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286 10월 27일 어제부터 딸이 다니는 학교 기말고사가 시작되었다. 시험 시작 2주 전부터는 거의 집안에 갇혀 지낸다. 딸이 학원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공부하다 수시로 모르는 것 물어보면 가르쳐줘야 하니 밖에 나가지 말고 곁에 있으라는 주문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친구가 눈 뜬 사람들은 다 놀러가더라면서 같이 놀자는 카톡을 보내왔는데 딸 핑계로 못 간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 놀자고 하니까 당장 외롭단다. 나는 바쁘지도 않은데 시간을 맘대로 낼 수가 없다. 오늘은 모처럼 아침 일찍 눈뜨고 다시 잠들지 않을 만큼의 체력이 되는 것 같아 그동안 벼르던 연대도에 가려고 했는데 비가 쏟아진다. 오후에는 섬에 숙박하거나, 거주하는 사람 외엔 배에 태워주지 않는다. 결국 또 다음에 가야겠다 마음먹고 나니 거짓말처럼 기운이 빠.. 2015. 10. 27. 10월 22일 오후에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데 커피 담긴 잔에 입술 댔던 자리에 핏자국이 보였다. 뭔지 모르게 이상해서 손을 대보니 뭔가 축축하다. 본능적으로 티슈를 입술 안쪽에 갖다 댔다. 금세 티슈가 벌겋게 물이 든다. 여름에 차가운 아이스바를 입에 댔다가 입술과 붙어서 박피 되는 것과 비슷하게 입안 피부가 순간 벗겨진 모양이다. 책상에 티슈가 한참 쌓여도 지혈이 되지 않아 당황했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약국에 갔다. 약국에 간 것만으로도 좀 안심이 됐다. 연고를 사서 가방에 넣고 약국 근처에 있던 마트에 갔다. 이미 외출했으니 뭔가 사와야 할 것 같았다. 어제 마음뜨락 님의 버섯고추장찌개 사진이 떠올랐다. 시장바구니에 버섯 세 가지를 담고, 호박도 샀다. 해물 판매대에 가니 생새우를 판.. 2015. 10. 22. 기다릴 때는 오지 않는다. 항상 그렇다. 기다릴 때면 나타나지 않는다. 어딘가 숨어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우릴 공격한다. 어젯밤에 어찌나 많이 뜯겼던지 다리에 성한 곳 없을 정도로 벌겋게 부어올랐다. 오늘은 기필코 이 괘씸한 것들을 잡은 뒤에 자겠다고 아직 버티고 있다. 어제도 귓가에 앵앵거리는 게 너무 신경 쓰여서 불을 껐다가 켜고 전기 라켓 지참하고 기다렸건만 거짓말처럼 사라져선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곤 밤새 나를 심하게 여기저기 뜯었다. 며칠 내내 일찍 잠들지 못하고 낮에도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가 없어서 컨디션이 많이 나빠졌다. 급기야 잇몸에 염증까지 생겨서 오늘은 오랜만에 치과에도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이 차트를 보더니 3년 전에 검진받으러 온 다음엔 처음이라며 3년이나 지났는데 엊그제 다녀간 것 같다 하셨다. 그.. 2015. 10. 22. 싱싱하고 저렴한 해물들 지난 15일 시장에서 떨이로 3천 원에 산 갯가재. 살아서 팔딱거리는 것 한 바구니 사다가 된장 좀 풀고 국간장으로 간해서 붉은 고추 넣고 칼칼한 국물 맛 나게 해서 된장도 먹고 갯가재도 실컷 까먹었다. 싱싱하니까 한 맛 더 있다. 오늘 시장에서 만 원에 산 가리비. 살아있는 가리비가 이 정도면 아주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다. 어떤 아주머니는 이 정도 담아놓고 2만 원에 파시던데 시장 한 바퀴 돌다 보니 떨이로 팔고 가시려는 분이 많이 주신다길래 사 왔다. 딸이 가리비 찜이 먹고 싶대서 깨끗이 씻어서 소금물에 해감시키고 있다. 해감이 잘 되었나 궁금해서 새우구이 한 소금 후라이팬에 작은 가리비 몇 개만 구웠더니 어찌나 맛이 달고 좋은지...... 정말 가리비 철인가 보다. 정말 환상적인 맛이다. 가리비 살.. 2015. 10. 18. 딸의 초저녁 꿈 금요일인데 저녁 먹고 초저녁부터 피곤하다고 딸이 잠들어버렸다. 중간고사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중학교 3학년 내신성적 산출 때문에 열흘 내에 다시 기말고사를 보게 되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은 과목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아이가 그냥 잠들어버렸는데 깨우자니 너무 곤하게 자고 있어서 내버려 두었다. 금요일 저녁마다 보는 '삼시 세끼'라는 TV 프로그램하기 전에 잠에서 깬 아이가 방에서 나왔다. 그리곤 냉장고 뒤져서 망고와 블루베리를 한 접시를 꺼내놓고 먹기 시작하더니 꿈 이야기를 시작한다. 꿈속에서 친한 친구가 터무니없이 비싼 신상품을 주저 없이 사고 돈을 펑펑 쓰는 것을 보고 내 딸은 그렇게 사치스럽게 돈 쓰는 것이 부모님께 미안하지도 않으냐고 타박을 했단다. 그랬더니.. 2015. 10. 17. 