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272 블루문 집을 나선 시각이 이미 달이 뜨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여서 좀 더 가까이 크게 보이는 달을 보진 못했다.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블루문이라고 한단다. 달빛이 푸른빛이어서 아니라 서양에서 뭔가 불길하다 여겨 우울함을 상징하는 블루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정말 전날 보름에 나가서 분명 보름달을 보고 사진을 찍었는데 다음날에도 보름달이 떴다. 그대와 말없이 손잡고 함께 걷고 싶었던 길..... 2015. 7. 31. 7월 31일 맥북에 시간 알림 기능이 켜져 있어서 좀 전에 "5시입니다."라고 노트북이 말을 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알았다." 라고 했더니 딸이 이른 저녁을 먹다가 깔딱 넘어간다. "엄마, 정말 심심한가보다. 그렇게 있다간 정신병도 나겠다....." 갑갑해서 밖에 나가고 싶은데 밖이 너무 더워서 꼼짝을 못 하고 있다. 오늘 분명히 영화 '미션 임파서블' 보러 가기로 했었는데 딸이 말을 바꿔서 같이 못 나갔다. 혼자는 못 가겠다. '인사이드 아웃'도 그래서 못 보고 놓쳤다. 혼자 가버릴까 생각만 하다가 결국 혼자 못 나가서 딸에게 정신병 나겠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용인고려백자연구소에서 고려백자 재현 시험을 해서 가마에 넣은 도자기들이 오늘 빛을 보는 날이란 소식을 이재운 선생님 블로그에서 접하고 너무 가고 싶어.. 2015. 7. 31. 퓌센의 시원한 알프호수(Alpsee) 독일 퓌센지방의 호이엔슈방가우성 주변에 있는 에메랄드빛 호수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깔아놓고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곳의 풍경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호수, 산, 들판, 성, 마을까지 모든 곳이 아름다웠던 퓌센..... 손을 담갔더니 한여름인데도 수영을 하기엔 너무 차가웠다. 백조와 .. 2015. 7. 30. 옛날 사진들 옛날 사진들을 꺼내 봤다. 나는 참..... 예쁜 것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자신에 대한 기준이 나름 엄격하고 까다로웠던 내가 외모에 대한 엄청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옛날 사진이니까 촌스러울 수도 있다지만, 그게 정도를 넘어선다. 대학 다닐 때 나더러 예쁘다는 알량한 말로 나를 꾀려 한 나쁜 남자들은 다 사기꾼이었다. 자주 듣다 보면 진짜인 줄 착각하게 되는 순진한 나이였으니 내가 몹시 나쁜 인물은 아닌 줄 착각할 때도 있었다. 가끔 예쁘게 나온 사진도 있었지만, 20년 전에 어떤 중2 남학생들이 내 사진첩에서 그나마 좀 나아 보이는 건 다 빼가서 남은 게 없다. 그게 좀 억울하다. 그나마 좀 나은 게 그것뿐이었는데. 항상 어머니가 골라주.. 2015. 7. 30. 방학맞이 삼시세끼 식당 개업 지난 금요일에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곧장 통영을 빠져나가서 방학맞이 콧바람을 좀 쐬고 돌아와서는 학교 가지 않는 딸의 삼시세끼를 책임져야 하는 식당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한 끼도 제 손으로 찾아먹으려 하지 않고, 매끼니 마다 새로운 맛있는 음식을 해달라고 조른다. 어제는 .. 2015. 7. 29. 봄꽃이 만발한 아침고요수목원 2015년 5월 4일 아침고요 수목원 나무가 많은 곳에 가면 없던 기운도 나는 것 같다. 화사한 색상의 꽃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색이 너무 고운 꽃밭에서 종일 놀다 와서 시들었던 마음이 스르르 펴지는 것 같았다. 나오는 길에 수목원 앞 가게에서 식물 씨앗 몇 가지를 사 왔다. 딸이 심어서 물 주고 잡초 뽑아주며 관리를 잘하고 있다. 한련화, 설악초, 미모사는 싹을 틔웠는데 내가 기대하던 헬리오트로프만 한 알도 발아하지 않아서 섭섭하다. 발아율 80% 라고 하더니만..... 2015. 7. 29. 