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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260

딸이 고른 책 7월 27일 영화관 아래에 있는 서점에서 쌓은 포인트로 받은 현금 쿠폰이 오랫동안 지갑 안에 있었다. 족히 5~6년 묵은 동네 서점 쿠폰인데 그냥 버리자니 아깝고, 그간 그 서점엔 갈 일이 거의 없었다. 영화 보러 간 길에 들른 그 서점에서 쿠폰을 쓰자고 했더니 딸이 나중에 읽겠다며 책 두 권을 골랐다. 졸업하기 위해 독서 인증 시험을 쳐야 하는 딸이 강제로 읽은 책 몇 권이 이런 변화로 이어지게 했다. 초판 1쇄 발행이 2023년 4월, 6월인 새책이다. 요즘 발행하는 책은 편집 상태가 말끔해서 읽기에 한결 편하고 좋다. 오늘 진료를 받으려고 병원 몇 군데 돌면서 피곤하고 지쳤던 마음이 딸 덕분에 스르르 풀렸다. 시간이 맞지 않아서 보자고 약속하고 밀렸던 영화 '엘리멘탈'도 함께 봤다. 마음의 환기가 .. 2023. 7. 27.
그때 하고 싶었던 말 한 나라 국민으로 지켜야 한다고 강요받는 의무보다, 내 가족의 죽음을 , 내 이웃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할 자유가 우선이다.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 내 이웃과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슬퍼할 자유는 국가가 강제 혹은 권고하는 것보다 앞서는 권리다. 그것을 불법이나 지양해야 할 것으로 만드는 게 어떻게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가? 소수의 자유만 인정하고, 일부 국민의 주인 된 권리만 인정하려는 국가를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누구든 시원하게 납득할만한 답을 하면 나는 수긍하겠다. 그리고 앞으로 그게 맞다고 혹은 맞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가르칠 수도 있다. 나를 설득해 봐. - 의견을 내는 것조차 범법자처럼 가름하는 어느 시절의 현실이 짜증 나서 내놓지 .. 2023. 7. 26.
.방.구.석.에서..... '가르침에 지친 당신을 위한 방구석 인문학' 30차시로 구성된 온라인 연수를 듣고 있다. 자기 계발이 아니라 치유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내게 가볍고 편안하게 듣기 좋은 내용이어서 술술 잘 흘러간다. 글쓰기와 관련한 직업은 절대로 안 된다고 원천봉쇄 당하지만 않았더라면, 어쩌면 나도 저런 길을 걸었을까..... 강사의 나이 일곱 살에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 하던 딸을 위해 대문보다 큰 피아노를 들여오신 그분 아버지의 넓은 품이 내가 겪고 살아온 환경과는 원천적으로 다르다. 내 허리춤까지 닿지도 않은 선에서 나의 성장 가능성과 가치를 확 꺾어버린 경험이 오히려 내 자식을 있는 그대로 지지하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뭐든 대신해 주거나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대신하거나, 남 보.. 2023. 7. 26.
잠들지 못하여.....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것, 백석의 시에 그려진 흰 바람벽을 그려본다. 백석 시집을 껴안고 잠들고 싶다. 그러면 어쩐지 그 정신세계에 영화처럼 직렬로 연결하여 이 얄팍한 벽 정도는 훌쩍 뛰어넘을 것만 같다. 시는 농축한 언어로 해진 영혼의 그림자를 한 땀 한 땀 수선해 주는 힘이 있는 게 아닐까..... 내 머리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너무 팽팽하게 부푼 풍선처럼 헛바람이 들어서 쉬지 못한다. 그냥 잠들지 못해서 어둠 속에서 밤새 뒤척이다가 결국 의사의 처방전을 삼키고 잠든다. 오늘은 그만 버티고 순순히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 할까.....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올까..... 다 말과 글로 옮길 수는 없어서 상처를 가늠할 수 없는 내 머리를 속이지 못하는 내가 나에게 굴복하는 게 이런 순.. 2023. 7. 26.
