지. 그래도 자정 넘어서 새벽 2~3시까지 하는 술집까진 동행하지 말고 2차에서 빠져나와서 새벽 1시 전엔 들어오라고 말하고 협상했다. 낮에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올 땐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밤늦은 시각까지 돌아오지 않으니 살짝 신경 쓰인다. 다른 면이 신경 쓰이는 게 아니라, 역시 나는 같이 살면서 혼자 시간이 주어지는 건 괜찮지만 아예 혼자 사는 건 견디기 .. 2025. 1. 25. 혼자 놀기 2025-01-24도서관에 빌려온 책 중에 이 근처에 가볼 만한 곳을 한 번 훑어보라고 딸 책상 위에 갖다 놓은 책이 홀대받길래 그냥 가져왔다. 여기에서 가까운 곳에 가볼 곳으로 추천한 곳을 일단 정리해 본다. 가본 적이 없으므로 어떨지 전혀 알 수 없으니까, 일단 리스트를 비슷하게 옮겨놓고 시간 나고 마음 닿는 대로 발길 돌리는 것으로 정했다.공주 · 부여태안공산성청산수목원송산리 고분군천리포수목원국립공주 박물관신두리해안사구마곡사두웅습지갑사팜카밀레 허브농원석장리 선사유적지 & 석장리 박물관백사장항계룡산 자연사 박물관꽃지해수욕장 & 방포항이안숲속청포대 해수욕장계룡산 도예촌만리포 해수욕장중동성당별똥별 하늘공원부소산성안면도 자연휴양림 & 안면도 수목원능산리 고분군안면암관북리 유적몽산포 해수욕장 & 오토캠핑장부.. 2025. 1. 24. 1. 24 어제저녁 늦게 딸과 함께 마트에 가서 명절 연휴 기간 동안 먹을 식자재를 샀다. 가지 볶음에 맛 들인 딸이 이제 나보다 더 좋아하는 가지 한 봉지, 얼마 전에 사서 맛있게 먹었던 킹스베리, 요구르트 각자 좋아하는 것 한 통씩 따로(나는 무가당 그릭요구르트를 좋아하고, 딸은 달달한 드링킹 요구르트를 좋아한다), 깐 더덕, 마늘 이 정도에 화장지 한 통 사니까 20만 원 정도 나온다. 카트에 별로 담은 게 없이 소소한 식자재 몇 개 샀을 뿐인데 체감 물가가 두 배는 오른 것 같다. 오늘은 아침에 깨서 듣던 뉴스도 듣지 않고 그냥 다시 잠들어서 오후까지 머리가 맑지 않아서 계속 누워있었다. 커피를 마시기엔 조금 늦은 감이 있는 시각이지만, 혼자 점심을 맛있게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떠오르는 곡을 찾아서 .. 2025. 1. 24. 1. 22 2025-01-22 딸이 외출하고 없을 때마다 어쩐지 보너스 받은 기분이다. 함께 있는 건 좋지만, 집에 있어도 제 방에 들어가서 누구와 이야기하는지 내내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대화하고 나에겐 관심 없고 이유도 없이 쌀쌀맞다. 며칠 전에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짜증 섞인 말투로 내게 말하느냐고 따졌더니 조금 신경 쓰는 것 같긴 하지만, 연애를 시작한 것 같은 딸에게 나는 정말 쓸모없는 존재 같이 느껴진다. 이 지역에서 유일한 친구인데 친구를 뺏긴 기분이어서 그 XY 염색체를 가진 인간이 괘씸하다. 연말정산 하러 전 직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고구마 한 봉지를 사왔다. 눈에 익은 그릇이 어쩐지 너무 눈에 확 띄게 싼 가격표를 붙이고 있어서 뒤집어 보지도 않고, 그림만 보고 두 개.. 2025. 1. 22. 구직 2025-01-22 구직 급여만으로 버티기엔 물가가 너무 높고, 숨만 쉬고 밥 안 먹어도 그냥 나가는 돈이 꽤 많아서 이번 달까지 다섯 달 쉬는 동안 꽤 많은 돈을 그냥 썼다. 벌면서 쓰는 것과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실수한 걸 알게 된 그날은 24시간 금식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것에 집중하며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은 거실과 주방 정리를 했다. 이사한 뒤에 물건 정리를 딸이 해서, 어디에 뭣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체계없이 들쭉날쭉하게 정리한 것을 언젠가는 한 번 다 엎어서 체계를 갖춰야했다. 두 번째 정리를 하고 나니 이제 한 번만 더 손대면 끝나지 싶다. 눈 밑은 꺼지고 볼은 부어오르고, 어딘가는 물집이 잡혔다. 육체 노동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체질인 것을 어릴 때 알았다. 약값, 병원비가 더 든다고 .. 2025. 1. 22. 현실 직시 2025-01-20 어쩌면 올해 있을 수 있는 일 중에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겠다. 예상할 수 있는 변수 중에 가장 최악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그것도 이젠 생각하고 뭔가 대비해야 하나 싶다. 먹고살기 위해선 그 동네에 남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매년 이 즈음에 반복해서 하는 고민이다. 이전 해에 근무하던 곳에 6개월짜리 공고가 떴는데 1년짜리 다른 곳 공고를 보고 거긴 지원하지 않았다. 1년짜리 자리가 잘 나지 않는 이곳 특성상 일자리를 찾는 다른 젊고 유능한 경쟁자에 서류 심사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9월에 오라는 학교에 갔으면 올해까지 별 걱정 없이 살긴 했겠다. 