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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아무 생각하지 않고 싶은데 끊임없이 나드는 생각에 괴로운 순간도 있다. 집에 돌아와서 혼자 있으니 참 자잘한 생각이 전신을 긁는다. 보이지 않는 생채기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언젠인지 비공개로 저장한 묵은 감정을 다 털어버리고 싶어서 찾아보니 어디에 뭘 써서 저장했는지도 모르겠다. 기록하지 않고 저며 누른 감정은 끝내 어떤 경로로든 뚫고 나오는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 흘리지 않은 눈물이 시간 차를 두고 나중에 흐르기도 한다. 어떤 순간엔 백지 상태로 듣고 보기만 하고 생각하거나 판단하지 않으니 뒤늦게 혼자 있는 시간에 한 가지씩 불쑥 불쑥 치고 올라온다. 2022. 7. 30.
강원도 + 제주도 = 대왕암 공원 낮에 점심 먹고 출발해서 호텔 체크인하고 동남 횟집 다녀온 뒤에야 대왕암 공원에 갔다. 집순이여서 집에 있는 게 좋다고 외치는 딸내미 데리고 밖에 한 번 나가기 쉽지 않다. 온갖 비위 다 맞춰주며 다니는 것이 그래도 혼자 다니는 서러움을 견디는 것보다 낫다. 올해 이곳에 세 번째 온 거다. 봄에 처음 본 대왕암 공원 앞바다는 옥빛이었다. 그 물빛이 너무 아름다워서 더 서러웠다. 평일이어서 한산한 곳이 참 좋았다. 다만 너무 늦게 도착해서 5시 반까지 입장하게 해주는 출렁다리엔 들어가 볼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 근처 솔밭 산책하고 대왕암이 보이는 곳까지 걸었다. 습하다고 불만 + 불만 , 길이 왜 이렇게 걷기 불편하게 경사졌냐고 불만 + 불만 그러게 누가 크록스 신고 여길 걸으려고 했냐고. 운동화 신으라.. 2022. 7. 30.
차 안에서 나눈 대화 1.차 안에서 둘만 있으니 대화하기 좋다. 집중해서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상태는 못 되지만 잡담 나누기엔 나쁘지 않다. 어제 부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딸이 '깻잎 논쟁'을 아느냐고 물었다.혹시 모를까 봐 그런 질문부터 한 모양이다. 잘 모르는 말을 다짜고짜 할 수는 없으니까. 나 : "그럼 알지~ 옆에 연인이 있는데 앞에 앉은 여자 친구의 친구랑 밥 먹으면서 두 장 붙은 깻잎을 젓가락으로 꼭 그 남자 친구가 떼어줄 필요가 있을까? 동성친구끼리도 잘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왜 연인의 친구 깻잎까지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떼주느냐고......" 딸 : "그렇지? 엄마, 근데 그게 왜 그런지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근데 내 생각도 엄마랑 같아. 난 그런 경우에 굳.. 2022. 7. 24.
아찔했던 순간 토요일 아침, 동네 빵집에 들러서 내가 좋아하는 소금 빵을 몇 개 담고, 딸내미 좋아하는 빵을 사서 고속도로를 탔다. 전날 밤늦게 동네 마트에서 산 과일을 씻어서 준비하고, 냉동팩에 얼린 음료까지 준비해서 작은 보냉 통에 담았다. 기숙사에 들러서 딸을 태운 뒤에 김해 아웃렛에서 물건 몇 가지 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어지러웠다. 늘 쇼핑몰에 도착하면 밥부터 사 먹었는데 비싸고 뻔한 음식을 먹는 게 싫어서 통영에서 가져간 빵을 차 안에서 조금 먹고 끼니를 두 끼나 건너뛰려고 했더니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 어지럽고 힘들어서 뭔가 먹기는 해야겠다. 쇼핑몰에서 30분 남짓 떨어진 밀면집에 가서 밀면 한 그릇씩 먹었다. "이 동네 맛집이라는 곳에 와서 먹어보니 우리 동네 그 집 밀면이 얼마나 맛있는지.. 2022. 7. 24.
