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255 청바지 수선 2024-08-09 진짜 해야 할 일은 하기 싫어서 컴퓨터 켜놓고 종일 하는 둥 마는 둥 며칠째 붙들고 있다.딸이 내일 친구 만나러 나가는데 그간 살 빠져서 입을 옷이 없다며 옛날에 사서 살쪄서 입지 못하게 됐던 바지를 꺼내서 고쳐달라고 했다. 바지 길이를 조금 자르고 단만 올려서 박음질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지만, 십수 년은 한 번도 꺼내보지 않은 것 같은 미싱을 돌리는 일이 걸렸다. 시침질한 바지를 놓고 실도 어떻게 끼워서 돌려보니 바늘이 돌아가지 않고 기계가 헛돈다. 조금 이따 생각해 보니 북실 감는 기능 쪽으로 선택한 상태여서 그런 거였다. 잠시 버벅거리다가 바지를 금세 뚝딱 고쳤다.하기 싫은 건 열흘이 걸려도 한 달이 걸려도 못하고 버벅거리고, 할 일이 생기면 바로 잘 해낸다. 이런 걸 어떻게 배.. 2024. 8. 9. 8.8 2024-08-08 푸른 것 하나 없이 냉장고 뒤져서 나오는 채소만으로 잡채를 만들었다. 미리 당면 불린 것은 생각지도 않고 당면을 푹 삶아버려서 당면이 쫄깃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맛보기로 접시에 담아서 몇 번이나 먹을 만큼 맛있게 잘 됐다. 다이어트 중인 딸은 탄수화물 덩어리인 잡채를 쳐다도 보지 않고 방에 들어가 버렸다. 잡채에 넣으려고 불고기 양념한 고기를 구워달라고 하여 고기 몇 점 구워 먹고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간 열심히 노력해서 날씬하게 살이 빠진 모습을 유지하려면 그 정도 독한 마음은 먹어야 가능하지. 마음이 허하고 답답할 땐 내 손으로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면 종종 괜찮아지기도 한다. 이번에도 그러하기를...... 2024. 8. 8. 엠.파.스 2024-08-07 9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온라인 세상에서 나만의 방을 제대로 차리고 유지하기 시작한 기원은 단연코 엠파스 블로그다. 엠파스에서 블로그 하다가 '나우누리' 게시판이며 동호회에서 알게 된 분과 다시 연락이 닿기도 했다. 엠파스는 사라졌지만,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었기에 특별한 느낌으로 기억한다. 며칠 사이에 갑자기 게시물 열람이 늘어서 도대체 누가 이렇게 열심히 꼼꼼하게 뒤져서 글을 보는지 궁금했다. 엠파스 블로그 시절에 한 번쯤 나도 들어가서 글을 읽었을 테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엠파스 블로거께서 인사를 남기셨다. 그게 뭐라고 갑자기 시간 여행이라도 다녀온 기분이다. *그 시절부터 시작하여 아직도 찾아가서 매번 올리시는 글을 읽는 블로그가 두세 곳 있다. 글 쓰는 일과 관련된 일을 .. 2024. 8. 7. 0, 멍, 꽝? 2024-08-07 누군지 내 블로그에 별 재미없는 잡담을 참 많이도 열람했다. 기록하지 않았으면 전혀 기억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하루의 잡담이 대부분이다. 가려진 글 반, 열린 글 반. 누가 뭘 읽었거나 내 인생이 그로 인해 변할 것은 아니니까 괜찮다. 그런데 누가 왜 읽었을까 하는 궁금증은 남는다. * 오늘 오전에 올해 뽑을 인원이 발표됐는데 이 지역에 내 딸이 가고자 하는 분야는 선발 인원 0명.나는 잠정적 백수 상태. 투자를 빙자하여 사기당한 돈은 못 받았고, 아직 소송 시작 전, 주식에 투자한 돈은 시퍼렇게 깊은 마이너스 지점에 있다. 그래도 먹고 힘내서 밀린 일은 해야 하니까 어제 산 고기를 아침부터 구워 먹었다. 뭐라도 먹으니 한결 낫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 선발 인원 없음에서 아침에 잠시 .. 2024. 8. 7. 일요일 저녁 산책 2024-08-04 요즘 날씨에 집 앞 공원은 걷기엔 좀 덥다. 물가에 가도 덥겠지만, 나무와 물이 있는 곳이면 좀 견딜만할 것 같아서 저녁 산책을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중앙공원에서 세종국립수목원 담장 옆으로 나란히 난 가마니길을 따라 가만가만 걷는 길이 혼자 재밌다. 