물론 그 일을 맡으면 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혔겠지만, 매년 새로 일.. 2025. 1. 20. 1. 20 2025-01-20 어지럽고 지저분한 뉴스를 제목만 보고도 역겨워서 가끔 속이 울렁거린다. 1980년대에 10대였던 나는 그 시절에 힘들게 산 어른들에게 빚이 많겠다는 생각 정도는 든다. 공권력에 맞서면 두들겨 맞거나 잡혀 들어가서 어찌 될지 알 수 없던 시절에 군사 정권에 맞선다는 건 쉬운 선택은 아니었겠다. 80년대 끝자락에 대학에 들어간 나는 수많은 시위를 목격하고, 종종 최루탄 가스를 피해서 시내에 나갔다가 늦게 하숙집에 들어가서도 눈물 콧물 범벅에 따가운 얼굴을 씻으며 분노하기도 했다. 공무원을 하려면 일절 거기에 연루되면 안 된다고 하도 신신당부한 부모님의 말씀이 있었기에 왜 그들이 거기에 참여하는지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부조리한 세상에 일찍 염증을 느껴서 이미 내 삶은 괴롭고 또 괴로워서.. 2025. 1. 20. 새 가구 2025-01-18 낮에 베란다 창밖으로 보이는 볕이 어쩐지 따스해 보여서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이케아 매장에 가구 고르러 다녀온 뒤에 한 번도 외출하지 않고 집콕하고 있었더니 오늘쯤 마침내 좀이 쑤실 때가 된 거다. 국내 여행 대장정까진 아니어도 이 동네를 끼고 한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시간 내서 다녀보고 싶고, 이왕에 혼자 가는 것보단 딸이라도 이끌고 가는 게 좋은데 딸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아니, 나랑 놀아줄 생각이 없는 거다. 그래도 포기 못하고 혼자 나갈 채비를 하면서 딸내미 방에 몇 번 들락거리며 조금씩 음성의 톤을 높였더니 어느 순간 먹힌다. 목적지는 현대아울렛. 마침 딸에게 필요한 물품이 있어서 거기에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었다. 한 해 사이에 급격하게 살 빠진 딸의 .. 2025. 1. 18. 혼자 쉬는 게 편해 2025-01-16딸이 점심 약속 있다고 일찍 나가고 혼자 집에 있으니 어쩐지 한결 편하다. 종일 혼자 먹을 요량으로 피자 한 판 주문해서 먹고 최근에 페인트칠하고 남은 것을 소품 리폼에 쓰기로 했다.작은 나무 가구 만드는 데에 재미 붙였을 때 주문해서 못질하고 나사 박아서 완성했던 작은 책꽂이에 그 당시엔 커피를 타서 커피로 색을 내고 대충 썼다. 이 집 벽지는 아이보리색에 가까워서 갈색 계통 소품이나 가구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딸이 그걸 버리라고 은근히 눈치를 줘서 내 방에 감춰뒀었다. 일단 젯소를 한 번 발라서 먼저 바른 색을 눌러준다. 크림색으로 만들어서 정성 들여 바르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기엔 귀찮아서 그냥 흰색을 칠했다. 젯소를 너무 가볍게 발라서 갈색이 약간 묻어 나온다. 그래도 이.. 2025. 1. 16. 1. 15 20205-01-151차 거실 정리를 한 다음에 거실에 들일 소파를 고르기 위해 이케아 매장에 가보기로 했다. 앉아보지 않고 사진과 후기로만 사기엔 부족한 점이 있을 것 같아서 검색해서 기흥 이케아에 다녀왔다. 집에서 한 시간 반 거리여서 그럭저럭 한 번 움직일만했다.매장에 전시한 제품 중에 우리가 쓸만한 크기의 소파엔 다 앉아보고, 우리가 계획한 예산에 너무 넘치지 않는 선에서 대략 모델도 정하고 돌아왔다. 이케아 매장이 아닌 다른 제품도 골고루 보고 천천히 고르기로 했다. 어차피 이사 와서 1년 동안 소파 없이도 살았으니까 급할 건 없다. 평일이어서 붐비지 않으니 딸이 이것저것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놀다가 근처에 있던 아웃렛에도 잠시 들렀다가 돌아왔다. 필요한 양념통 한 세트 사고 다른 물건은 사지 .. 2025. 1. 15. 짐정리를 하다가 2025-01-14작년에 들고 온 이삿짐 중에 오랫동안 쓰던 해묵은 수첩이 수십 개 있어서 버리지는 못하고 상자에 담아서 한쪽 구석에 모아둔 것이 있었다. 오늘 드디어 그 종이 상자에 든 물건을 꺼내서 조금 더 튼튼한 상자로 옮겼다. 내용을 확인하고 사진 찍어서 남기거나 블로그에 옮겨 적고 버릴 계획이었는데 어쩐지 그럴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아서 오늘에야 그 상자를 열었다. 그런데 막상 상자 정리하고 거실에 바리바리 쌓았던 짐을 풀어서 버릴 것은 버리고 정리를 한 번 하고 나니 더 옛날 물건을 만질 기운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것 보아서 무엇하나 싶은데, 그냥 버리기는 아쉬운 정말 애매한 물건이다. 하나씩 들추다 보면 내가 왜 그런 메모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고, 다시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2025. 1. 14.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