바닷가 산책길 7월 25일 낙엽만 굴러도 웃거나 운다는 사춘기보다 무서운 갱년기. 신나게 잘 걷다가 길고양이들 보고 운다. 며칠 비 많이 왔을 때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밥은 먹었는지, 대답도 못하는 애들 불러 세워서 말도 건다. 조금 큰 애들은 사람 보고 피하지 않는다. 배고픈 모양이다. 새끼 고양이는 몸을 사리고, 큰 고양이들은 뭐든 달라는 듯 다가오고 소리 낸다. 빈손으로 거기 가서 괜히 미안해진다. 이제 바닷가 산책길에도 츄르를 사들고 가야 하려나..... 영역 동물이어서 구역별로 나뉘어서 새끼 고양이와 무리 지어 있다. 누군가 그릇을 준비해서 먹이와 물 떠놓은 자리가 있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 새끼 고양이의 마른 몸을 보고, 그 곁을 지키는 어미 고양이를 보고 눈물이 났다가 밥그릇을 준비해 둔 .. 2023. 7. 25.
비오는 날, 맨발 산책 7월 24일 병원에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렀던 곳에서 딸과 10초 정도 대면하고 헤어졌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딸이 보고 싶어서 선약 없이 들렀다. 점심을 늦게 먹은 줄 아는데 저녁 같이 먹자고 조르긴 애매한 시각이었다. 도서관 앞에서 기다리다가 필요하다고 주문한 물건 사둔 것을 건네준다는 핑계로 잠시 나오라고 불러냈다. 평소와 달리 예쁘게 화장하고 귀엽고 편한 차림으로 도서관에서 쪼르르 나왔다가 들어가는 딸의 뒷모습만 봐도 행복했다. 매일 통화하고 최근에 자주 봐서 그 정도만으로도 섭섭하지 않았다. 조만간에 핑계 만들어서 또 보러 오면 되니까. 혼자 집에 가봐야 밥 먹는 게 뻔하니까 그 동네에서 밥 한 그릇 먹고 우산 들고 맨발 걷기를 했다. 저 자리에서 맨발 걷기의 중요성을 알려주셨던 .. 2023. 7. 25.
7월에 본 공연 7월 1일 (토) 오후 3시, 통영국제음악당 앙코르 공연 끝에 기념 촬영 가능한 시간에 휴대전화로 사진 찍다보니 자동으로 저장된 라이브 컷. 혼자 영화는 안 봐도 공연은 본다. 보고 듣는 것을 동시에 하는 즐거움. 여러 가지 악기 소리가 어우러져서 내는 음률이 온몸으로 스며드는 황홀함. 그날 공연은 6월에 본 오케스트라 공연보다 훨씬 좋았다. 프랑스에서 온 오케스트라는 이곳이 마지막 공연이어서 그런지 지쳐서 마지막 무대가 아쉬웠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훌륭했고,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의 연주는 가슴을 파고드는 뭔가 느껴지는 연주였다. 뒤늦게 휴대전화에 남은 조각들을 이어서 느낌을 기록하려니 이런 조각 밖에 남지 않아서 아쉽다. 그날 일기를 썼어야 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쯤 혼자라도 공연을.. 2023. 7. 25.
마음이 떠나서..... 지난주에 딸을 왜 만났는지, 만나서 뭘 했는지, 어떤 대화를 했는지 며칠만 지나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일기를 쓰지 않으면 내 일상의 기억은 순간 휘발하고 만다. 옮기지 않은 사진을 뒤적여보니 지난 목요일에 딸을 만나서 늦은 점심을 같이 먹으려고 백화점에 들렀다. 브레이크 타임에 걸리지 않는 식당이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 있으니까. 화요일 (7.18) 오후 - 동대구환승역 수요일 (7.19) 병원 + 충전 목요일 (7.20) 딸 만나서 밥 먹고 구두 수선한 것 찾으러 쇼핑몰에 다녀왔다. 뭔가 연결된 기억의 통로로 향하기 위해 필요한 기록. 금요일 (7.21) 목요일에 딸을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돌아서려는데 내 차가 너무 더럽다며 딸이 물티슈라도 달라고 했다. 마침 날아가던 새나 주차한 곳에서 새가 똥을 .. 2023. 7. 24.
