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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 2024-10-13 1. 다음 주에 경찰서에 가서 2년 전에 당한 사기 사건을 고소한다.   그간 직장에 매인 몸이어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고, 그 일을 그대로 인정하는 게 내 잘못도 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느라 생각만 해도 온몸이 아팠다. 이제 좀 쉬고 숨 돌렸으니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 수일 내로 동네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겠다. 이것이 가장 큰 짐이었다. 2.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체중을 줄인다.   이사하고 바로 취업하고 길도 모르는 상태로 출퇴근하고 일하느라고 많이 힘들었다. 그전에 쌓인 것을 충분히 풀어낼 시간이 좀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밀린 삶의 무게를 꾸역꾸역 감당하느라 지쳤던 몸과 마음을 적당한 긴장 상태로 두는 방법. 길게 보고 남은 평생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 습관.. 2024. 10. 13.
2021년 6월, 사진과 기억 2024-10-12 2021년 6월 1일에 동네 도서관에서 책 50권을 빌렸다. 도서관 내부 공사로 인해 책을 1인당 50권씩이나 빌려줘서 그때 작가 한강의 책을 많이 빌렸다. 시간 날 때 읽겠다고 욕심내서 한강 작가의 책을 최대한 많이 골라왔다.채식주의자를 읽은 뒤에 머리가 끌려들어 가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서 혹시 그만큼 자극적인 책이 있는지 궁금했다. 어쩌면 그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신기하고 부러웠다. 집중해서 읽고 기억하는 책은 '채식주의자'뿐이다. 다른 책은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어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문득 생각났다. 그때 많은 책을 손에 쥐었을 때 문체를 연구해서 뭔가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일에 쫓기느라고 몇 권 읽지 못하고 반납하고 일에 치어서 살았다.. 2024. 10. 12.
명상 정원 2024-10-09 2024. 10. 9.
둘레길 걷기 2024-10-01 목적지를 늘 정확하게 정하고 나서는 것은 아니어서 내 산책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쯤에서 끝날지 알 수 없다. 오늘은 비도 내리고 날이 흐려서 막상 걸으러 간 동네에서 그냥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따뜻한 커피부터 한 잔 마셨다. 한꺼번에 다 읽어버리기엔 아까워서 몇 장씩 아껴서 읽는 책, 몇 장 읽고, 옥상 자리에 혼자 앉아서 기분 전환용 셀카도 찍었다.꽤 어둑해져서 가게 밖에 조명을 밝힐 즈음에야 밖으로 나왔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밖에 나와서 이 근처 공원을 알려준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인적 드문 어두운 길을 혼자 걷다가 혹시 불의의 사고라도 당하게 된다면, 누군가 그 사고를 '자살'이라고 하면 어쩌나....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누군가는 알고 있어야 한.. 2024. 10. 1.
산책 나가기 전에..... 2024-10-01 오래 보아 익숙해진 친구 몇 이외에 사람을 곁에 두지 않다 보니 사람과 적정 거리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것에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다. 사랑스러운 제자들 조차도 너무 좋아서 손잡고 딸처럼 안아주고 싶어도 잘못하면 거리의 완급을 조절 못한 것이 서로 불편해질 수도 있어서 그러지도 못한다. 한때는 나만 보면 딸처럼 사랑스럽게 안아달라는 제자들이 많아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이들을 포근하게 안아주곤 했는데 10여 년 사이에 세상이 많이 변해서 어깨에 손도 함부로 올릴 수 없다. 기특해서 칭찬의 의미로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는 것도 물어보고 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세를 바꾸다 보니 더없이 부자연스럽고 딱딱한 사람으로 변해간다. 멀리서 나를 찾아온 친.. 2024. 10. 1.