회의 국정원 대선 개입, 불법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민간인 사찰 등 다양한 정치관련 뉴스들의 핵심은 항상 곁가지를 치고 엉뚱한 곳으로 관심이 흘러가고 종국엔 다른 엉뚱한 뉴스에 묻힌다. 국민들이 이 뉴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국가정보원에서 누구를 사찰하건, 어떤 일을 하건 하.. 2015. 7. 29. 인스타그램 며칠 전부터 지영이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네스프레소 인스타그램에 색칠한 엽서 사진을 올리라고 했더니 아이디를 하나 만들었다. 그리곤 네스프레소 인스타그램 담당자가 '좋아요'를 눌러줬다며 깔깔거리더니 이내 이 사진 저 사진 올리기 시작했다. 주말 내내 인스타그램에 들.. 2015. 7. 27. 꽃피는 봄이 오면<2> 아침고요수목원 2015년 5월 4일 아침고요 수목원 난 몸이 피곤하고 기운이 없을 때, 나무가 많은 곳에 가서 산책을 하거나 쉬다 오면 한결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어지간해선 산이나 계곡엔 잘 따라가지 않으려는 딸이 어쩐 일인지 어릴 때 한 번 가본 아침고요 수목원을 몇 번이나 들먹이며 봄방학 하면 가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5월 3일은 일요일이라 붐빌 것이고, 다음날인 5일은 어린이날이라서 붐빌 것이니 5월 4일에 가면 그나마 괜찮을 것 같아서 4일에 수목원에 갔다. 마침 봄방학 하는 곳이 더러 있어서 나들이 온 이들이 많긴했지만, 그전에 언젠가 어린이날 갔을 때랑 비교하면 대체로 구경하기에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나는 꽃과 나무가 우거진 길이 좋고, 딸은 나무와 꽃 못지 않게 밖에서 즐기는 간식도 너무나 좋아.. 2015. 7. 27. 꽃피는 봄이 오면<1>아침고요수목원 2015년 5월 4일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 수목원 걷기 싫어하는 딸이 봄이 오면 너무 가고 싶다던 아침고요 수목원. 5월 봄방학 기간 동안 시간 내서 제법 먼 길 다녀왔다. 너무 좋아서 꽃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2015. 7. 23. 스와로브스키 본사 전시관 크리스탈 월드 2013년 8월 5일 오스트리아에서의 일정을 마감하고 스위스로 넘어가던 날. 인스브루크를 마지막으로 다소 짧았던 오스트리아에서의 일정이 끝났다. 인스브루크에서 다음 숙소인 스위스 루체른까지는 꽤 먼 거리여서 오전에 느지막이 짐을 꾸린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게 그다지 없었다. 프랑스, 독일을 거쳐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던 즈음엔 슬슬 체력이 떨어지면서 어떻든 편하게 다닐 궁리를 하게 되었다. 한낮에 더울 땐 나가서 걷는 걸 결사반대하던 딸의 영향도 만만치 않았다. 오스트리아에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코스는 스와로브스키 본사가 마침 인스브루크에 있다길래 그곳에 들러서 전시관인 크리스털 월드에 가보기로 했다. 멀리서 이 광경을 보자마자 줌으로 당겨서 우선 한 장 찍었다. 여행 전에 이 사진을 보고 호기심이 .. 2015. 7. 23. 인스부르크를 떠나기 전날 저녁 2013년 8월 4일 오스트리아 사진 정리를 나중으로 미루게 된 이유를 오늘에야 다시 생각해냈다. 2박 3일의 일정을 끝내고 5일, 인스브루크를 떠나던 날 크리스털 월드 앞에서 디카에 입력되어 있던 시간을 현지 시간으로 갑자기 바꾸지 않았던 사실이 떠올라서 날짜와 시간 수정을 했다. 그랬더니 전후로 찍힌 사진이 시간대가 서로 맞지 않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마리 테리지아 거리가 있는 인스브루크 구시가지를 둘러보고 고성 구경도 하고 숙소에 돌아갔는데도 해지기 전이었다. 숙소 지하에 있던 풀장에서 퐁당거리다 1층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사우나도 있었는데 외국인들과 사우나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어쩐지 어색하고 웃음이 나서 다른 투숙객들과 실내풀장을 함께 쓴 정도로 놀이를 끝냈다. 왜 그렇게 소심.. 2015. 7. 23. 