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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260

악의 오늘(8월 25일) 우리 집 고구마 어제보다 훌쩍 자란 고구마를 보고 살짝 걱정이 됐다. 더 크게 자랄 수 있는데 저기 둬서 더 자라지 못하게 되면 고구마가 힘들까? 뭐 그런 생각에 어디에 옮겨줄까 고민하다가 밖에 커다란 플라스틱 통이 있다는 게 생각났다. 꽤 오래 내버려둬서 풀씨가 날아와서 억새밭처럼 이름 모를 풀이 수북하게 자랐다. 온갖 벌레 서식지로 확고한 위치를 잡고 어찌나 촘촘하게 자랐는지 억센 줄기를 뽑아내거나 뿌리를 파내기도 힘들 정도다. 그 자리를 잘 자란 고구마에 내주려고 그 잡초 무더기를 조금 자르고 파내고 뽑고, 마른 부분은 태우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잡초라고는 하지만 살아있는 것을 마음먹고 제거하려니 거부감이 들어서 힘들었다. 고구마 살리겠다고 잡초 뽑는 게 뭐 그리 큰일이라고 의.. 2023. 8. 26.
블로그 편집, 글씨 크기 조절 컴퓨터로 편집하실 때만 쓸 수 있습니다. 글씨 크기를 따로 조절하실 때는 글쓰기 상태에서 그림처럼 오른쪽 상단에 기본모드를 탭 하시면 아래에 HTML 모드를 클릭해서 편집해서 쓸 수 있습니다. 저는 2023. 8. 26.
치료 암과 같은 신체의 실제적인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이 아니며 감각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통증의 일차적인 치료 목표가 되어야 한다. 영양 결핍, 스트레스 상황이 겹쳐서 별별 통증이 다 생긴다. 내가 가끔 신경이 집중되는 것을 전환하기 위해 하는 노력이 현재의 내겐 꼭 필요한 거다. 나이 들고 늙어간다는 것이 뭔지 한두 가지씩 알아가는 과정이다. 잘 견디고 잘 넘기고 싶다. 만나던 의사는 다음 주에 또 만나러 가야겠다. 이 다양한 증상을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극복하기엔 고통은 지속 반복되는 것이어서 아프지 않을 땐 거짓말처럼 내 상태를 잊는다. 2023. 8. 26.
문득 삼천포 누워서 삼천포에서 익숙해졌던 시장 골목 칼국수집 칼제비 생각, 박김밥집 김밥, 한옥집 나물 비빔면, 갈비탕, 시장통 베트남 음식점…. 끝에 다리 건너 다솔사까지 점점 길어진 생각따라 달린다. 이상하게 오늘 거기 가고 싶다. 이제 겨우 반나절 쉴 기회가 생겼는데 …… 몸과 생각이 따로 논다. 생각이 삼천포로 빠지니 문득 삼천포로 달리고 싶다. 피로가 덜 풀린 몸이 밧줄에 묶여서 정작 땅을 밟을 수가 없다. 섬진강, 지리산, 구례, 보성…. 이어진 그 길로…. 삼천포-사천-순천-하동-구례…..어두워지면 혼자 지쳐서 돌아올 길이 무거워서 눈을 감는다. 축 늘어져서 누운 토요일 만사 귀찮아져서 앉아서 노트북을 열지도 않는다. 누워서 폰으로 뭐든 한다. 블로그앱 없었으면 어쩔 뻔? 어차피 내일 아침에 이삿짐 나르.. 2023. 8. 26.