10.1 2024-10-01카드 결제해야 할 날짜가 차례대로 돌아오니, 현실 세계에서 잠시 떠났던 정신이 착륙 신호를 보낸다. 어쩌다 맥주 한 잔 마시는 것 이상의 음주를 하지 않던 내가 사흘 연이어 술을 마신 것이 이 모든 문제 중에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다른 일마저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없다. 고칠 수 있고, 고쳐야 하는 것은 그 부분이다.  어차피 내 주변엔 나에게 술을 권하거나 술자리에 부르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으니 내가 대놓고 술꾼이 되지 않는 한에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대하기 어려워서, 술을 핑계로 대뇌가 작동하지 않는 사이에 내 멋대로 앞뒤 없이 나오는 말을 필터 없이 내놓아서 문제가 생겼다. 사람마다 좋아하거나 꺼리는 일의 종류는 다르고, 다양하다. 상대가 싫어하는 일을.. 2024. 10. 1.
회춘 내 앞에 놓인 다른 현실적인 문제는 오래전에 뒤로 밀렸다. 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감정이 상황에 맞지 않게 여전히 제자리로 돌아가서 그대로 재생되는 고장 난 오디오처럼 모든 것을 덮어버린다. 이런 강한 집착은 너무도 오래된, 밑도 끝도 없이 생긴 그 감정에서부터 시작한 것이어서 제자리에 돌려놓기가 쉽지 않다. 제발 이번에 그가 로또에 당첨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어찌할 수 없으니 이 감정도 제풀에 죽겠지. 회춘했나 보다. 20대에나 품었던 유치한 감정놀음에 혼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니...... 서툴러서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이 쭈뼛거리는 촌스런 행색을 보니, 이런 건 역시 글로 배워서 되는 게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수없이 봤지만, 흉내도 낼 수 없다. 어차피 이.. 2024. 9. 30.
....... 다리를 건너기 전에 씌어있던 문구 때문에 나도 모르게 다리 위에서 또 울고 말았다. 그냥 걸으러 거기까지 간 거였는데 거긴 자살하러 오는 사람이 더러 있나 보다. 가슴이 답답하고 미칠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오해를 그대로 말하지 못한 것이 구르고 굴러서 상황은 참 아이러니하게 변했다. 그래,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고 숨만 쉬자. 다리 위에 멍하니 서서 물이 방류될 때까지 기다렸는데 물은 아무리 기다려도 충분히 차오르지 않았다. 이런 종류의 괴로움을 느끼게 된 것에 감사해야 할까..... 20대에 미친 듯이 술 마시고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를 다음날을 염두에 두고 할 것 같은 짓을 했다.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다양한 알코올을 섞어서 마셨더니 감정이 제멋대로 날뛰고, 내 감정도 아닌 것이 미친.. 2024. 9. 30.
대략 난감 그 순간 그토록 절망했던 것은, 몇 시간째 내가 보낸 문자를 읽지도 않고 나를 차단했던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대로 그 자리에서 녹아서 사라지고 싶었다. 그 생각에 마음이 아파서 그렇게 서럽게 울었다. 한낮은 여전히 더웠고, 동행이 카톡을 아무리 보내도 읽지 않고, 카톡을 내가 보내도 뜨지 않게 카톡 손절 사인을 확인한 뒤에 ATM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어떻게든 돈을 찾아야만 했다. 현금출납기가 내 유일한 생명줄 같았던 카드를 삼키고 돈도 카드도 토해내지 않게 되자, 그전에 눌렀던 감정이 일시에 올라왔다. 내 상황을 알리는 문자를 확인하지 않아서 통화 역시 연결이 안 될 줄 알면서도 통화 버튼을 눌렀다. 받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현금 한푼 없이 카페나 음식점에 들.. 2024. 9. 28.
호숫가 산책 2024-09-28 2024. 9. 28.