일식 소스 만들기 백종원 씨가 나와서 하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일명 만능 일식 소스 만드는 것을 보았다. 가끔 돼지고기 덮밥을 일식으로 할 때가 있는데 항상 맛술, 간장, 설탕 등의 간단한 재료만 사용해서 그다지 깊은 맛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본 김에 어떤 맛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서 만들어뒀다가 여러 가지 덮밥 요리나 국물 요리에 응용해볼까 한다. 재료는 설탕 : 간장 : 물 = 1.5 : 2 : 3 파와 양파를 약간 탈 정도로 살짝 구워서 준비하고, 생강을 얇게 썰어서 한 조각 정도 준비. 멸치 손질해서 한 줌 준비하고 모두 한 곳에 담아 끓인다.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서 10~20분 정도 뭉근하게 끓인 뒤 불을 끄고 가쓰오부시를 종이컵 분량 한 컵 정도 넣고 국물이 우러나면 체에 걸러서 식힌 다음 보관했다가 사용하면 .. 2015. 7. 22. 7월 22일 * 가끔 딸에게 화를 내야 할 때가 있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문을 열자마자 성적 이야기를 꺼냈다. 1학기 성적이 전교에서 딱 10등이라며 그나마 자존심 안구길 선을 겨우 지켰다며 혼자 호들갑을 떨었다. 항상 성적표가 나오면 좀더 열심히 했더라면 훨씬 좋은 .. 2015. 7. 22. 비내리던 오후 인스브루크의 한 고성을 거닐며 2013년 8월 4일 오스트리아 티롤 주 인스브루크 이곳의 여름 날씨는 예측 불가능하다더니 과연 그렇다. 아침엔 맑았다가, 오후엔 흐려서 비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가 뇌우가 쏟아지기도 하고, 또 바람이 불었다가 개기도 하는 인스브루크의 날씨는 변화무쌍 그 자체였다. 오후까지 구시가지를 둘러보고 놀다가 해지기 전에 한 곳은 더 가야겠는데 비가 촐촐 내리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한 고성 앞에 주차를 하고 보니 공작이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공작을 본 것이 처음인지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선선한 여름에 그곳에서 공작을 보게 된 것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바람이 꽤 불고, 비도 조금씩 내리는 성 외곽은 공원화되어 있어서 걷기에 좋았다. 빨리 사진 몇 장만 찍고 숙소로 돌아가.. 2015. 7. 19. 인스부르크 구시가지 풍경 동화나 만화 속에서 본 적이 있는 듯한 이 지방의 전통의복 간단하게 점심 먹으러 들어간 맥도날드. 이 동네 패스트푸드점은 실내 인테리어가 여유롭고 분위기가 카페 같아서 한참 앉아서 놀고 싶었다. 인스부르크 구시가지 맥도날드 2015. 7. 18.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오늘은 문득 책장에 꽂혀있던 여행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읽다가 펼쳐둔 책이 몇 권 있는데 또 다른 책에 손이 간다. 그 책의 저자 이병률 님의 소개 글 첫머리에 '멀리 떠나서야 겨우 마음이 편하니 이상한 사람.'이라고 씌어 있다. 나도 그러하다. 마음에 바람이 불고, 이제 어디건 힐끔힐끔 쳐다볼 여유도 생겼다. 오늘 지인 중 한 분은 한 달 일정으로 호주로 떠나셨고, 한 친구는 일 때문에 프랑스 행 비행기를 탔다. 나는 뜬금없이 배웅을 핑계로라도 멀지만 않았다면 공항에 가보고 싶었다. 정말 그러고 싶었다기보단 나도 어디론가 가방 하나 싸서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된 모양이다. 혹시나 해서 딸에게 내가 혼자 며칠 여행을 다녀오면 어떨까 하고 물었더니 곧바로 정.. 2015. 7. 18. 염색 어제 딸이 처음으로 내 머리 염색을 해줬다. 염색약이 독하니 자주 하면 좋지 못하다고 검게 길어나오는 머리카락을 그대로 방치하니까 보기 싫다고 다시 염색을 하란다. 다른 아줌마들은 밝게 염색하면 촌스러운데 나는 염색을 안하면 촌스럽다는 것이다. 매일 나를 관심있게 봐주고, .. 2015. 7. 16. 이전 1 ··· 87 88 89 90 91 92 93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