가볍고 사소한 친절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한 내가 한 감정적 판단 오류. 이유야 어쨌거나 상대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실수를 오해하고 재해석하고 나도 얼토당토한 실수를 했다. 가볍고 사소한 친절과 감정을 담은 행동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경험의 총량이 부족해서인가? 경우의 수가 복잡한데 계산을 못해서인가? 문득 답이 나오는 순간도 있겠지. 문득 떠오르는 순간, 가벼운 기록, 낙서 * 가볍고 사소한 친절이 아니라 내가 받기엔 과분한 호의와 친절도 있다. 도대체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기에 내가 절박한 때마다 빠짐없이 따뜻하게 대가 없는 친절을 베푸는 것일까….. 시작은 나의 넘치는 오지랖과 판단착오에서 비롯했고, 그건 넘치도록 받아서 오히려 불편할 지경이다. 애초에 마음과 달리 나는 많은 것을 받았다. 믿고 건넨 친절에 최악의.. 2023. 8. 26.
8.25. 퇴근하고, 주말에 기숙사 방 옮기는 딸이 쓸 이사용 상자 사러 같이 다이소에 가기로 했다. 밥부터 먹고 여태 본 다이소 매장 중에 가장 넓고 시원한 곳에 가서 잡다한 물건을 샀다. 이사 상자는 그 동네 특성으로 보아 매장에서 찾을 사람이 드물긴 하겠다. 어지간한 종이 상자는 밑이 내려앉으니 무거운 생활물품을 담아서 들어옮기기는 불편하다고 말이 많다. 집에서 쓰던 옷 보관용 플라스틱 통을 갖다주고 이사하는 것도 도와야할 분위기다. 방학 잔류 기간엔 쓰던 방에 살 수 없고 관리하기 좋은 곳으로 옮기고 개강 전에 원래 살던 동으로 또 옮기는 번거로운 시스템이다. 나를 몇 번 이삿짐 운반용 차량 운전사로 쓰더니 그 편리함을 잊지 못하는 거다. 아흑~ 1일2일3일4일째 그나마 고구마라도 자라고 있으니 성장 기록용.. 2023. 8. 25.
성장 8월 24일 고구마 그 학자의 입장에 빙의(?)해서 토론을 진행해 보라고 구체적인 설계를 했어야 했다. 내가 없는 동안 진행된 이론 정도는 지나갔으니 대략 알 것으로 생각했다. 일부만 다시 떠올리게 하면 쟁점을 찾아서 토론하고 반론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했다. 코로나 19로 중학교 전 과정을 온라인 수업 등으로 건너뛰듯 지나온 세대라는 것을 떠올리지 못하고 모두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의아했다. 전에 겪었던 유형과 너무 달라서 적응이 안 돼서 한참 버벅거렸다. 퇴근길에 달리는 차 안에서 카플레이로 딸과 통화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오류가 난 지점과 내가 더 어쩌려고 애쓰지 말아야할 지점까지 다각도로 자기반성을 하고 보니 마음이 무겁고 쓸쓸하고 우울하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자. 내 능력밖이다. * 인.. 2023. 8. 24.
올해 첫 냉면, 마지막 냉면 퇴근길에 너무 지쳐서 집에 와서 쓰러져 잠들기엔 마음이 근육통 앓듯이 뻐근해서 딸에게 전화할까 말까 두어 번 망설이다가 그냥 퇴근했다. 딸이 꼬맹이였을 때부터 같이 다니던 냉면집 생각이 문득 났다. 피곤하기도 하고 괜히 주중에 냉면 한 그릇 같이 먹자고 하기가 어쩐지 머쓱해서 전화하려고 두 번, 세 번 창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했다. 첫 번째 갈림길 전에 마침 딸의 전화가 왔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냉면 먹으러 가자고 전화하려다가 망설인 이야기를 꺼냈다. 내일은 비 온다며 오늘 같이 육전 올린 냉면을 먹기로 했다. 초죽음 직전이었는데 딸이 보고 싶어서 고속도로를 달렸다. 마침내 여름에 함께 먹은 첫 냉면, 이제 곧 여름도 끝날 즈음에 살얼음 띄운 냉면을 먹었다. 다시 우리가 그 냉면집을 찾을 일 있을까 싶.. 2023. 8. 23.