답답하다 요즘은 스포츠 스타든 배우든 관계없이 인물에 대한 기사를 쓸 때마다, 기자들이 쓰는 제목은 대부분 외모에 대한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운다. 그리고 매번 우월한 유전자니 어쩌니 하면서 외모와 관련된 부분을 유독 대단한 것인 양 과대 포장 하는 기사 투성이다. 자주 그런 글에 노출되다 보니 요즘 아이들은 더더욱 외모지상주의에 취해갈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함께 생활하는 학교에서 오로지 외모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게 생겼다고 비난을 받고 친구들에게 싸잡아 따돌림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지만, 요즘은 그걸 당연한 것처럼 느끼는 애들이 늘어간다. 그들이 어른이 되면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사람을 대할 때 최상의 판단 기준이 외모에서 시작돼서 외모에서.. 2015. 10. 14. 다니엘 호프 & 아르테 델 몬도 오케스트라 2015-10-13공연 끝나고 사인회 한다길래 CD 한 장 사서 나도 줄을 섰다. 막상 내 차례가 다가오니 어찌나 떨리는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한 마디 했다. 카메라를 스텝에게 맡기고 기념촬영을 부탁했다.며칠은 다니엘 앓이를 할 예정이므로 같이 찍은 사진이라도 잘 나왔으면 매일 보려고 했는데 틀렸다. 아직도 가슴이 뛴다. 어쩜 저렇게 멋진 남자가 섹시하기까지 한지..... 설레서 오늘 잠은 다 잤다. 비발디의 사계를 먼저 연주하고 막스 리히터가 새로 쓴 사계까지 연주하는 동안 계절이 봄부터 겨울까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연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 아낌없이 손뼉을 쳤다. 두 곡의 앙코르곡 다음에도 박수가 끊이지 않자 다니엘 호프는 재치 있는 무대매너로 관객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자리에.. 2015. 10. 13. 가구 만들기 사진 콜라주 그동안 집에서 직접 만들거나 색칠한 가구 사진 참 많이도 만들었다. 좁은 집으로 이사할 때 버릴 수도 없고...... 2015. 10. 13. 10월 11일 사흘 연휴 중 첫날은 남해에 가려고 했으나, 딸의 반대로 아웃렛 가서 쇼핑하고 영화를 보았다. 둘째 날인 토요일은 오후 늦게 남해 독일마을에 도착해서 맥주축제에서 좀 놀다 왔고, 마지막 날인 오늘은 딸이랑 친구랑 함께 새우 먹으러 해마다 가는 새우양식장에 다녀왔다. 바삭한 새우튀김도 먹고 새우는 2인분 기준으로 600g씩 팔길래 새우튀김 주문했으니 2인분만 먹고 가려고 했다. 딸이 이번 새우는 왜 이렇게 작으냐고 사진을 찍으면서 화를 냈다. 너무 작은 녀석들이라 사진 찍어서 어디 올리지도 못하겠다는 말까지 하는 게 어찌나 웃기는지..... 셋이 먹기엔 양도 좀 적고 알도 성에 차지 않을 만큼의 크기였나 보다. 그래서 2인분 더 주문해서 딸이 배불리 새우를 먹을 수 있게 해 줬다. 새우양식장 근처에 있는 .. 2015. 10. 11. 독일마을 맥주축제 신나는 삼바리듬을 연주해줬던 라퍼커션 공연 10월 10일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 토요일이라 이곳을 찾은 이들이 많아서 차 많이 밀리고 주차할 곳도 없었다. 그런데 곧 비가 쏟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가서 비갠 후에 공연장 앞에 놓여진 테이블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마셨다. 분위기가 좋아서 한 잔 더 마셨다. 그게 화근이 되어 다음날까지 몸이 좀 안좋았다. 역시 나는 맥주 한 잔 이상은 마시지 않는 게 좋겠다. 술을 마시고 흥이 나서 무대 앞에 비워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며 놀기도 했다. 나는 술을 마시면 몸이 굳어져서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맥주 두 잔에 몸이 너무 무거워져서 구경하고 숨만 겨우 쉬다 왔다. 외국인들이 유난히 많았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적은 작은 마을에 마련된.. 2015. 10. 11. 10월 9일 종일 낯선 사람들 속에 있었다. 그래도 곁에 딸이 있어서 피곤한 줄 몰랐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기운을 뺏기지 않고 내 기운으로 몇 시간씩 다니려면 꼭 필요한 것 외에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딸이 뭘 하면 즐거워할지 그것만 신경 쓰고 딸만 쫓아다녔다. 오래전부터 오늘은 진주 유등축제나 남해나 섬진강... 지리산 등등 딸과 함께 동행한 가을여행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전날부터 어디든 가기 싫다고 고개를 흔든다. 