기분 전환 2024-09-23 종일 하는 일도 없이 하루가 지난 것 같은 건, 무엇보다도 하루의 시작이 점심나절부터 시작되는 탓일 거다. 아침에 깼다가 다시 잠들기 일쑤고, 깨면 점심때다. 그제야 아점을 먹고 그간 돌아보지 않던 집안 살림 좀 하다 보면 해가 진다. 매일 새로운 음식을 만들고 먹고 정리하는 것만 해도 평소에 주말 외엔 하지 않던 일이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몸은 피곤해진다. 오늘 꼭 하려던 일 중에 미루고 미뤘던 한 가지. 만들어서 쓴 지 족히 10년은 된 것 같은 머리핀에 이음새가 떨어져서 언젠가 글루건을 꺼내서 꼭 고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걸 할 여유가 없었다. 시간의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한참 쉬고 편안해져야 비로소 돌아봐지는 게 있다. 그래야만 눈에 보이는 게 있다. 급하지 않다.. 2024. 9. 23.
간식 만들기 2024-09-23 이틀 전에 만들어서 완판 된 간식, 계란빵을 또 만들었다.핫케이크 가루를 달걀, 우유를 넣고 묽게 반죽해서 약간 채우고, 그 위에 달걀 한 개씩 톡톡 깨서 넣고, 노른자 부위를 포크로 한 번씩 콕콕 찔러준다. 그냥 부풀어 오르다가 터질 수도 있다.달걀을 넣은 뒤에 소금과 설탕을 조금씩 뿌려줘야 간이 맞다. 그 위에 반죽을 조금씩 더 얹었다. 그걸로 심심할 것 같아서 치즈를 조금씩 얹어서 구웠다. 여러 가지 기능이 되는 오븐은 오븐 기능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아서, 예열하지 않고 에어프라이어 기능으로 대충 돌려서 색 봐가면서 구워냈다. 식사 대용 간식으로 딸이 마음에 들어 해서 오늘 엄마 놀이는 괜찮았다. 엊그제 두부 김치 만들 때 볶은 신 김치가 너무 맛있다고 몇 번이나 들먹여서 오늘도.. 2024. 9. 23.
9.22 2024-09-22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서 서가를 걷다가 문득 잘 들어가지 않는 코너에 들어갔다. 책제목을 보다가 갑자기 뭔가 훅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저렇게나 사람들이 할 말이 많구나. 토해놓고 싶은 것이 많구나. 알 수 없는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서 그 많은 생각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멀미가 났다.  여행 서적을 빌려서 보기는 했으나, 역사적 배경 정도나 슬쩍 훑어보고 읽지 않았다. 내가 꼭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누군가 본 대로만 보고, 느낀 대로 복사본처럼 생각하는 게 싫다. 아는 만큼 느낀다고는 하지만, 여행에서 엄청난 것을 보고 듣고 느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새로운 곳에 가면 처음엔 그냥 보이는 대로 보고, 느껴지는 대로 느끼면 그만 아닌가. 2024. 9. 23.
새로운 음식 만들기 도전~ 2024-09-22 애호박 전과 가지전을 번갈아 하다가 이번엔 가지와 애호박을 한꺼번에 활용한 새로운 음식을 만들었다.애호박은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소금간 해놓고 가지는 전분가루를 먼저 입혔다. 애호박도 전분을 묻혀야 속재료가 잘 붙는다. 귀찮아서 애호박에 마른 가루를 입히지 않아서 구워서 뒤집으니까 떨어지기도 했다. 물기 짠 두부, 새우살, 청양고추, 소금을 넣고 재료를 한꺼번에 갈았다. 재료에 수분이 부족한지 뻑뻑하게 잘 갈리지 않아서 달걀을 하나 섞었고, 소금, 후추 간만으로는 조금 심심할 것 같아서 진간장을 살짝 섞었다. 미리 준비한 애호박 혹은 가지 위에 갈아서 만든 속재료를 조금씩 깔고 재료를 교차하여 덮었다. 만드는 과정이나 부치는 과정도 살짝 손이 가는 느낌. 가지나 호박이 익어도 속재료는.. 2024. 9. 22.