고. 구마 하루 지났는데 엄청 신나게 자란 고구마 지쳐서 들어와서 고구마 자란 것 보고 나도 덩달아 신나서 딸에게 사진 찍어서 보내고 “우리 구마 기특해….”라는 웃기는 문구도 보냈다. 곧 이 방이 고구마 줄기로 뒤덮이진 않을까. 더 자라면 어디로 자리를 옮겨줘야 하려나. 며칠 둬서 물기 마른 고구마 두 개를 쪄서 먹기엔 맛 없을 것 같아서 물을 부어서 습도 조절용으로 뒀더니 이렇게나 씩씩하고 대견하게 잘 자란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우리 구마’라는 애칭도 붙여서 불러줬다. 한동안 덕분에 행복하겠다. 창밖에 빗소리가 자작자작 선명한 저녁 씻지도 못했는데 천둥 같은 졸음이 쏟아진다. 2023. 8. 23.
이글루스 1차 엠파스 자료를 난민 지위로 이글루스에 엉망진창인 상태로 옮겨둔 것이 다시 2차 해체되어 다운로드하고 있다. 온전한 게 없을 줄 알지만, 기대하지 않고, 상상을 초월한 실망할 준비를 한다. 다음에 옮길 때 사진 다 깨진 것 투성이었고, 사진 파일도 용량 줄여서 크기도 작게 올린 것 많았으니 컴퓨터 하드 디스크 날리고 잃은 것에 더하기 온라인 자료 상한 것까지 더해서 이젠 기억 속에서 기록되어 남지 않은 것은 영영 사라지는 거다. 붙들 이유도 없었지만, 간혹 뒤져보면 새로운 기억이나 기록도 있었는데….. 아쉬움도 있다. 난 참 집요하구나 20년 넘게 일관성 있게 블로그에 혼잣말 지껄이는….. 일관성. 다음에 기록하거나 넘긴 자료는 배꼽만 남은 사진과 일부만 옮긴 부실함은 어쩔 수 없지만, 내 딸과 함께.. 2023. 8. 22.
그립다 무방비 상태에 어떤 허울도 끼울 수 없는 순간, 가장 익숙했던 얼굴이 생각났다. 두 시간째 버티다가 이 고통에서 비켜가기 위해 잠들기로 했다. 혀끝에 감각이 이상하고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지나 사와야겠다. 표현할 힘도 없다. 눈이 빠질 것 같은 통증. 목, 머리, 눈, 코. 딸이 없으면 난 그냥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 2023. 8. 21.
8월 21일 몸이 너무 피곤해서 눈이 잘 안 떠진다. 눈을 반쯤 감고 운전했다. 집에 가야 누울 수 있으니까…..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릴 때 잠시 누울 수 있었던,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했던 그 휴게실보다 몇 단계 더 환경이 나쁜 이곳에서 살아남기 참 힘들다. 문 열면 확 나는 곰팡이 냄새에 하루 종일 시달리고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상태로 겨우 돌아왔다. 환기 없이 냉방기가 돌아가는 곳 천지다. 환기 해도 곰팡이는 제거되지 않아서 곳곳에서 악취와 함께 내 숨을 타고 넘나든다. 일을 하기 싫은 게 아니라, 하기 힘든 환경적 요인이 비현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현실이 비참하고 비통하다. 곰팡이, 누수, 여자 감옥보다 화장실 칸 숫자가 적다. 다신 이렇게 환경이 나쁜 곳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 80년대와 큰 차이.. 2023. 8. 21.
SF 영화를 한 편 보고.....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한다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큰 회한은 없다. 자잘한 후회야 항상 따르는 법이고, 미룬 청소는 내일 지구가 망한다면 딱히 문제 될 것 없다. 오늘 딸과 통화해서 안부를 물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다만, 내일도 지구는 멸망하지 않고 꽤 시간이 걸릴 예정이니 오히려 살아내야 할 하루하루가 힘겨울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할 뿐이다. 그 순간순간 내가 해야 할 일 - 내가 할 수 있는 일 - 해서는 안 되는 일 : 이 정도 가려서 하는 것 이상의 뭔가를 할 의지도 계획도 없는 오늘을 산다. 이 상태는 차분한 것인지, 우울한 것인지, 평상심인지 알 수 없다. 닥치지 않은 극단의 상황은 내게 위협이 아니다. 넘고 있는 순간만 힘들지. 헤나 염색하고 4시간 버티기 하느라 머리 좀 아팠다. 염색.. 2023. 8. 20.