독서 인증 대학생인 딸이 졸업하기 위해 독서 인증 시험을 몇 차례 치른다는 말을 들었다. 책 읽는 게 힘들다고 싫어하던 딸에게 흥미를 끌기 위해서 표지가 화려해서 손에 잡고 싶을 책도 사주고 화면으로 보는 것에 익숙한 세대의 특성을 이용해 보려고 전자 서재도 열어봤다. 강제할 수 없고 권고할 수밖에 없는 문제여서 그간 어떤 진척도 없었다.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해서 전공 관련 서적을 읽는 게 전부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독서 인증 시험을 본다고 책 몇 권을 읽은 모양이다. "역시 사람은 책을 읽어야 아는 것도 되새기고, 생각하고 발전하는 것 같아."라는 말을 하는가 하면 전자책 사놓은 것 있다고 다시 알리는 내게 "책은 역시 종이책이 책답지. 그래야 책 읽는 기분도 나고 종이책이 좋아."라는 말까지 했다. .. 2023. 7. 24.
덕분에..... 올봄에 교권침해, 갑질 등의 일을 당하고 직장에서 쓰러져서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실려가보기도 했다. 딸이 그 일 때문에 더 신경 쓰이는지 그날 내게 전화해서 그 일을 전했다. 며칠 전에 학교에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교사가 제 나이와 비슷해서 그런지 더 속상한 모양이다. 나는 그래도 나이 먹은 게 다행인지 그런 일을 당해도 다른 방법을 찾게 되더라는 말로 딸을 달랬다. 잠시 피하고 쉬고 내 인생을 살리는 길을 찾는 거다. 나도 20대였더라면,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세상을 버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이런 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딸이 있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딸과 함께할 미래, 딸을 위해 내가 존재해야 할 자리를 생각한다. 그래서 내 삶은 구차해도.. 2023. 7. 23.
자기 발견 '아, 어'가 엄연히 다른데 내 화법은 직설적인 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배려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우회적으로 말하지 않는 게 오해를 덜 빚는다고 생각한 뒤로 대체로 은유보다는 바로 말한다. 그런 대화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래서 잘 모르는 상대와 가벼운 대화 외엔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야 한다. 어쩌다 한 번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혼잣말이나 일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닌 대화가 고파서 때론 충분히 듣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뱉으려고 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관찰한 나는 남자 어른을 대할 때 어떻게 말하고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어눌하다. 사람 관계도 대화도 기술이 필요하다. 사.. 2023. 7. 23.
여름방학 여름방학은 짧고 해야 할 일은 많다. 방학식 하는 날은 같은 실에 근무하는 사회 초년생 동료를 태우고 동대구환승센터에 다녀왔다. 안동까지 가는 길이 너무 번거롭고 멀어서 비 오는 날 귀향길 마무리를 도와드리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탈진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고 다음날 병원에 가서 링거 맞고 겨우 숨을 돌렸다. 그다음 날엔 그곳에서 내 말을 들어주는 동료가 점심때 전화해서 통화하다가 그 분과 아울렛에 다녀왔다. 근무지 밖에서 한 번쯤 같이 밥 먹고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 샘 댁에 픽업하러 갔더니 댁이 교회였다. 그 여린 몸으로 자녀 넷을 어떻게 키우셨나 싶었는데 집에 가보니 이해가 된다. 그렇게 방학식 하고 하루 걸러 한 번씩 조금 친분 있는 동료와 목적지를 오가는 차 안에서 대화를 다양하.. 2023. 7. 23.
약을 먹지 않고 자려고 어제도 그냥 누웠고 오늘도 그냥 누웠는데 여전히 어렵다. 잠들지 못하니 온몸에 신경이 곱절로 예민해진다. 2023. 7. 21.
7.20. 다시 위기에 처하기 전에 그늘을 만난 듯 잠시 쉴 시간이 생겼다. 길지 않지만 그 안에 이 뜨거운 머리를 식히고 쉬어야 한다. 지천에 널린 일거리가 눈에 들어오는데 못 본척하고 그냥 밖에 나갈까? 잠이 부족한지 계속 졸음이 쏟아지는데 일을 미룰 수 있다면 이럴 때 낮잠도 자고 쉬는 게 마땅하다. 한참 열심히 돌아다니던 시절에 남도 고찰을 두루 찾아다녔다. 오래된 사찰이 있는 자리엔 걷기 좋은 숲길이 있다. 숲길도 걷고 고찰도 둘러보면 좋은 걷기 여행이 된다. 이틀 정도 그런 여행을 생각해 보니 나설 마음이 생긴다. 20대 중반에 갔던 달마산 미황사에 30대 중반에 딸 데리고 한 번 다녀왔고, 이후엔 멀어서 엄두가 나지 않아서 다시 가보지 못했다. 그 일대는 90년대 중반에 당시 유행처럼 읽던 '나의 문화.. 2023. 7. 20.