그냥 혼자 갈까, 아쉬운 대로 시간 내주는 친구랑 갈까 하다가 그래도 사흘 연휴 중 하루는 딸이랑 함께 어디든 나가고 싶었다. 결국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포기하고 딸이 좋아하는 쇼핑몰에 갔다. 아웃렛에서 이 가게 저 가게 딸이 가자는 대로 따라 들어가서 나올 땐 손에 .. 2015. 10. 10. 제주에서 온 귤 한 박스 오늘 귤 한 박스를 택배로 받았다. 일면식도 없는 분께 가끔 뭔가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무조건 준다고 받지는 않는다. 상품으로 팔려고 농사를 지은 것이 아니라 댁에서 드시려고 약 안치고 키운 귤이라 모양이 흉할 거라 하셨지만 저런 귤이 달고 건강에도 좋다. 제주에 살고 계시는 한 소설가 선생님께서 내 블로그에서 옛날 일기를 읽어보시고는 아이 어릴 때 고생하던 이야기 읽으니 자신의 옛일이 떠올라 남의 일 같지 않은 마음에 귤 한 상자 그냥 주고 싶노라고 말씀하셔서 거절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아 감사히 먹겠다고 말씀드렸다. 10kg이라 덜렁 들어서 옮기다 주저앉히면 귤이 상할까 봐 현관에 두고 한 개 까먹고 딸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딸이 어제부터 계속 상큼한 귤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 2015. 10. 6. 박경리 기념관 이틀 연이어 비가 내린 뒤여서 오늘 맑은 가을날의 청량감은 여느 때의 곱절보다 더하게 진하게 느껴졌다. 오전에 딸을 데리고 연대도에 가려고 했는데 딸이 아무 데도 가지 않으려 해서 오후에 혼자 나섰다.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연대도행 배를 타려고 삼덕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아무래도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산양면에 있는 박경리 기념관에 다녀왔다. 마침 10월 2일인 오늘 박경리선생님 동상 제막식을 했다. 멋모르고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다. 늘 기념관만 둘러보고 갔는데 묘소까지 올라갔다 오기로 했다. 혼자 호젓하게 걷는 기분이 좋았다. 이 싯구절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 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박경리 詩 '산다는 것' 중에서 이 .. 2015. 10. 2. 추석맞이 사진찍기 놀이 피곤해서 나가기 귀찮다는 딸 억지로 끌고 나가서 사진 찍고, 내가 더 피곤해서 얼른 집에 돌아와서 방에서 딸 폰으로 셀카를 찍었다.그래도 해마다 우리 모녀가 하는 거니까 추석엔 기념사진이라도 찍어야지. 2015. 9. 27. 자비네 마이어 클라리넷 리사이틀에 다녀와서..... PROGRAM 멘델스존: 협주적 소품 2번 d단조 Op. 114 Mendelssohn: Concert Piece No. 2 in d minor Op. 114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슈만: 3개의 로망스 Op. 94 Schumann: Three Romances Op. 94 for Clarinet and Piano 브루흐: 8개의 소품 Op. 83 중 제2번, 제6번, 제7번 Bruch: Three Pieces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from Op. 83 (No. 2, No. 6, No. 7) ― 중간 휴식 INTERMISSION ― 슈만: 5개의 카논 형식 연습곡 Op. 56 (요스트 미하엘스 편곡) Schumann: Fiv.. 2015. 9. 24. 통영 E.S 리조트에서..... 2015. 9. 21. 꽃무릇 2015년 9월 19일 함양 상림 해질녘에 도착해서 숲에 드는 햇빛이 너무 적어서 찍힌 사진들이 좀 아쉽다. 2015. 9. 20. 잠들지 못한 시간 저녁에 신경이 흠칫 곤두서는 바람에 늦은 시간인데도 잠이 들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다. 저녁에 잠이 잘 올만큼 충분히 걷기도 했는데 그다음이 문제였다. 잠잘 준비를 하라고 했더니 제 방에 가서 감감무소식이길래 가봤더니 딸이 뭘 하다 놀랐는지 흠칫 놀란다. 그러더니 거울을 보며 눈 아래가 찢어져서 피가 난다고 울기 시작했다. 거울 앞에 있던 가구 모서리에 부딪혀서 눈 아래 피부가 살짝 찢어졌다. 그 아래 휴대전화 충전기를 끼워놓고 그걸로 뭔가 몰래 하다가 내가 와서 놀라서 일어서다가 부딪힌 것이다. 한두 번 그런 것이 아니라서 알기는 하지만 그때마다 다른 것을 하는 척해서 대충 잔소리 한마디 정도로 끝냈더니 수시로 휴대전화 가지고 노는 모양이다. 이번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화를 버럭 내고 등짝도 한 대.. 2015. 9. 14. 이전 1 ··· 85 86 87 88 89 90 91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