7월 22일 금요일 퇴근한 뒤에 혼자 있는 시간이 가장 곤혹스럽다. 일주일간 쌓인 피로감과 외로움이 한꺼번에 밀려들고 급기야 감정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아무래도 혼자 무얼 해도 좋을 것 같지 않아서 원룸에 돌아가서 가만히 누워있으니 차분해지는 게 아니라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엊그제 꿈에서 깬 뒤에 그 꿈과 연결된 현실이 목구멍에서 도무지 삼켜지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에 운흥사와 연결된 복지 사업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따지고 들면 운흥사에 다녀오는 길에 부모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구제하는 일을 도모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20대 중후반은 나에겐 최고조의 행복과 고통이 겉으로 드러나서 두 가지의 극단을 오간 시기였다. 내가 뜻을 두고 있는 부분과 맞닿아 있었지만 종교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싶진 않았다... 2022. 7. 24.
맑은 날 파도소리 들으러 가고 싶은 곳 7월 21일 퇴근하기 전에 창밖을 잠시 보니 바람이 흩어 놓은 구름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그래서 바람따라 파도 소리 들으러 상족암 바닷가에 가서 물소리 듣고 조금 걸었다. 밥 친구에게 이번 주말에 일본에서 건너온다는 여동생 내외와 이제 네 살 된 조카와 함께 갈만한 곳을 알려주다가 여기도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 곳이라고 한마디 보탰다. 가끔 산책을 나가도 휴대폰으로 연신 사진 찍는 나를 보고도 결코 사진 한 장 찍는 일 없던 밥 친구가 여기엔 처음 왔고 이 풍경이 마음에 드는지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저 사진 안 찍는 사람인 거 알죠?" 그만큼 이곳 풍경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이 언니가 혼자서 안 다니는 곳 없이 많이도 다녔네, 우리 **이 다 키울 때까지 계속 알고 지내면 여행이나 좀 같이 다.. 2022. 7. 21.
7월 20일 이틀, 퇴근하고 사람들과 잠시 어울려서 밥 먹고 카페 한 번 간 게 전부다.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아침에 모닝콜을 끄고 잠들었다가 겨우 출근했다. 오늘은 여러모로 상태 불량 푹 자고 싶은데 자다가 몇 번씩 깨는 바람에 힘들어...... 피곤해서 말하기도 싫고 머리도 꽉 막혀서 써야만 하는 진중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없는 상태 이 일을 다 끝내야 며칠이라도 휴가처럼 쉴 수 있을 텐데 입에서 뜨거운 김이 훅훅 나온다. 이렇게 뜨거운 한숨이 나오는 내 몸은 하는 일도 없이 지친다. 이 와중에 딸에게 외롭다고 우울하다고 징징거렸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 모양이다. 깨지 않고 잠 한 번 제대로 자봤으면......... 퇴근 전에 잠시 미술실에 들러서 '사천 야행'에 쓸 소원등 만들기에 참여했다. 뭘 할지 모르고 갔.. 2022. 7. 20.
7월 19일 밥친구의 감기는 오늘도 여전히..... 며칠 동안 저녁까지 너무 많이 먹어서 부담스러워서 오늘 하루쯤은 저녁을 건너뛰려고 했는데 짬뽕 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감기 기운에 매운 게 당기신다니...... 콩나물국밥으로 메뉴를 슬쩍 바꿨다가 아픈 사람이 먹고 싶다는 것을 먹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결국 짬뽕집에 가게 됐다. 근데 퇴근하고 곧장 저녁 먹으러 가기엔 이른 시각이어서 대방진굴항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 쐬고 잠시 쉬었다. 얼마나 오랜만에 밖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지...... 에어컨 바람과 다른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며칠은 무더웠다. 짬뽕 먹고 실안 바닷가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창 너머로 해지는 것을 봤다. 에어컨 없는 관사로 돌아가서 누우라고 하기엔 날은 덥고 내가 사는 원.. 2022. 7. 20.
밥 친구 7월 18일 저녁 퇴근할 무렵에 날이 갰다. 낮에 밖에 나가서 밥이 아닌 면을 먹고 들어와서 조금 애매한데 저녁에 짬뽕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어린 아들에게서 감기 옮아서 골골하는 모습을 보니 면을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다른 메뉴로 저녁 식사 메뉴를 바꿨는데 어쩌다 보니 목요일에 셋이 같이 밥 먹기로 한 식당에 가게 됐다. 이번 학기에 이곳에서 내게 먼저 말 걸어주고 같이 커피도 마시고 대화하고, 그나마 숨 쉴 틈을 마련해주신 두 분께 그날 점심 대접하려고 했는데 다른 마땅한 가게를 알지 못해서 그냥 그 식당에서 생선구이를 먹고 왔다. 우리는 이렇게 말동무에서 밥친구가 됐다. 목요일에 함께 갈 식당을 다시 찾아야할지, 저 가게에서 다른 메뉴를 먹어야 할지 내가 청한 식사 약속이니 또 고민하게 된다. 2022. 7. 20.
