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섬 <2020~2024>/<2023>260 마감&극약처방 매번 생전 처음 하는 일처럼 어렵고 힘들다. 오늘 마감이다. 목구멍까지 차오를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쳐도 마음에 흡족하지 않다. 아직 멀었다. 이제 겨우 오탈자 수정하고 문장 손질하고..... 이 정도만 해도 될 것 같은데..... 마음에 쏙 들지는 않는다. 협업한 결과물이어서 내 맘대로 손대기가 어렵다. 여름 생기부 작업이 끝나면, 겨울 생기부가 또 기다리지. 기준을 조금만 느슨하게 하면 그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해본다. *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것 같아서 밤참으로 가래떡 두 개를 튀겨서 조청 듬뿍 찍어서 먹었다. 잘 마무리했다고 믿었는데 저장한 것이 온라인에 반영이 안 되었단다. 어차피 작성한 문서를 온라인에 붙여 넣기 작업을 할 수 없어서 죄다 타이핑했는데 그조차 희.. 2023. 8. 15. 결국엔 나를 힘들게 하는 환경이 나를 키울 거다. 그렇게 믿어야지. 몸이 힘든 건 예외다. * 오전에 문득 계피 설탕맛이 인상적이었던 패스츄리 호떡이 생각나서 쇼핑몰 창을 열었다. 그 상품이 없어서 같은 회사에서 만든 '파전병'이란 것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한 번 먹어보고 한 팩 더 샀어야 했다. 입에 맞는 사람은 한 팩만 산 것이 후회된다고 후기를 썼다. 나도 모르게 그만 상상한 그 맛일 것이라고 믿고 두 팩이나 샀다. 상상한 맛과 거의 비슷하지만, 내 입엔 너무 짜다. 맨입에 간식처럼 먹기는 힘들겠다. 호떡 먹고 싶었는데...... 희한한 걸 샀다. * 마치 내 반응의 연결 고리를 치밀하게 설계하고 산 것처럼 냉동식품을 작은 냉동실에 정리하기 위해 냉동실 정리를 했다. 입가심으로 먹을 것도 계산한 것처럼 아.. 2023. 8. 12. 네 시 오십오 분 이런 상태로 출퇴근은 어떻게 했을까 싶다. 눈을 반짝 뜨고 앉아서 버티는 것도 힘든데 시외로 출퇴근하고, 종일 긴장한 상태로 이런저런 일을 한다. 지금 내 상태로 봐서는 누군가 꼬챙이로 전신을 조종하는 도구에 나를 꽂아서 이리저리 조종한 게 아니고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매일 하는 거다. 적당히 해도 되는데 할 때마다 너무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고, 있는 힘 없는 힘 다 뽑아내서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서 퇴근하는 즉시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이 없는 상태에 빠지는 거다. 오늘은 출근 준비할 시각에 깼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건 반드시 끝내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나를 긴장시키지 못하는 머리가 방해가 된다. 이렇게나 몸이 힘든데도 억지로 견디면서 일을 해야 할 .. 2023. 8. 12. 8월 12일 하루 중 가장 지친 때에 생각하니 그렇게 감정적이었던 모양이다. 한걸음 물러서서 생각할 여유는 쉬어야 생기는 거지. 어제는 자정이 넘고 또 시간이 흘러도 잠드는 스위치가 듣지 않아서 결국엔 약 먹고 잠들었다. 개학하고 며칠 사이에 체중이 거짓말처럼 빠진다. 힘든 게 사실이니까. 엊그제 연이어 출몰한 지네를 보고 식겁해서 구석구석 바퀴벌레 퇴치용 살충제를 뿌렸다. 제주도 친구가 프리즈 스프레이를 사서 쓰라고 알려준다. 처음엔 집에 다른 스프레이 살충제가 있으니 다음에 사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저녁에 방바닥에 있던 양말 한 짝을 털다가 툭 떨어지는 지네를 봤다. 살충제 스프레이 가지러 움직인 사이에 후다닥 어디론가 사라진 지네의 행방을 알지 못해서 의자 위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밤샐 뻔했다. 그날 밤에 화학.. 2023. 8. 12. 8월 11일 저녁 먹고 책방 앞을 지나가다가 배 깔고 누운 예쁜 고양이를 만났다. 내가 쳐다보니까 다가온다. 줄만한 게 없어서 괜히 미안해진다. 예쁘다고 말을 걸어본다. 내 앞 오뚝 앉은 고양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웅얼거리는 나를 목격한 커플이 책방 앞에서 사진을 찍더니 들어간다. 고양이는 내 앞에서 한참이나 뭔가 기다린다. 내 몸에서 난 기름 냄새나 음식 냄새에 반응해서 먹을 것을 기다렸을까. 길 건너에서 목줄을 한, 개 한 마리가 고양이를 보고 달려오고 고양이는 놀라서 자리를 옮긴다. 누워서 휴대폰으로 동영상이나 저장하려고 앱을 열었다가 또 일기를 쓴다. 노트북으로 올리면 동영상 용량이 커서 올라가지 않는 것이 휴대폰 앱으로 올리면 저장된다. 그런데 동영상 크기는 코딱지만 하다. 이런 크기의 20초 정도 .. 2023. 8. 11. 