유치하게 가마니 길을 가만가만 걷는다는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히쭉 웃는다. 나무가 내 속엣말을 들어도 좋다. 나무는 어디다 이르진 않을 테니까. 두 사람이 손잡고 걷거나 나란히 걷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가족끼리 네댓 명 이상 어울려서 뛰기도 하고 자전거를 함께 타는 모습도 자주 본다. 나도 모르게 한참 쳐다본다. 부럽다. 혼자선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밤늦게까지 환하게 불 밝히고 야구도 하고 축구도 하는 이 동.. 2024. 8. 4. 생각 조각 2024-08-04 그때 나는 나를 굶겨서 죽일 작정이었다. 그보단 굶어서 몸에 에너지를 더 이상 공급하지 않고, 내 의지와 달리 이 몸을 적극적으로 살게 조종하는 뭔가를 완전히 굴복하게 하여 전권을 쥐고 싶었다. 삶이라는 게 어떤 구도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흘러가서 어떻게 멈추는 것인지 전면적인 통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열흘을 굶었다. 굶겼다. 본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남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어진 대로 살면서 방향을 정하는 것이 본능 그 자체라면 내가 한낱 짐승과 다를 바 없는데 뭐 그리 사는 게 대단한 것이겠냐고. 이 세상은 지옥인 것이 현실 아닌가라고 단정 지어서 생각했다. 내가 평온해도 주변이 불타고 고통받는 현실 위에 공존한다면 그래도 지옥이다. 나만 어떻게 안전할 수 있고,.. 2024. 8. 4. 칩거 2024-08-04 내 딸은 어릴 때도 밖으로 잘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잘 놀았다. 피아노를 치다가 그림을 그리다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심심하면 나를 대상으로 놀이를 하기도 했다. 기저귀 차고 다닐 때는 동네 놀이터에서 누구라도 함께 어울려서 노는 걸 더 즐거워했던 것 같은데 친구를 만나러 밖으로 나가기도 했지만, 친구를 집에 데리고 와서 노는 것도 좋아했다. 최근엔 방안에 콕 틀어박혀서 침대에 누웠다가 책상에 앉는 것을 반복하는 생활을 한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헬스장에 운동하러 나가는 것 외엔 거의 외출을 하지 않는다. 사람 많은 곳에 가서 기 빨리는 것 같은 느낌이 싫어서 평생 재택근무할 수 있는 일을 해도 자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종종 말한다. 그렇게 사는 게 좋다면 그렇게 .. 2024. 8. 4. 8.4 2024-08-04 목안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새벽에 깼다. 통증을 가라앉힐 약을 빨리 찾지 못해서 당황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약이 없어서 혹시 한 알쯤 남겨뒀을 법한 자리를 다 찾아보았으나 결국 그 알약을 찾지 못했다. 다른 약을 찾아서 통증이 가라앉아서 다시 잠들었다. 덕분에 늦잠을 푹 잤다. 잠을 푹 자고 난 뒤에야 생각이 명확해졌다. *침실까지 거실의 냉기가 잘 들지 않아서 문을 열어놓고 자다가도 더위를 느껴서 종종 깬다. 침대가 편해서 잠들었다가도 깨기 일쑤여서 책상 위에 있던 모니터며 화장품 등등 일상에 쓰는 내 용품을 대부분 거실에 옮겨놨다. 거실에 들인 서랍장을 책상 겸 화장대로 쓰면서 이제 내 생활의 본거지가 거실이 된 이상 딸이 맡기로 한 살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던져놓은 것을 더.. 2024. 8. 4. 연어김밥 어제 저녁 마트에서 한 바퀴~4.5%짜리 사과주를 샀다. 냉장고에서 음료가 시원해지길 기다리지 않고 이미 자리잡고 있던 스파클링 와인을 한 병 땄다. 2024-08-01어제 몇 점 먹고 남긴 연어를 처치하기 위해 새우튀김까지 만들어서 연어 뚱김밥을 쌌다. 