7월 18일 정신없이 바빴던 오전 일과를 겨우 따라잡았는데 빗길을 뚫고 점심 먹으러 밖에 나가자는 요청을 받았다. 나는 특별한 이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는 성향이다. 4교시에 학생과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하지만 감정적인 영향을 받아서 살짝 어지러웠던 일에 가슴이 콩닥거리는데 낯익은 사람의 요청.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럴 거다. 그럼 내가 못할 이유가 없으면 그냥 하면 된다. 꽤 비 내리는 오후에 우산 쓰고 나가서 쌀국수 한 그릇 먹고 왔다. 몇 번이나 반복되는 상황이 가슴에 꾹꾹 눌러져서 이번엔 화가 훅 올라왔다. 큰일 아니어도 담아두면 나중에 터질까 하여 점심 먹는 자리에서 음식 기다리는 동안 종알종알 터놨다. 잡다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곳이 있고 들어주는 분이 계셔서 감사하다. 왜 화났었는지는 덕분에.. 2022. 7. 20.
7월 17일 얼마 전에 남해 농협연쇄점에서 사 온 떡국용 떡 한 봉지를 헐어서 몇 번은 떡라면 끓여먹고, 오늘은 남은 떡으로 기름 떡볶이를 만들었다. 고춧가루, 진간장, 설탕, 참기름 섞어서 버물버물, 대파 볶아서 파 기름 낸 뒤에 양념 무친 떡을 약한 불에서 슬쩍 볶아주면 되는 간단한 떡볶이. 딸이 학교에서 떡볶이 떡을 기름에 튀기듯 해서 고추장 양념소스 발라서 준 학식이 맛있었다고 말해서 그것 해주려고 샀는데 어지간해선 딸이 내가 사는 원룸까지 오지는 않으니 결국 떡은 내가 다 먹어야 한다. 마음은 뭐든 해주고 싶은데 딸은 바쁘다. 2.4%짜리 맥주를 따서 반도 못 마시고 다 버렸다. 술 하고는 인연이 없는 몸이다. 냉장고에 시원한 거라고는 저 캔 한 개뿐이어서 그냥 땄더니 술은 술인 모양이다. 도무지 들어가질 .. 2022. 7. 20.
고인 물 7월 16일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혼자 삼천포로 하염없이 들어가는 길에서 시내가 아닌 바닷가로 방향을 돌렸다. 집에 가서 혼자 있는 게 싫다. 어디든 다시 나오려면 그 지루하고 긴 구간을 거쳐서 나가야만 하니까 어쩐지 그곳은 바닷가지만 물이 나들지 않고 갇힌 그 구간처럼 갇힌 지역 같다. 커피와 빵을 주문하고 앉아 있으니 사람 소리가 소음처럼 들린다. 마침 어제저녁에 통영 집에서 가져온 책이 그대로 차 안에 있어서 들고 와서 몇 장 넘겨본다. 오가는 게 자유롭지 못하여 이전엔 함부로 꿈꿀 수 없던 여행지 제천 의림지에 가서 딸이랑 오리배 한 번 타고 왔던 그때 외엔 기회가 없었다. 이젠 차가 있으니 시간만 맞으면 다녀올 수 있다는 희망에 이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서 들고 왔다. 정끝별 시인이 쓴 여행 산문.. 2022. 7. 16.
7월 16일 다가오는 화요일에 쳐야할 시험이 있어서 바쁘다는 딸을 억지반으로 불러내어 밥을 함께 먹었다. 밥이라도 함께 먹어야 나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혼자 지내는 것이 나를 몹시 지치게 하고 기운 빠지게 한다. 기숙사에 딸을 데려다주고 원룸에 돌아가서 혼자 있기 싫어서 아무 데나 가고 싶었다. 어쩐지 들어가면 돌아 나오는 길 외엔 없는 그 막막한 동네에 금세 다시 들어가는 게 싫기도 하고 혼자 주말을 보내는 게 싫었다.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리산 대원사 계곡으로 향하던 중에 지리산에서 흘려내려 온 물줄기로 이어지는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니 대원사 계곡은 더 깊이 들어가야 하지만 살짝 기대감에 부풀기 시작했다.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고 완행 버스가 들르는 구간 구간을 거치면.. 2022. 7. 16.