금요일 저녁 세상의 모든 문이 닫힌다. 나는 침묵 속에 갇힌다. 가장 자유롭고 심심하다가 우울해지는 시간. 나에게 불금 = 불쌍해지는 금요일. 불타는 금요일 많이 즐겨라~ 췟~ 해야만 하는 일이 많다는 게 이럴 땐 다행인가? * 어제 퇴근하고는 세상이 그대로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감정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오늘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서는 그 이상 시끄럽게 일을 벌이지 않고 그 정도면 잘 처리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감정의 어느 언저리가 쑤신다. "중학교 때부터 원래 하던 거여서..... "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한단다. 별 거 아니란다. 그런 말을 하는 그들의 생각은 이해하겠는데 동조하지는 못하겠다. 받아들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기엔 혼자 있는 시간에 온몸에 가시가 돋는다. 제 부모도 그걸 알면.. 2023. 8. 11. 8.6. 8월 6일 며칠 전엔 그렇게 열심히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을 방금 찾았다. 폭우 쏟아지던 그날 퇴근길에 차 안에서 큰소리로 울던 내게 홍샘이 다음날 챙겨주신 약 중에 남은 것 두 알. 머리가 터질 것 같고 피곤한데 불 끄고 누워도 꺼지지 않는 머릿속 스위치 때문에 필요한 약이다. 오늘은 지금 당장 잠들어야 견딜 수 있겠다. 이런 상태에서 쓰거나 말한 것은 다음날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기록 없이 내가 나를, 이런 상황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지나가고 나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현실. 이러다가 어떤 상황에서 충분히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할까 하여 기록하고 잔다. 취중진담 같은…. * 복돼지국밥집 일요일 점심 장사를 일찍 마감하는 동네 국밥 맛집에 가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돼지국밥보다 돼지고기.. 2023. 8. 6. SNL 방청 경험담 8월 5일 저녁 8시에 쿠팡플레이에서 방송한 SNL 정우성 편을 열심히 봤다. 8월 3일에 Jtbc 일산 스튜디오 녹화장 첫 줄에 앉아서 박장대소하는 장면이 혹시 카메라에 잡혀서 방송될까 봐 조금 걱정했다. 가운데 세트장에서 살짝 왼쪽 편 자리에 앉았다. 처음에 입장권 받는 줄을 설 때에 우리가 중앙에 앉지 못하게 될까 하여 눈치 게임을 좀 했다. 양쪽 끝부분 자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후기를 읽어서 망설이다가 조금 뒤에 줄을 섰다. 그것이 카메라에 잡히는 자리를 살짝 벗어나게 한 사소한 우연을 갈리게 한 변수가 되었다. 첫 줄에서 반절까지만 나와서 우리는 방송에 얼굴이 나오진 않았다. 딸이 나중에 '아무개'의 흑역사로 기록에 남으면 어쩌나 하는 농담까지 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ㅎㅎㅎ 그.. 2023. 8. 5. 모든 게 좋았어 무엇보다 좋았던 건, 딸과 그 여정을 함께 즐겼다는 거다. 그래서 완벽했다. * 아침에 눈은 떴지만, 몸은 여전히 꿈속을 헤매는 듯 멍하다. 이제 짧은 기간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끝내는 게 목표다. 이 상태로는 며칠 쉬어도 피로가 풀릴 것 같지 않지만, 대가를 치러야 하니까..... 그래도..... 오늘은 쉬어야겠다. 총체적 난국, 시스템 에러 2023. 8. 5. 8월 3일 공개 방송 후기는 서약했으므로, 토요일 방송 송출한 뒤에…. 엄청난 경쟁(470대 1)을 뚫고(?) 당첨된 딸의 요행수를 타고 어제 선약을 치르느라 이미 지쳤던 몸을 끌고 어제 밤늦게 최대치로 상행선을 탔다. 오늘 낮에 3시간 더 달려서 목적 달성하고, 휴가철 엄청난 하행선의 숨막히는 행렬을 어제 목격한 탓에 오늘 밤길을 선택했다. 분명히 오기 전에는 친구 만나도 된다더니 제 볼일 보고 나니 집에 가자며 모르는 척 한다. 췟~ 우기고 싶어도 딸을 어디 맡겨둘(?) 데가 없다. 힘에 부치는 길…. 그래도 돌아가야 하니까 오늘은 청주에서…. 잠을 청한다. 내향성이 더 강한 딸이 반복해서 토해내는 감탄사는 행복 지수 300% 촬영해도 된다는 짧은 시간에 사진 찍는 내 딸 일산에서 숙박? 서울행? 고민하다가 저.. 2023. 8. 4. in 일산 8월 3일 대단히 운 좋은 딸 덕분에….^^ 배우 정우성 씨 만나러 가기 한 시간 전 2023. 8. 3. 8.2 얼마나 피곤했던지, 잠들기 전에 내가 한 일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 어제 강 선생님 모시고 어디 다녀와서 딸 만나러 가는 곳까지 3시간, 고속도로 타고 달리다가 지쳐서 휴게소에서 전의를 상실하기까지 그 피곤한 몸으로 다섯 시간 이상 운전해서 엉망이었다. 