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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260

무안 전남 무안군에 10만 평 규모의 연꽃 단지가 생겼다고 해서 1990년대 후반에 다녀온 적이 있다. 사진을 찍지 않아서 언제 갔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 당시에 지금보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는데 그 먼 곳까지 어떻게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가족 여행으로 갔는지 다른 모임에서 갔는지도 헛갈린다. 그즈음에 해남에 가서 무슨 절이 있는 산도 타고 꽤 변화무쌍한 여행을 시도 때도 없이 나섰다. 남도 여행에 꽂혀서 수없이 오갔지만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없으니 아쉽고 또 아쉬울 따름이다. 어제부터 내내 생각할 때마다 무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일을 했다. 그래서 무안한 김에 무안군 일로읍에 갔던 기억을 타고 전라남도 해남 두륜산 등산한 기억까지 타고 흘러갔다. 기억날 때마다 뭐든지 조금씩 기록해야겠다.. 2023. 10. 11.
이 옷 어때? 2023년 10월 11일 옷 한 벌 팔겠다고 내가 입어본 옷 사진을 그 가게 직원이 찍어주셨다. 얼굴은 나오지 않게 찍어달랬더니 거울 속에 누군가 쑥스럽게 웃는 모습이 찍혔다. 같이 간 공주과 동료는 나와는 옷 고르는 취향이 달라서 뭐 하나 고르지 못하고 따라 다니기만 했다. “이 옷 어때?” 딸에게 사진을 보내고 물어본다. 길이도 적당하고 예쁜 옷인데 유난히 배 부위가 꽉 조이는 느낌이다.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산다고 말했는데 마음에 드는데도 어쩐지 내게 편한 옷은 아닌 것 같아서 선뜻 사지 못했다. 어울리는 것 같아도 내 뱃살이 쏙 빠지지 않으면 편하게 입을 수 없는 옷이다. 늘 긴장하고 대해야 하는 상대도 인연이 아니듯, 항상 긴장한 상태로 배에 힘주고 살 수는 없으니 내 옷이 아니다. 거의 100.. 2023. 10. 11.
10.10. 한 시간 이른 퇴근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오늘 일정이 만만치는 않았고 계획보다 늦게 퇴근하면서 지쳐버렸다. 그 일정 하나를 포기하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꽃이나 나무나 보면서 유유자적 쉬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기대한 것에 못 미치는 강의를 두 시간 넘게 한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들었다. 기대치가 높았다는 말이 오히려 맞는 표현이겠다. 돌아오는 길엔 저녁도 먹고 싶지 않고, 길이 바닥으로 꺼져 들어가는 것 같았다. 마침 짧은 구간이지만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고 싶었는데 하필이면 그 구간에 공사 중이어서 차선 하나를 막아놨다. 국도보다 못한 속도로 기어가듯이 왔다. 나에겐 아무래도 고속으로 달리는 물체 안에서 느끼는 스릴감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나 보다. 비행기를 타야겠다. 지상에서 느낄 수 있는 최상의 .. 2023. 10. 10.
오늘의 평행 우주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에서 발췌한 글귀다. 볼펜으로 옮겨 쓰는데 신경을 흩어놓으면 글씨는 금세 제멋대로 날아간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제멋대로 써지기 일쑤다. 붓펜으로 다시 옮겨 쓰려고 했는데 과식한 뒤라 소화시키기 힘들어서 몸이 나른하게 퍼지는 게 느껴진다. 저 글씨는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결국 다시 다른 글씨체로 다른 펜으로 옮겨 써서 사진으로 남길 거다. '오늘의 평행 우주' 도저히 건널 수 없게 되어버리는 심연. 호흡을 멈추고 집중해야 되는 글씨가 몇 줄만 쓰면 제멋대로 변해서 한 장 채운 것 외엔 오늘 더는 쓸 수가 없겠다. 과한 줄 알면서 시도하게 되는 게 간혹 있다. 음식을 먹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떤 특정한 장소까지 달리는 것도 아무리 생각해도 단방에 넘.. 2023. 10. 9.