8월 20일 정작 밖에 나가면 지금 방 안에서 느끼는 것과 바깥세상은 다르겠지. 일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오히려 불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어제는 하루 쉬는 동안 딸이 추천한 미니시리즈를 봤다. '마스크 걸'이라는 7부작 넷플릭스 드라마. 오늘 딸이 전화해서 그 드라마 본 이야기를 했다. 누구 잘못인지 파고 들어가 보니 주인공 '김모미'의 엄마가 딸을 잘못 키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릴 때 무조건 예쁘다고 말해줘서 내 딸은 자기가 정말 예쁜 줄 알고 자랐는데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았다는 거다. 외모가 예뻐서 예쁘다고 한 게 아니라 내가 그만큼 자기를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 줬다는 말을 그렇게 표현했다. 주인공 김모미가 딸 김미모를 임신했을 때, 친구 김춘애에게 한 말. "아무리 못생겨.. 2023. 8. 20.
인생의 회전목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음악은 대부분 작곡가 '히사이시 조'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딸의 성장기에 반복해서 많이 본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 작곡가 히사이시 조가 만든 곡을 모아서 연주하는 음악회가 지난 주말에 통영에서도 열렸다. 그 음악회 티켓 구매 링크가 열린 날, 딸이 전화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매달 적어도 한 번씩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혼자여도 간다. 특히 오케스트라 공연은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어서 찾아서 가는 편이다. 딸은 올해 취업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게 마음의 짐이니 아무래도 시간을 내는 게 편하지 않을 상황이다. 그래도 저가 꼭 하고 싶은 것은 어떻든 하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덕분에 지난 주말에 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서 연주회를.. 2023. 8. 20.
8월 19일 진이 빠진 껍데기를 끌고, 딸내미 보러 갈 기운도 없어서 종일 앉았다가 눕기를 반복했다. 약을 먹지 않고 버틴 게 얼마나 내 생활에 영향을 주는지 실감하는 하루였다. 일을 더 벌여서 싸들고 온 것은 꺼내놓지 못하고 오늘은 충전만 했다. 내일 아침에 깨면 읽고 정리하고 쓰는 작업을 종일 해야할 판이다. 서너 번 깨서 자다깨기를 반복하니 피곤한 게 풀리지 않아서 머리 쓰는 일을 하기엔 어려웠다. 하루쯤은 이렇게라도 쉬어야지. * 가지를 살살 두들겨서 찢어서 소금간 했다가 물기를 꼭 짜내고 전분 묻혀서 튀겼더니 식감이 가지전으로 부쳤을 때보다 훨씬 좋았다. 소스를 만들지 않고 그대로 소금간 살짠 밴 가지 튀김. 머리가 멈춘다. 내일 일하려면 일찍 잠들어야 한다 2023. 8. 19.
8월 18일 2023. 8. 18.
생각을 바로 글로 옮기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 텔레파시로 대화하듯 기계에 입력도 되면 좋겠다. 점점 몽롱해지는 시각에 눈감는 순간, 주변의 기운이 다채롭게 환영으로 찍히는 망막에서 빛이 촤르르 오른다. 오늘은 아주 낮은 골짜기를 타고 비행하고 싶다. 딸은 수영복을 기다린다. 누워있는데 딸이 하고 있는 생각이 만화처럼 눈앞에 그려진다. 이런 착각이 가끔 착각이 아닐 때가 있다. 기회가 생기면 뭐든 경험해야지. 이번 학기엔 수영 강의도 들을 수 있단다. 2023.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