자주 가서 정들 것 같은 조치원 나들이 2024-09-19지난봄에 이 동네 사람들은 벚꽃놀이는 어디 가서 하느냐고 물었더니 직장 동료분이 조치원에 있는 장소 두 곳을 소개해주셨다. 그때 한 곳만 갔다 오고 가보지 못한 고복 저수지에 우연히 오늘 처음 가게 됐다.꽤 큰 저수지 둘레에 데크길을 만들어놔서 한 번은 날 받아서 걸으러 갈 참이다. 아직은 더워서 걷는 게 힘들다. 생각지도 못한 귀한 선물을 받았다. 목 아플 때 녹여 먹는 트로키 정을 자주 먹는 내게 필수품 같은 약이다. 이런 종류의 다른 약을 찾아볼 생각을 못하고 매번 약국에서 비슷한 것을 사 온다.목캔디처럼 부담스럽지 않은 맛에 효과도 좋다. 선물을 받으면 뭘 그만큼 돌려줘야 할지 고민하게 돼서 어지간하면 선물을 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다. 생각하면 여러 가지로 마음이 아플 것 같아.. 2024. 9. 21.
베어트리 파크에서.... 2024-09-16 11월에 취업 시험을 앞둔 딸은 수험생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계획적인 외출은 잘 못한다. 마음이 무거운 까닭일 것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 문득 던지는 여행, 외식에 관한 말을 그냥 흘릴 수가 없다. 그 순간만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망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며칠 전에 맛있게 먹고 온 조치원 3대 돈가스집 중에 '이바돔' 돈가스가 먹고 싶단다. 다음에 먹자고 미루지도 못하고 바로 준비하고 모시고(?) 나간다. 나중은 없다. 와우~ 그런데 오전 장사에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었다는 안타까운 알림이 붙어있다. 월요일인데..... 명절 전날 장사하는 음식점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다른 돈가스집에 가기도 애매하다. 30분 이상 시외로 달려서 나왔는데 다시 우리 동네로 돌아갈 수도 .. 2024. 9. 17.
사과 2024-09-17 보름 정도 쉬니까 그간 길들었던 생활의 틀에서 신체 리듬이 이탈했다. 아침 일찍 깨는 습관은 깊은 새벽잠을 못 자게 했고, 그렇게 자고 싶었던 아침 늦잠의 형태로 변형됐다. 오늘은 꼭 일어나서 전형적인 아침상을 차려야 하는가 생각하며 누운 자리에서 몸이 무거워서 뒤척이고 있었다."배 안 고파?"내가 꺼낸 첫마디에 딸이 방문을 연다."어제 너무 무거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별로 안 먹고 싶은데....." 어제 조치원에 갔다가 길에서 산 사과와 저녁에 동네를 헤매다가 동네 빵집에서 산 빵 한 개를 나눠서 먹었다. 우리에겐 적당한 아점이었다.  조치원역 앞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고 엊그제 맛있게 먹은 음식점에 돈가스 먹으러 갔더니 재료 소진으로 점심 장사가 일찍 끝났다. 달리 갈 곳을 정하지 .. 2024. 9. 17.
아침상 2024-09-15간단한 아점상병아리콩, 검은 렌틸콩 섞은 현미밥, 딸은 이 밥을 좋아하지 않아서 우리는 밥을 따로 해서 냉장 보관했다가 데워서 먹는다. 맛있는데 보기 싫어서 먹기 싫단다. 반찬은 딸이 좋아하는 것으로 차린다.  애호박 썰어서 가루 입혀서 달걀물에 담가주니 알아서 딸이 부친다. 전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요리와 조리 과정을 내 손으로 해야 했는데 간단한 조리는 딸에게 시킬 수 있으니 조금 편해졌다. 저녁엔 무나물을 하고, 내일 아침엔 대구전을 부치고, 시간 날 때 청양고추를 갈아 넣고 새우전을 부치면 우리의 명절 특식은 끝. 다른 재료는 준비한 게 없어서 이 정도만 해서 끼니를 적당히 때울까 한다. 고향 친구들이 챙겨주던 나물과 생선 요리나 전을 상에 올리고 같이 밥 한 끼 먹을 수 있던.. 2024.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