인도 음식점 거제 옥포에 인도, 네팔 등 특유의 향과 맛이 나는 ‘에베레스트’라는 음식점에 다녀왔다. 어제 가려고 했으나 집에서 음식 만들어서 먹고 쉬고 오늘 저녁 한 끼 먹겠다고 50분이나 달렸다. 10월 두 번의 연휴 동안 몸이 아파서 여행을 가지 못한 게 아쉬워서 뭐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 마커니 치킨 카레에 플레인 난, 라씨가 같이 나오는 1인 세트를 주문했다. 카레와 난은 선택 가능. 플레인 난 한 개도 상당히 컸다만 오랜만에 맛보는 이 맛에 살짝 입맛이 동했다. 버터 난은 맛이 어떤지 궁금해서 주문해서 난 두 장을 다 먹었더니 과하다. 네팔 현지인? 음악도 묘하게 낯선 것이 흘러나왔다. 다음에 딸내미 데리고 가서 2인 세트를 먹어야겠다. 탄두리 치킨 반 마리가 포함된 세트에 카레도 다른 종류를 맛 .. 2023. 10. 9.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줄리아 로버츠와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이 영화를 오래전에 두어 번 본 적이 있다. 혼자 잠 못 드는 밤에 건성건성 보기도 했고 어떤 장면을 한 번 더 보려고 보기도 했다. 예전엔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배역에 맞춰서 영화를 봤고, 이번엔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배역에 더 집중해서 봤다. 40대에 본 것과 나이 50이 넘어서 같은 영화를 보는 기분은 묘하게 달랐다. "아트라베시아모(Let's cross over)"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이 손을 내밀며 건넨 대사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삶의 과정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경로이고 다시 그들은 어느 시작점에 가닿고 과정을 거치며 인생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겠다. 나에게 필요한 말도 "아트라베시아모" *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가 함께 .. 2023. 10. 9.
옛날 일기를 발견하고..... 2023년 10월 8일 오늘 우연히 2005년 여행기를 한 편 읽었다. 엠파스 블로거 시절에 쓴 것이 다음에 옮겨지면서 사진이 다 깨졌다. 사진 파일이 어딘가에 남아있는지 알 수 없다. 삶을 돌이켜본다는 것, 오늘 내 삶의 조각 하나 그림자 하나가 나를 살린다. * 혼자 떠나는 여행이 마뜩잖은데 몸도 시원찮아서 오늘은 내일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에 기대어 정말 쉼 그 자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8시까지 모닝콜이 울릴 때까지 자리에 누워있었다. 그간 대충 보고 넘겼으나 떠올라서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한 편 보고, 두 번째 영화를 보다가 문득 멈췄다. 잊고 있던 내 습성이 기억났다. 얼마 전에 검색해서 알아낸 거제 옥포에 있는 인도 음식점에 혼자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결심했다. 자리를 박차고 일.. 2023. 10. 8.
풍경이 되어 2023년 10월 7일 사흘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사실이 마음의 여유를 부르는 날이다. 몸이 가뿐하게 나았더라면 울산 대왕암공원 둘레길을 걸으러 갈 작정이었다. 체력이 되는 대로 경주도 들렀다가 월요일에 집에 돌아오는 일정을 상상했었다. 체력 미달로 상상으로 마감했다. 날은 선선해서 걷기엔 좋겠지만 햇볕이 나지 않고 종일 흐린 데다가 이번에 코로나 19에 걸린 뒤에 체력이 쉽게 회복되지 않아서 이 상태로 시간 난다고 여행을 떠날 것은 아니다. 충분히 쉬어야 다음이 있을 것 같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서 마시지 않은 지도 꽤 됐다. 그만큼 내 몸 상태가 오래 좋지 않았다는 거다. 그냥 끊을 수 없는 마지막 보루 같은 커피를 계속 마시지 않았다. 그래도 휴일엔 커피 한 잔 꼭 마시고 싶어서 밖으로 나섰다... 2023. 10. 8.
대나무 숲 & 비타민 2023년 10월 6일 점심을 같이 먹자는 문자를 받고 근무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샤브샤브집을 떠올렸다. 평소에 급식소에서 식판 놓고 주는 밥 먹는 것 외에 밖에서 밥 한 번 같이 먹고 싶어도 시간이 맞지 않아서 밥 한 번 같이 먹은 일이 없었다. (아웃렛에 쇼핑하러 가서 밥 한 번 같이 먹기는 했다) 주문한 해물이 나왔을 땐 사진 찍지 않고 먹기 바빴다가 뒤늦게 해물을 거의 다 건져먹고 사진을 찍었다. 같이 쇼핑하러 아웃렛에 함께 가기도 했고, 집에 들렀다가 그댁이 교회인 것도 알게 됐다. 참 곱고 맑은 눈빛을 가진 사람이다. 눈이 크고 맑아서 사슴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자기 또래인 줄 알고 처음에 아주 반갑고 편하게 생각했다는데 생각보다 내 나이가 많아서 놀랐단다. 봄에 처음 만났을 때.. 2023. 10. 8.