자다가 잠시 깨어보니 딸이 곁에서 곤하게 자고 있다. 2023. 8. 3. 딸 덕분에..... 딸은 요행수가 있다. 며칠 전에 딸이 SNL 정우성편 방청 신청한 거 당첨 됐다. 나도 신청하라고 해서 딸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나는 떨어졌고 딸은 당첨! '어머니께서 정우성의 열혈 팬이라.... 블라블라~ 모시고 가서 꼭 보고 싶다~ 블라블라~' 뭐 그런 내용을 사연으로 썼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 모녀는 SNL 코리아 출연진과 게스트 '정우성' 배우를 함께 보게 됐다. 와우~ 나 열혈팬? 맞나? 배우 정우성 씨를 보고 나면 세상의 모든 남자가 오징어로 보일까 무섭다. 2023. 8. 1. 감각 이상 음식맛을 섬세하게 느끼던 감각에 이상이 느껴지니 즐길 수 있는 것도 그다지 많지 않은데 확실히 큰 것 한 가지가 줄어들었다. 작년 8월에 코로나 19에 걸리기 전엔 아무리 많이 아파도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이런 경험은 해보지 못해서 당혹스럽다. 늘 이런 것은 아니고 종종 혀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 후각은 여전히 민감해서 담배 피우는 사람 곁에 가지 못하고, 화학적인 향이 강하면 머리가 아프다. 그 화학적인 향을 참거나 견디라고 하면 나에겐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 이틀 이상 문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있는 날이 매주 반복된다. 이러다 환기를 위해 밖에 한 번 나가면 핑곗거리를 만들어서 매일 나가고 그러다 지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서 콕 틀어박혀서 지낸.. 2023. 7. 29. SNL, 정우성 7월 29일 점심때쯤 딸이 전화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끊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전화를 했다. 쿠팡플레이에서 SNL코리아 공개 방청 신청을 하라는 거다. 저나 나나 둘 중 한 명이라도 혹시나 당첨되면 같이 배우 '정우성'편 SNL 녹화하는 거 보러 가자고..... ㅎㅎㅎ 복권은 꼭 당첨될 거로 믿고 사는 건 아니지. 방청 신청은 공짜니까 일단 하고 본다. 진짜 당첨되면 꽤 먼 길을 가야 하고, 숙박을 비롯해서 준비할게 많을 텐데...... 그래도 방학 기간이면 당연히 다녀와야지. 내일부터 밀린 일 열심히 해야겠다. 어차피 며칠 남지 않은 개학 전에 놀러 갈 일도 없었는데, 꽝이면 어때. 딸이 그런 거 같이 해보자고 신나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오우~ 배우 정우성이라..... 상상만 해도 행.. 2023. 7. 29. D.P. 시즌2 드라마나 영화에 맡은 배역에 따라 배우의 호감도가 좌우된다. 아무리 잘생기고 좋은 이미지였어도 하는 짓이 지랄 맞은 역할을 맡으면 정말 꼴도 보기 싫어진다. 사람은 생김새가 아니라 어떤 생각을 실천하며 사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 보인다. 외모에 따른 호감도는 일시적인 거다. 이성에 대한 성적인 끌림은 뇌의 화학적인 반응이라니 그건 이성적인 판단과는 다른 영역의 것. 하는 짓이 고와야 사람도 좋아 보인다. 부와 권력을 쥐고 성형 칠갑을 해도 멋있어 보이거나 잘나 보이지 않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D.P. 시즌2에서 배우 지진희는 정말 재수 없다. 고등학교 때까지 원하지 않아도 단체 생활하고, 잘못하지 않아도 같이 체벌받고 고통 분담 어쩌고 할 때 그걸 매번 다 받아들일 수는 없어서 견디기 .. 2023. 7. 28. 7.28 7월 28일 미역국 끓일까 하고 산 고기로 카레를 만들었다. 감자가 한 알 뿐이어서 고구마를 한 개 넣었는데 나쁘진 않지만 감자에 비해 그리 권장할 맛은 아니다. 감자와 당근처럼 볶아서 끓이면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은 채소로 끓여야 하는 음식인 모양이다. 그에 비해 고구마는 볶아도 삶아도 고구마다. 어제 배고플 때 산 고기와 가지로 오늘 불 앞에서 땀 좀 뺐다. 그래도 더운데 음식 만든 보람이 느껴지는 맛. 딸이 다니는 학교 교수님들께서 소금을 대량으로 산 이야기를 내게 전하며 소금 좀 사놓으라고 해서 어제 마트에서 소금 5kg짜리 하나 샀는데 무거워서 들고 들어오지 못하고 그냥 차에 두고 왔다. 오늘 딸과 통화하며 그 이야기를 했더니 온라인 주문을 하란다. 그걸 몰라서 산 건 아니다. 어제는 뻔히 알면서.. 2023. 7. 28. ............. 최대한 열심히 괜찮은 척했다. 괜찮은 척한다. 지친다. 2023. 7. 27.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