어제..... 빗길에 장거리 운전은 역시 무리였다. 7월에 복직하고 매일 쏟아지는 일에 치어서 몸이 견디기 힘들 만큼 다시 피곤해졌을 때, 하루에 400킬로나 운전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제대로 회복하지 않고 또 일을 벌인 게 화근이었다. 내 선택이니 대가를 치러야지. 금요일, 토요일 이틀 동안 그렇게 무리했으면 어제는 참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어제였다. 오늘 몸 상태가 수상해서 병원에 가서 영양수액과 무슨 주사를 맞았다. 대상포진으로 의심되는 수포가 올라와서 쓰라리다. 일전에 피로가 누적되어 대상포진으로 입원했던 친구가 내게 예방주사를 맞으라고 권했다. 내 상태가 걱정되어서 퇴근길에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 어떤 일이 생겨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아프고 혼자 겪어내던 때에.. 2023. 7. 19.
비오는 날 휴게소에서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것 외엔 방학식 하는 날에 특별한 일은 없다. 방학하는 날만이라도 조금 자유를 더 누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지난번에 세종시에 서류 접수하러 간 날에 딸과 모험 같은 1박 2일 여행(?)을 했으므로 오늘 약속은 자동 취소. 지난 금요일에 치렀을 독서 인증 시험을 내일 본다니 이제 딸의 일과에 끼어들 틈이 없다. 점심 먹고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한 학기 평가회를 하면서 진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카페인이 갑자기 충전되니 머리가 통통 튄다. 마침 같은 사무실에 동료가 안동 부모님 댁까지 이 날씨에 버스를 여러 번 환승해서 간다는 말을 듣고 대구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직장이 있는 동네는 대중교통편이 시원치 않아서 자취하는 곳에서 터미널까지 빗속에 가방 끌고 우산 쓰고 .. 2023. 7. 18.
피할 수 있는, 혹은 피할 수 없는, 재난 폭우와 해일 피해를 동시에 겪어봐서 물이 얼마나 무서운지 안다. 우리 모녀가 수장되지 않게 알려준 사람은 이웃이었다. 그 당시(2004년) 동사무소에서 방송이라도 한 번 해줬다면, 뉴스로 남부 지방 해안지대 해일이 예상된다고 대피하라고 한 번이라도 알려줬다면 바닷가에 살던 우리가 미리 다른 곳으로 대피해서 극도의 위험에 처하는 상황은 피했을 거다. 금요일에 중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는 데도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를 타고 몇 시간이나 달렸다. 물이 그렇게 금세 불어날 줄 모르고, 짧은 시간에 그만큼 비가 쏟아질 줄 모르고 피신하지 못했거나, 통제되었어야 마땅할 길에 들어선 이들이 목숨을 잃은 뉴스를 접하고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허술한 시스템 밖에 갖춰지지 않아서 매년.. 2023. 7. 16.
나만을 위한 음식 아침은 출근 시간에 쫓겨서 최대한 간단하게 혹은 거르는 쪽으로 선택했다. 점심은 고등학생 기준의 고칼로리 급식, 저녁은 시장 봐서 만들어 먹기엔 지친 상태로 퇴근하니까 간단한 조리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준비하거나 집 근처 식당에서 사 먹기도 한다. 혼자 먹겠다고 맛있는 것 만드는 게 여러모로 번거롭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김치찌개를 끓였다. 아침에 일찍 깨서 오전 시간이 이렇게 길었나 싶을 만큼 지치도록 뒤척거렸다. 진한 멸치 다시마 육수를 만들고, 친구네 시어머니께서 담그신 작년 김장 김치 얻어온 것이 쉬어서 찌개거리로 적당했다.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나면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오늘 끓인 김치찌개엔 카레 만들 때 넣으려고 산 감자에 싹이 나기 시작해서 감자 몇 알 큼직하게 썰어서 넣었더니 .. 2023.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