9.29 2023년 9월 29일 전신통, 미열 기타 등등에 시달리며 자리보전하고 누워있었는데 친구가 고기 재워놓은 거 자기 집에 와서 꼭 가져가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사실 그 친구가 나물 한 그릇 담고 전 부친 거 담아서 갖다 주러 우리 집까지 왔는데 고기 담은 통에 고기는 없고 양념장 부어놓은 것만 있었다. 아이스박스에 얌전하게 담아 온 통엔 아이팩과 양념간장만 찰랑찰랑 든 통이 들어있었던 거다. 그 집 둘째 딸이 이런 실수를 알게 되면 엄청 놀리겠다며 길에서 웃고 황당한 실수에 어쩔 줄 몰라하다가 돌아갔다. 그 모습을 내 딸이 보고는 내 또래가 전반적으로 겪는 증상이라며 싱긋이 웃었다. 시댁에 돌아갔다가 집에 오후에 돌아가니까 그때 꼭 들르라는 당부를 몇 번이나 하고, 다시 우리 집에 찾아오려고 전화를 했는데.. 2023. 10. 7.
아무 말 참사 점심때 업무를 마치고 연가 쓰고 밖으로 나왔다. 그곳에서 가장 친한 동료와 점심을 먹고 한참 이야기했다. 직장 동료와 폭넓은 따뜻한 대화를 하지 못하고 끝내 그곳에서 겪은 불합리하고 불편한 이야기만 쏟아놓은 게 아쉽다. 오늘 아침에 “요즘 코로나는 쳐주지도 않는다. 뭐 그게 아프다고 난리냐, 너 아프다고 남에게 양해해 달라는 건 안 된다.”가 요지였던 아무 말 대참사를 겪고 교사는 아파죽어도 제 할 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독선적이고 관료주의적이면서도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말이 결국 내 입을 열게 만들었다. 사람마다 같은 병명이어도 통증의 정도가 다르고 증상도 다를 수 있다. ‘너는 이 일을 위해 인생을 고스란히 바치고 장열히 전사해라!’ 이 따위 뉘앙스로 본인에게 보고도 올라오지 않았는데 권한.. 2023. 10. 6.
어디로? 올해 딸이 시험을 어디로 칠 것인지 정해야 할 때가 됐다. 경기도엔 퇴직 교원이 많은지 작년에 비해 올해 유난히 선발하는 교사 수가 많고, 전체적으론 감원이어서 앞으로 이 판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한참 대화 끝에 너무 넓은 경기도는 옮겨 다니며 직장 생활하기엔 부담스럽다는 결론이 나왔다. 2023년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변화무쌍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할 게 많다. 이사, 취업, 소송........ 무거운 단어가 줄줄이 꿰어서 나오며 한숨도 따라 나온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인데 떨 거 없잖아. 2023. 10. 5.
정든 물건 버리기 2013년 여름에 파리 라발레 아웃렛에서 산 흰색 벨트를 내내 잘 쓰다가 오늘 버렸다. 2013년, 그해 봄부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숨만 한 번 내쉬면 그대로 땅으로 꺼져 들어가서 폭 고꾸라져서 그대로 죽을 것만 같던 정신적 고통과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딸과 함께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먼 길을 떠났다. 12시간가량 비행기를 타고 파리 공항에 내려서 숙소에 짐을 풀고 낯선 거리를 걷고, 다음날 시차 적응 삼아 낮에 파리 외곽에 있는 아웃렛에 갔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가격이 싼 랄프** 매장에서 스웨터, 벨트 등을 샀다. 그때 산 스웨터는 스위스 체르마트에 갔을 때 고르너그라트 역 주변이 너무 추워서 껴입고 유용하게 썼고, 이후엔 살이 쪄서 거의 입지 못하고 모셔뒀다. 벨트는 10년 넘게 아주 야무지게 .. 2023. 10. 5.