한동안 연어는 꼴도 보기 싫을 것 같다. 나른하고 졸린 오후, 이제 퇴근 시간 넘었으니 어디든 나갈 수 있는데..... 이미 피곤하다. 2024. 8. 1. 7월 마지막 날 2024-07-31 며칠 쉬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제야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조금씩 보인다. 며칠 전에 많이 만들어둔 밑반찬이 있어서 오늘은 잘 넘겼다. 내일은 콩나물 무침, 꽈리고추김치, 팽이버섯 된장국, 달걀말이나 달걀찜. 새 반찬을 만들어야 할 날이다. 그런데 저녁에 갑자기 뭔가 시원한 것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에 마트에서 맥주보다 약한 과일주를 샀다. 안주 핑계로 연어, 광어 두 가지 썰어 담은 회를 사 와서는 냉장고에 남은 스파클링 와인 한 병을 따서 딸과 둘이서 나눠 마셨다. 3.5% 도수니까 음료수나 마찬가지여서 잘 넘어간다고 홀랑홀랑 마시더니 딸은 얼굴이 벌겋게 익어서 제 방에서 먼저 잠들었다. 남은 연어는 내일 새우튀김 곁들여서 굵은 김밥을 싸서 먹기로 했다. 딸이 잠든 뒤.. 2024. 8. 1. 나의 최대 관심사 * 여행처럼 딸도 함께 가면 좋으련만, 그러기 싫다고 하여 혼자 가기로 했다. 방학 기간이어서 마음 편하게 일정을 잡았다. 이런 주제에 설렌다. 총기가 떨어져서 제대로 알아들을까 싶다만, 쉽게 만나기 어려운 주제다. 비슷하게 남의 말 가져다가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토요일을 기다린다. 바이오클락연구소8월 3일 토요일 세상에 없는 가장 중요한 세미나인류가 스스로 자신들을 구해낼 수 있는 절대지혜(반야)란 과연 있는가? 있다면 그 실체는 무엇인가?인류는 모든 고통과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자유, 평화, 행복을 누릴 수가 있기는 있는가? 하느님은 인류를 정말 구원할 수 있는가? 2600년 고타마 싯다르타는 해탈과 열반으로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면 절대지혜 반야를 깨달.. 2024. 7. 31. 꽃지 해변 2024-07-30 서해 바다는 바다인듯 바다 아닌듯......수평선이 보이는 곳이었단 것 외엔 그다지...... 돌아나올 길이 멀어서 해가 다 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혼자 몇 시간씩 달리는 길에 내 운전 습관은 그리 바람직하지만은 않아서 차라리 혼자 다니는 게 낫다. 앞서 달리던 차가 어찌나 빠르게 달리는지 열심히 뒤를 쫓기만 하면 되는 터라 오히려 그 멀고 지루한 어두운 길에 완전히 지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왔다. 보령해저터널을 지나서 나오는 길이 꽤 멀었다. 솔숲이 멋있어보이던 안면도 자연휴양림에는 가보고 싶었다. 나에겐 바다 같지도 않은 바다, 그리 끌리진 않더라. 2024. 7. 30. 덕숭산 수덕사 2024. 7. 30. 잠들기 전.... 2024-07-29 *자정 3분 전 화재 경보가 울린다. 파자마 바람에 튀어나가려니 어쩐지 객쩍다. 산책하고 늦게 돌아와서 씻고 옷 갈아입으면서 파자마를 짝짝이로 입었다. 바지를 웃옷과 같은 것으로 얼른 갈아입고 여전히 거실에서 어슬렁거리며 오류일 것이라며 나가지 않았다. 딸이 현관문을 열어보더니 나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한다. 대피 방송도 화재 경보기도 금세 꺼졌다. 오류였던 모양이다. 앞으론 파자마 챙겨 입을 때 제멋대로 입지 말고 짝은 맞춰서 입어야겠다. 진짜로 갑자기 오밤중에 튀어나가야 한다면 안경 찾아서 끼고 휴대폰과 차 키만 들고나가리라. *밤 11시 10분 전딸이 '청약홈'에 들어가서 뭔가 하라고 한다. 오후에 무슨 단톡방에서 '로또 청약'건 알림이 있더니 뭐 그런 것인 모양이다. 그냥 .. 2024. 7. 30. 오늘 저녁 산책길에 2024-07-29 낮에 삼천포 공원의 편백숲에 누워있었던 상상을 한 까닭이었던지 높이 자란 나무속에 들어가서 눕고 싶었다.