7월 14일 목요일에 같이 놀자고 미리 약속을 먼저 정해주는 동료가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가. 내가 먼저 같이 놀자고 말도 잘 못하는데 같이 놀자고 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데 동료는 차에 그대로 있었다. 내 딸도 대부분 그런 반응을 보인다. 확실히 나만 유난한 사람인 거다. 차를 산지 꼭 한 달째 되는 날. 그 사이에 남해에 서너 번 혼자 왔고 이번이 네 번째다. 혼자 와서는 어떤 가게든 들어가 본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몹시 더워서 바닷가 숲길조차 그냥 걸을 수 없어서 에어컨 바람 아래 앉아야 했다. 내가 운전해야 하니까 맥주는 한 잔만 주문했다. 가격이 사악한 음식점, 관광지 바가지 표준? 티끌같이 보이지만 엄청난 잠자리 떼가 있었다. 유난히 바닷가엔 악취가 심했고, 날파리보다 더 .. 2022. 7. 16.
7월 12일 퇴근하자마자 아침에 듣다가 남긴 뉴스를 듣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든 잠을 몇 시간쯤 푹 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휴대폰을 켜놓고 잠든 바람에 다시 깼다. 며칠째 밤잠이 깊이 들지 않아서 몇 차례 깨기를 반복해서 수면의 질이 엉망이다. 낮에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가하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긴장을 풀어놓으면 차 근처에 가서 어느 쪽 문을 열어야 운전할 수 있는지도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멍한 상태였다. 자다가 깬 바람에 애매한 저녁 시간이 괴로워질 것 같아서 밖에 나가야했다. 오늘 예정대로였다면 집안 청소를 꼼꼼하게 해야 하는 날이었다. 해야 하는데 또 미뤘다. 며칠 비가 내렸으니 저수지 물이 얼마나 찼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공원 토끼는 잘 있는지도 궁금했다. 어두워진.. 2022. 7. 12.
고성군 상족암 공원 7월 11일 꽤 오랜만이다. 이곳은 딸내미 네 살 때 처음 데리고 왔던 곳이고 조금씩 자랄 때마다 기회가 닿으면 데리고 왔던 곳이다. 오늘은 퇴근하고 그대로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운흥사에 들렀다 가려고 운흥사로 향하다가 갑자기 상족암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목적지를 바꿨다. 작은 물웅덩이가 초식 공룡 발자국 찍힌 것이다. 20대였을 때 고성읍에 집이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이곳에 와서 가족들과 함께 상족암 데크 길이 없을 때 바닷가를 함께 걸었다. 당겨서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 먼 곳에 보이는 이 절벽을 보고 '핑갈의 동굴'을 떠올렸다. 본적도 없는 핑갈의 동굴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처음 나만의 핑갈의 동굴 위에서 이곳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사람이 염원을 쌓는 바다 .. 2022. 7. 11.
7월 10일 오후 늦게 결국 발동이 걸렸다. 출근하지 않는 날이니 평소 퇴근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각에 나서서 창선도에서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과 반대 방향으로 단항마을을 거쳐서 남해로 건너갔다. 물건리 숲 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처음으로 차를 닦았다. 이제 나흘 지나면 차를 받은 지 꼭 한 달 된다. 나중에야 별 의미 없어지겠지만, 지금은 한 달 지나는 시점이나 3주 만에 2,000Km 이상을 달린 것이 나에겐 기억할만한 잡다한 기록에 속한다. 이 길은 주차금지 구역이다. 숲 바깥쪽에 주차장이 있다. 스티커 붙여놓은 자리에 줄줄이 차를 세워놓았고, 그 자리에서 텐트 치고 밖에 상 차리고 고기를 굽거나 불을 피우며 노는 사람이 있었다. 31번 나무 몸통에 홈이 패인 곳에 바닷가에서 기어올라온 게가 산다. 차 안에 남.. 2022. 7. 10.
7월 9일 * 능력에 넘치는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욕심이다. 과분한 것을 받지도 말 것이며, 하려고 나서지도 말아야 한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비슷하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내가 사랑할 수 없는 부류의 사람을 내 삶에 끌어들이거나 끌어안으려고 하는 것도 다를 바 없다. 너무 과한 사람을 탐내는 것도, 내게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계산하게 되는 사람을 특별한 감정 없이 끌어안으려고 선심 쓰듯 마음을 내는 것도 중용에서 벗어나는 위선에 속한다. 이미 한 번의 교훈으로 충분하다. 어떤 상대 거나 계산도 안 되는 감정이 몰아치는 게 아니라면 굳이 애쓰지 않을 거다. 이 나이에 그런 상대를 만나는 것조차 희귀한 일일 테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무조건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늘어질 참이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2022.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