10.4 쉬는 동안 몸이 아픈 것과 일을 해야 하는데 몸이 아픈 건 천지 차이다. 오늘은 며칠 쉬면서 조금 나아지나 싶은 생각에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억지로 깨운 몸을 잔뜩 긴장시키고 출근했다. 수요일이지만 엿새 연휴 끝에 출근한 수요일. 월요일 일정대로 일과가 운영되어서 월요일은 월요일이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얼마나 힘든 상태로 퇴근했는지 오늘 하루가 그 기억을 돌아보게 했다. 어느 순간 급격하게 힘들어지는지 알아챘다. 의사와 상담할 때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던 그 부분,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 괜찮아져야 하고 응당 나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얼마나 나에게 강요했는지 솔직하게 대답할 수도 없는지 그게 힘든 건 아니라고 끝내 부인한다. 엉뚱한 생각에 발목이 걸려서 눈물을 쏟았다.. 2023. 10. 4.
계획 지금 이 나이에도 혼자 지내는 게 이렇게 적적한데 앞으로 50년은 외로움을 어떻게 견디며 살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딸이 일찍 기숙사로 돌아간 뒤에 제대로 앓아누웠다. 딸이 있을 땐 열 난다고 시원한 물수건 좀 해달라고 말이라도 할 수 있었고, 아프고 불편해도 참고 밥을 같이 먹을 수도 있었다. 나는 혼자 잘 살아낼 자신이 없다. 코로나 걸려서 좀 아프다고 이렇게 무기력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경험을 해보니 남은 인생이 얼마나 길지 모르겠지만 좀더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겠다. 마음 먹고도 일상에 쫓기니까 하기 어려웠던 것을 한 가지씩 실천해야겠다. 지금 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일은 적정선 이상의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지 않기로 한다. 그 때문에 내 인생이 얼마나 힘들어졌고, 얼마나 엉뚱한 곳에 .. 2023. 10. 2.
슬프다 1. 나는 끝없이 증명하고 싶어 한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에게 증명하려고 버둥거린다. 이게 내 문제다.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게 아니라, 나는 나에게 인정받고 싶다. 그런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되어야만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작은 실수나 잘못에도 끝내 아프다. 사과하고 용서받지 못한 잘못은 작은 것도 칼날같이 심장을 찌르는 느낌이다. 2. 인생은 사소함의 연속이다. 사소하지만 그 사소한 것이 모여서 내 인생이 되므로 사소하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스쳐 지나가고 말 것이어도 그 순간만은 진실하고 성실하려고 애쓴다. 3. 한동안 자주 듣던 노래를 듣는데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이렇게 미묘한 감정으로 가슴이 찢어질듯한 느낌이 이 나이에도 느.. 2023. 10. 2.
코로나 19(2) 세상이 이대로 멈춰서 있다면 어떨까…… 내가 아프고 힘들어서 한걸음도 움직이지 못할 때. 작년 8월 초에 같은 사무실, 같이 밥 먹는 동료에게 옮아서 코로나 19에 걸렸었다. 이번엔….. 아픈 게 오래간다. 어제 응급실에서 주사 맞아서 잠시 괜찮은 것 같더니. 다시 제자리. 내 몸 아프니 뭐든…. 아무 의미 없다. 2023. 10. 2.
코로나 19 끝난 게 아니다. 지난주 월요일 퇴근 시간까지 기다리기 급할 정도로 격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그날은 잠복기였는지 확진은 아니었다. 이비인후과에서 약 처방전 받아서 사흘 정도 인후통 약을 먹었지만 점점 더 나빠졌다. 수요일에 병원에 갔을 때 그 검사를 또 해봤어야 했다. 며칠 내내 열과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티다가 오늘에야 응급실에 왔다. 명절 연휴에 병원 문 열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오후에 딸과 함께 있으니 잠시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들어와서는 밤새 앓았다. 딸이 기숙사로 돌아가고 혼자 있으니 판단력이 흐려져서 내 몸을 어찌 건사할지도 잊는다. 그날 입원했으면 오히려 나았을 텐데…. 이렇게 아픈데 왜 참고 견디려고만 했을까…. 응급실은 몹시 붐비고 바빠서 꽤 오래 응급실 앞에 대기하고 .. 2023.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