중앙공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중앙공원을 지나서 호수공원까지 걷는 코스를 선택했다. 가마니 깔아놓은 길, 흙길만 주로 밟으며 걸으면 무릎도 덜 아프고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왼쪽 옆은 담장 너머 세종국립수목원이다. 누군가 모자를 씌워놓은 소녀상이 전에도 있었던가? 모자를 씌워놔서 오늘 내 눈에 확 띄었는지. 이 공원이 넓어서 오늘에야 이 길을 처음 걸었는지...... 국가의 부재로 억울하게 끌려가서 고통을 당한 저들의 삶이 어떻게 개인적인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역사의식을 가진 이가 어떻게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을 그렇게 많이 받는 중차대한 자리에 앉을 수.. 2024. 7. 29. 7.29 2024-07-29 드디어 현실 직시해야 할 문제가 하나둘씩 드러난다.일주일 지나는 동안 얼마나 충전했는지 알 수 없는 내 몸과 마음을 이제 그만 다독이고 다시 일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지했다. *뭔가 떠오르면 그대로 앉은자리에서 흘러나오는 대로 이야기하던 내 블로그는 이제 단발적인 기억을 옮기는 것 외에 다른 기능을 하지 못한다. 돌아서는 순간 조금 전에 흘러나왔던 생각이 기억나지 않는다. 순간순간 기억이 프로그램처럼 흘러나오다가 멈춘다. 삼천포 그 공원에서 아주 지쳤을 때 쉬던 나무 의자가 떠오른다. 편백숲에 누워서 쉴 수 있게 만들어놓았던 그 나무 의자에 누워서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씩 드러나 보이던 하늘을 보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그립다고 여겼던 바다는 지나는 길에 한 번 보고 나니 그리.. 2024. 7. 29. 주말 도서관 2024-07-27주말에 심심할 땐 도서관이지~'데이비드 호크니'자연을 그린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 느낌에 넋 놓고 서서 그림책을 한참 봤다.우산 쓰고 저 길을 걷고 싶다. 카페가 아닌 도서관 열람실에서 빌린 책을 종류대로 꺼내서 몇 장씩 읽고 일어섰다.손에 잡히지 않던 신기루는 가까이 다가서기도 전에 사라졌다. 문득 제주도 친구를 보러 번개처럼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했다. 비행기표가 없어서 포기하고 도서관에서 시간 보내다가 돌아와서 며칠 야무지게 만들어둔 밑반찬을 종류대로 꺼내고 엊그제 거제 다녀오는 길에 산 반건조 조기를 구워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샌델, 한강, 단테와 함께 주말을......외로운 것인지 심심한 것인지 알 수 없다. 2024. 7. 27.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2024-07-25 24일 저녁 늦게 응급실에 계시다는 급한 문자를 받았다. 뭔가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강 선생님께서 보내신 문자엔 머리가 아파서 CT를 찍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가족분들께 알리지 않고 혼자 응급실에 가신 게 아닌가 걱정이 돼서 밤잠을 설쳤다. 내비게이션은 3시간 거리로 찍혔지만, 휴게소에 잠시 두 번 들렀더니 온전히 4시간 걸렸다. 근처에 가서 전화를 드렸다. 많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시면 통화하기 어려우실 듯하여 문자로 몇 가지 묻기는 했는데 정확한 의사소통은 되지 않은 상태였다. 3시간 운전한 끝에 잠시 주차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응급실에서 영상 촬영을 하신 분이 강 선생님이 아니라 선생님 부군이시란 사실을 알게 됐다. 뭔지 모르게 안도감이 들면서 긴장이 풀렸다. 다시 .. 2024. 7. 26.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26 다음